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TV토론…음소거 버튼에 투명 칸막이 '진풍경'

입력 2020-10-23 06:41   수정 2020-10-23 10:41

미 대선 TV토론…음소거 버튼에 투명 칸막이 '진풍경'
발언시간 보장하고 코로나19 감염 예방 차원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22일(현지시간) 밤 대선 TV토론에는 과거에 볼 수 없는 소품들이 등장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과 후보 간 발언 끼어들기 방지를 위해 대선토론위원회(CPD)가 이전에 사용한 적 없는 장치를 준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CPD는 후보들의 발언시간을 보장하려고 음소거 버튼을 준비했다.
6개 주제별 토론 첫 부분에 두 후보가 2분씩 자신의 정견을 먼저 발표하는데, 이 시간만큼은 상대 후보가 중간에 끼어들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CPD가 이 규칙을 마련한 것은 대선 TV토론 역사상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1차 토론 때 바이든 후보의 발언에 번번이 끼어드는 바람에 토론이 엉망이 됐다는 지적을 감안한 조처로 보인다.
음소거 버튼 작동은 토론 진행자인 NBC방송의 크리스틴 웰커가 아니라 CPD 직원이 담당한다. 트럼프와 바이든 캠프 인사들은 시간 관리가 제대로 되는지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이날 토론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 사이에 투명 차단막인 플렉시 글라스도 설치된다.
지난 7일 부통령 후보 간 TV토론 때 등장했지만 대선 후보 토론에서 플렉스 글라스가 활용된 것은 처음으로, 코로나19 예방 조치에 해당한다.
방청객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퇴장 조처된다. 1차 토론회 때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 몇몇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방청석에 앉아 눈총을 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토론 후 이틀가량 지난 뒤인 이달 2일 새벽 코로나19 확진 판정 사실을 공개해 토론 시점에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됐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왔다.

트럼프 캠프는 음소거 버튼과 플렉시 글라스 설치에 모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랭크 파렌코프 CPD 공동의장은 플렉시 글라스가 코로나19로부터 후보들을 보호하기에 충분하진 않지만 방청객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와 결합해 도움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파렌코프 의장은 "트럼프 캠프의 태도는 대통령이 더는 전염성이 없다는 것이었다"며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의료 고문들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TV토론이 열리는 테네시주 내슈빌의 벨몬트대 체육관은 2008년 민주당 버락 오바마, 공화당 존 매케인 대선 후보 간 타운홀 형식의 토론이 열린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8천360㎡(약 2천530평)에 달할 정도로 넓지만 행사장에 입장이 허용된 인원은 방청객과 CPD 관계자, 보안 및 의료팀 등 200명 정도로 예상된다.
이들은 3일 이내에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손목 밴드를 착용한다.

jbry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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