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세 떨어져도 빈민은 거리로…코로나에 늘어나는 홍콩 노숙자

입력 2020-10-07 14:10  

집세 떨어져도 빈민은 거리로…코로나에 늘어나는 홍콩 노숙자
1.67㎡ 월세 15% 상승…"주택 불평등 심화, 새로운 사회 불안요소"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세계 최고로 비싼 홍콩의 집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다소 하락했지만 노숙자는 오히려 증가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7일 빈부격차가 극심한 홍콩에서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로 길거리로 내몰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 새로운 사회 불안요소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 경제는 올해 마이너스 8% 성장이 예상되며 실업률은 15년래 최고인 6%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집세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올해 홍콩 집세는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다른 나라에 비해 비싼 데다, 빈민들이 한몸 간신히 누이는 '쪽방'의 집세는 오히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비영리 인권단체 SOCO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8월 기준 침대 하나가 간신히 놓이는 18스퀘어피트(1.67㎡·0.5평) 규모 방(공간)의 월세는 작년 동기간보다 15% 상승했다.
홍콩에는 말이 방이지 사실은 한 공간에 침대만 여러 대 놓인 공간이 많은데, '닭장 집' 혹은 '관짝 집'이라 불린다.
43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가량은 집주인이 지난 3년간 집세를 올렸으며, 응답자의 대다수는 집세가 너무 비싸다고 답했다.
3~6㎡(약 1~3평) 규모 집의 월세는 1천900~5천홍콩달러(약 28만~75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SOCO는 코로나19로 직장을 잃은 이들이 '쪽방'의 집세도 감당하지 못해 노숙자로 전락한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자체 조사 결과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노숙자는 전년도의 1천297명보다 늘어난 1천423명으로 파악됐으나, 이는 홍콩 전체 노숙자를 반영한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SOCO는 "미국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보다 홍콩의 노숙자 수가 적지만, 홍콩 빈민들이 내몰린 '비인간적 환경'은 숫자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집이 있다고 해도 몸을 누일 수가 없어 짐만 보관한 채 야외에서 잠을 자거나, 쥐와 악취로 창문을 열 수 없는 열악한 환경에 처한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기존 노숙자들이 처한 환경도 더 악화됐다.
24시간 영업하는 패스트푸드점 맥도날드 등에서 잠을 잤던 노숙자들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식당의 밤 시간 영업이 금지되면서 이곳에서도 내몰렸다.
블룸버그는 "비싼 집세와 실업률 증가가 결합하면서 블루칼라 노동자들과 빈민들은 열악한 주거공간마저도 이용할 수 없게 됐다"면서 "코로나19에 따른 주택 불평등의 심화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 후 수세에 몰린 캐리 람 행정부에 새로운 부담을 추가했다"고 지적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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