재규어 멸종위기서 구하라…야생 수컷·동물원 암컷 짝짓기 작전

입력 2020-09-30 08:01  

재규어 멸종위기서 구하라…야생 수컷·동물원 암컷 짝짓기 작전
아르헨티나 동물단체, 재규어 개체수 늘리기 프로젝트 진행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숲속에서 재규어 두 마리가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탐색한다. 우리 안의 암컷은 배를 보이며 얌전히 바닥에 눕기도 한다.
야생에 사는 수컷 재규어 카람타와 동물원에서 사는 암컷 재규어 타니아는 현재 서로를 '알아가는' 단계다.
29일(현지시간) EFE통신은 아르헨티나에서 멸종 위기에 놓인 재규어의 개체 수를 늘리기 위해 현지 동물단체가 시도하는 짝짓기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동물단체 '리와일더링 아르헨티나 재단'에 따르면 현재 아르헨티나 전역의 재규어는 200∼250마리밖에 남지 않았다.
19세기까지만 해도 아르헨티나 전역에 대규모로 서식했으나 인간이 점점 재규어의 서식지를 침범하면서 개체 수가 빠르게 줄어 심각한 멸종위기에 놓였다.
아르헨티나 일부 지역에선 사실상 재규어가 멸종했는데 1년 전 북부 차코주의 국립공원에서 사라진 줄 알았던 재규어의 발자국이 발견됐다.
재단 연구팀은 얼마 후 발자국의 주인공인 5살 수컷 재규어를 발견했고, 카람타라는 이름을 붙이고 목에 위성 추적장치를 부착한 후 야생에서의 움직임을 관찰했다.
카람타는 일반적인 야생 재규어보다 활동 반경이 훨씬 넓었는데 연구자들은 그가 짝짓기 상대를 찾고 있는 것이라고 추정했다.
재단은 동물원에 사는 암컷 재규어 타니아를 카람타의 짝으로 낙점해 카람타가 사는 숲에 우리를 설치하고 타니아를 데려다 놓았다.
둘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관심을 보였다. 수개월째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만나고 있는데 교미를 원하는 암수 재규어가 보여주는 전형적인 행동들을 보여주고 있다고 연구팀은 말한다.
둘 사이의 울타리가 사라질 날은 멀지 않았다. 재단은 둘이 짝짓기할 수 있는 1만3천200㎡ 넓이의 큰 우리를 최근 완성했다.
연구팀은 카람타가 스스로 우리로 들어가 적응할 때까지 기다린 후 발정기의 타니아를 같은 공간에 풀어줄 예정이다. 곧바로 짝짓기하지 않아도 서두르지 않고 타니아의 다음 발정기까지 기다릴 계획이다.
야생의 카람타와 야생에선 살 수 없는 타니아는 각자 생활하다 30∼35일에 한 번씩 만나게 된다.
마침내 둘이 짝짓기를 하고 새끼를 낳으면 최소 1년 이상 어미의 보살핌을 받게 한 후 야생에 풀어줄 예정이다.
프로젝트 책임자인 생물학자 세바스티안 디마르티노는 EFE통신에 "장기 프로젝트"라고 소개하며 차코 지역을 카람타와 타니아의 자손들로 다시 북적이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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