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법관 청문회 공방…'보수 판결' 우려에 확답 안한 배럿(종합)

입력 2020-10-14 08:19   수정 2020-10-14 08:38

미 대법관 청문회 공방…'보수 판결' 우려에 확답 안한 배럿(종합)
오바마케어·낙태권 등에 "답할 수 없다"…민주 "판에 박힌 답변" 비난
트럼프 요청받았나 질문에 "아니다"…보수성향 지적엔 "나는 배럿" 독자성 부각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에이미 코니 배럿 미국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상원 인준 청문회 이틀째인 13일(현지시간) 공화당은 적극적인 엄호를 한 반면 민주당은 '송곳 검증'에 나섰다.
미 언론에 따르면 이날 배럿 지명자는 논쟁적 현안에 관한 질문에 구체적 답변 대신 원론적 입장을 내놓는 식으로 대응했다. 민주당에선 "판에 박힌 답변"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그러나 이념 성향과 사법 철학에 관해서는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했고, 개인적 신념과 사법적 판단은 다를 수 있다며 공세를 피해갔다.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법사위원장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법인 '오바마케어'를 "재앙"이라고 부르며 배럿에게 만약 임명된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했다는 이유로 대법원이 심리 중인 오바마케어 소송을 기피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배럿 지명자는 "기피 자체는 법적인 문제"라며 "추상적으로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니다"라고 확답을 피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한 선거 소송이 제기될 경우 기피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규정을 따를 것이라며 원론적으로 답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에서 자신이 뽑은 대법관들은 오바마케어를 폐지할 것이라고 한 것과 관련, 민주당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이 견해를 묻자 "얘기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배럿은 2017년 대법원 판결에서 오바마케어를 지지한 존 로버츠 대법원장을 비판한 자신의 과거 글을 민주당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이 거론하자 "나는 오바마케어를 파괴하는 임무를 맡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공화당 척 그래슬리 상원의원은 특정 사안에 관해 어떻게 판결할 것인지를 물은 사람이 있느냐고 질문했고 배럿은 "아무도 나와 (특정) 사안에 관해 얘기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그래슬리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오바마케어 폐지를 약속했느냐"고 묻자 배럿 지명자는 "절대 아니다. 한 번도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배럿 지명자는 어떻게 판결할 것인지를 약속하는 것은 사법 독립에 대한 "엄청난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다이앤 파인스타인 상원의원은 여성 낙태권을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 등 낙태 관련 사안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고 물었지만 배럿 지명자는 "(특정) 사안에 대해 의견을 표현할 수 없다. 사전에 약속할 수 없다"며 답하지 않았다.
파인스타인 의원이 "좋은 대답을 듣지 못하는 것은 고통스럽다"고 지적했지만, 배럿은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클로버샤 의원에게 답하는 과정에선 흑인과 백인이 따로 배우게 한 분리교육을 위헌으로 규정한 대법원 '브라운 대 교육위원회' 판결을 "대단한(super) 선례"라고 하면서도 '로 대 웨이드' 판결에는 "대단한 선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파인스타인 의원은 배럿 지명자가 대표적 보수주의자인 앤터닌 스캘리아 전 대법관의 법률연구원(로클럭)을 지낸 것을 거론하며 2015년 대법원이 동성결혼 합법화 판결을 내렸을 때 스캘리아는 반대했다면서 그의 의견에 동의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서도 배럿은 동의 여부 대신 "성적 선호에 근거해 차별하지 않을 것"이라고만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들을 투표장으로 불러 투표 활동을 감시하도록 독려하고 있다며 유권자 위협은 불법이냐는 클로버샤 의원 질문엔 "가정적 상황"이라며 가정을 전제로 한 질문에는 "법을 적용할 수 없다"고 답을 피했다.
민주당 패트릭 리히 상원의원은 "판에 박힌 답변"이라고 비판했다.



배럿 지명자는 총기 소지 문제와 관련, 총을 집에 갖고 있다면서도 그레이엄이 "총을 갖고 있어도 사안을 공정하게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스캘리아 전 대법관과 같은 사법 철학을 갖고 있다는 지적에는 "내가 인준되면 스캘리아 대법관을 갖게 되는 것이 아니다. 배럿 대법관을 갖게 될 것"이라며 독자적인 정체성을 강조했다.
그는 보수 성향에 대한 공세가 이어지자 "나는 개인적인 도덕적, 종교적 견해와 법관으로서 법을 적용하는 임무를 구별해서 본다"고 말했다.
전날 시작한 청문회는 14일 질의응답에 이어 15일 증인들의 증언 청취까지 나흘간 이어진다.
z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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