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손된 조각상 유물, 예술가 마음대로 복구" 中전시회 논란

입력 2020-10-15 17:30  

"훼손된 조각상 유물, 예술가 마음대로 복구" 中전시회 논란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에서 훼손된 조각상 유물 위에 작가가 마음대로 창작행위를 한 뒤 전후 사진을 비교하는 전시회가 열렸다가 거센 비난을 받았다.
15일 중국매체 펑파이에 따르면 30대 예술가 추빙차오(?秉超) 씨는 최근 충칭(重慶)의 한 전시관에서 '나의 불상'(我佛)이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개최했다.
추씨는 2014년 간쑤성, 산시(陝西)성, 닝샤(寧夏) 후이족(回族) 자치구 등 3곳에서 자신이 찾아낸 50여 점의 석굴 조각상 위에 '창작'을 했다.
전시 소개에 따르면 추씨는 "모든 조각상을 직접 보수했다"면서 "그 과정에서 개인적인 이미지와 불상에 대한 이해, 당시의 심정을 담았다"고 밝혔다.
전시회 개막 직후 추씨의 행위가 문화재 훼손인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추씨가 손댄 조각상이 실제 문화재인지, 정부의 보호조치가 없는 상태로 들판에서 발견된 문화재는 개인이 창작활동에 쓸 수 있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전시 주최 측은 "해당 조각상들은 현재 문물 보호 범위에 포함되지 않았고 대부분 들판에서 발견된 것"이라면서 "추씨가 창작에 쓴 재료는 흙이라서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상에서는 추씨에 대한 인터넷 폭력이 쏟아졌는데, 이번 전시회는 영리 목적이 아닌 현대예술을 알리는 공익적 성격이었다고 추씨 측은해명했다.
하지만 시베이(西北)대 문화유산학원 장젠린(張建林) 교수는 "전국 대부분의 유물이 아직 보호 등급을 받지 못했다"면서 "고대 유적으로 역사·문화적 가치가 있기만 하면 유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소유권이 명확한 경우를 제외하고, 들판에서 발견되는 유물들은 모두 국가 소유로 귀속된다"면서 "개인이 마음대로 처리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같은 대학 위춘(于春) 부교수도 "전시회 사진에 나온 조각상들은 고대유물로, 당나라 시기 보살상일 가능성도 있다"면서 "문화재 비전문가가 무단으로 복구한 데 대해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추씨가 흙을 썼더라도) 문화재 재료가 흙이거나 표면에 색칠이 돼 있었을 경우 훼손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전시회는 개막 이튿날 중단됐으며, 간쑤성 문물국 관계자는 이번 전시회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bs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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