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마두로? 과이도?…영국 법원도 '오락가락'

입력 2020-10-05 22:53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마두로? 과이도?…영국 법원도 '오락가락'
영란은행 금 인출권한 놓고 하급심 "헌법상 대통령은 과이도" 판결
항소법원 "과이도 대통령 인정 여부 다시 살펴봐야" 뒤집어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베네수엘라의 헌법상 대통령은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일까, 아니면 야권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일까?
바다 건너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누구인지를 놓고 영국 각급 법원의 판결이 엇갈려 가뜩이나 혼란스러운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5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런던 항소법원(The Court of Appeal)은 이날 위탁 보관 중인 금을 돌려달라며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이 영란은행(BOE)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과 관련해 고등법원(High Court) 판결을 뒤집었다.
지난 7월 고등법원은 "영국 정부는 명백히 과이도를 헌법상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마두로를 헌법상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고등법원은 당시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의 성명을 토대로 영국 정부가 과이도 의장을 분명히 지지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항소법원은 그러나 고등법원의 판결을 수용하지 않았다.
헌트 외무장관의 성명이 모호하거나, 적어도 명백한 것은 아닌 만큼 분명한 답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가 마두로 대통령이 아닌 과이도 의장을 모든 면에서 적법한 베네수엘라 대통령으로 인정하는지를 고등법원이 다시 한번 살펴볼 것을 지시했다.
베네수엘라의 헌법상 대통령을 놓고 영국 법원에서 공방이 오가는 것은 영란은행에 보관 중인 금 때문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2018년 5월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했지만, 야권은 부정 선거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 국가들도 잇따라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실제 이듬해 1월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고 나서자 영국은 미국 등과 더불어 과이도 의장을 베네수엘라 수반으로 인정했다.

문제는 영란은행에 보관 중인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의 금 인출과 관련해 불거졌다.
마두로 정권하에 있는 베네수엘라 중앙은행 총재는 2018년 영란은행에 위탁 보관 중인 10억 달러(약 1조2천억원) 규모의 금 인출 의사를 밝혔지만, 영란은행은 '권한 문제'가 있어 인출을 허가할 수 없다고 답했다.
공식적으로 영국 정부가 과이도 의장을 베네수엘라 정상으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영란은행 역시 마두로 정권하에 있는 중앙은행의 금 인출 요구에 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금 인출이 거부되자 마두로 정권은 영국에 있는 변호사를 고용해 소송에 나섰다.
마두로 정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필요한 인도주의적 구호와 의약품 등을 분배하기 위해 금 인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마두로 정권 측 대리인은 이날 "(영국의) 하급심은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을 전적으로 운영하는 총재와 이사회가 런던에 있는 금을 인출할 수 없다는 완전히 비현실적인 상황으로 이끌었다"면서 "대신 적법하지 않거나 해외에 있는 이들에게 인출권을 부여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옳은 결과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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