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굴뚝 매연, 북태평양에 "뜻하지 않은" 금속 영양분 제공

입력 2020-10-24 10:39  

중국 굴뚝 매연, 북태평양에 "뜻하지 않은" 금속 영양분 제공
"단기적으론 이득일 수 있지만 지속가능한 것 아냐"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중국의 석탄 화력발전소에서 배출하는 매연이 서풍을 타고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북태평양 한복판에 철(Fe)을 비롯한 금속 영양분을 제공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학자들은 이 금속 영양분들이 바다 생물에 좋은지, 나쁜지는 불분명하나 바다 생태계를 바꿔놓을 수 있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지구과학 조교수 세드 존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북태평양 바닷물 시료를 분석해 얻은 이런 연구 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를 통해 발표했다.
이는 화석연료 사용이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CO₂)를 배출해 기후변화를 가져올뿐만 아니라 멀리 떨어진 바다의 해양 환경까지 바꿔놓을 수 있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USC에 따르면 연구팀은 지난 2017년 5월 연구선을 이용해 북태평양 중간(서경 158도)의 북위 25~42도 사이의 바닷물 시료를 채취해 철과 납 등의 동위원소를 분석했다.
그 결과, 중간 위도(북위 35도)에서 채취한 표면 인근의 표층수 시료에서 철 농도가 다른 곳의 세 배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으며, 인위적인 것이 대부분으로 연구된 납(Pb) 농도도 같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바다의 철 성분은 지금까지 바람을 타고 유입되는 사막의 광물성 먼지가 주요 공급원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60% 가까이가 굴뚝을 통해 나온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금속 원소들이 중국의 산업활동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는 숨길 수 없는 흔적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논문 공동 저자인 컬럼비아대학 '라몽-도허티 지구관측소' 연구원 폴리나 피네도-곤잘레스 박사는 "바닷물 시료에서 검출된 철과 납의 동위원소가 아시아에서 인간이 만들어낸 오염과 일치하는 것을 발견했다"고 했다.
철 원소는 식물성 플랑크톤이나 조류에 필요한 핵심 미량 영양소이지만 대양의 3분의 1은 이것이 결핍돼 해양 생산성의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북태평양은 철이 부족한 해역으로 알려져 오염원을 통한 금속 영양분 유입이 새로운 생태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존 박사는 이와 관련, 석탄 화력 발전소에 배출한 철을 함유한 미세입자가 "단기적으로는 식물성 플랑크톤의 성장을 자극하고 이들이 화석 연료를 사용하면서 대기로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여 이득이라고 생각할 수는 있다"면서 "그러나 인간 건강에 미치는 유해성으로 인해 장기적인 지구공학적 해결책으로는 전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석탄사용에 따른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과 수천 킬로미터 밖 대양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을 더 잘 이해하는 것이 숙제가 됐다"고 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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