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고위 성직자의 추락…성베드로성금 횡령·내연 의혹까지

입력 2020-10-07 20:58  

교황청 고위 성직자의 추락…성베드로성금 횡령·내연 의혹까지
이탈리아 언론 "동향 출신 30대 여성에 베드로성금 6억8천만원 건네"
"고위급 외교 채널 구축 등에 사용" 주장…'내연 관계' 가능성 보도도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횡령 의혹으로 교황청 시성성 장관에서 경질된 죠반니 안젤로 베추(72.이탈리아) 추기경이 신분이 불확실한 여성에게 거액의 교회 기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바티칸 경찰의 수사 자료를 입수해 베추 추기경이 교황청의 금융·재무 활동을 총괄하는 국무원 국무장관 재직 당시 체칠리아 마로냐(39)라는 여성에게 베드로 성금 50만유로(약 6억8천만원)를 보낸 의혹이 있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르데냐섬 출신인 베추 추기경과 동향인 이 여성은 이탈리아 정보기관 고위층과 끈이 닿는 정보 전문가 및 정치 분석가로 스스로를 내세우며 활동해온 인물로 베추 추기경과는 2015년 처음 만난 사이라고 한다.
베추 추기경은 이후 이 여성을 자신의 조카라고 교황청 주변 인사들에게 소개하고 다녔으며, 2017년에는 마로냐의 삶과 직업적 전문성을 칭송하는 편지를 보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추 추기경이 슬로베니아에 있는 마로냐의 개인 회사를 거쳐 전달한 이 자금의 애초 용도가 무엇인지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바티칸 경찰 수사 과정에서 마로냐가 이 자금으로 프라다·몽클레어·이브생로랑 등 명품 브랜드의 가방과 귀금속 등을 구매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자금의 용처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마로냐는 현지 언론에 베추 추기경으로부터 자금을 받은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교황청을 위한 고위급 외교 네트워크 구축과 고급 정보 취득, 자선단체에 대한 기부 등에 사용했으며, 단 한 푼도 착복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 일부 언론은 두 사람이 내연 관계일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으나 마로냐는 이 역시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베드로 성금 횡령 등의 의혹에 휩싸인 베추 추기경은 지난달 24일 순교자·증거자의 시복 및 시성을 담당하는 시성성 장관에서 경질됨과 동시에 교황 선출 투표권 등 모든 추기경 권한도 박탈당했다.
그는 2014년 국무원이 베드로 성금을 포함한 교회 기금 200만달러(현재 환율로 약 23억2천만원)를 들여 영국 런던 첼시 지역의 부동산을 매입하는 데 깊이 관여한 인물로 당시 투자를 위해 교황 개인 계좌까지 손을 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베드로 성금을 활용해 자선단체, 목공사업체 등을 운영하는 친형제들에게 경제적 특혜를 줬다는 의혹도 있어 바티칸 경찰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베추 추기경은 제기된 모든 의혹을 부인하며 여전히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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