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샵샵 아프리카] 코로나19 속 남아공서 머리깎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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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0-31 08:00  

[샵샵 아프리카] 코로나19 속 남아공서 머리깎기

[샵샵 아프리카] 코로나19 속 남아공서 머리깎기
장기간 봉쇄령에 자가 이발하다가 현지 미용실 이용…비싸지만 목덜미 안마 서비스도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장기간의 봉쇄령으로 많은 사람이 미용실이나 이발소를 이용할 수 없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록다운에 들어가면서 4∼5월은 필수사업장을 제외하고 아예 경제 전반이 스톱됐다.
특히 이·미용업은 감염 고위험군 직종의 하나로 지정돼 영업정지가 6월에도 지속됐다.
이 때문에 생계에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된 헤어·뷰티 업계가 법정 소송까지 가기도 했다
수도 프리토리아는 한국 미용실이 없어 처음 록다운 전에는 한 교민이 운영하는 '자가 이발소'를 이용했다.
이 교민은 자원봉사격으로 집에 이발기구와 거울까지 갖춰 놓고 원하는 사람의 머리를 깎아줬다.
한 번도 이발을 배운 적이 없다고 했지만, 솜씨가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었다.
덕분에 남아공에 와서 처음으로 머리를 손질했지만, 문제는 오랜 록다운이었다.
바깥출입이 제한된 가운데 머리카락은 계속 자라났다.
결국 바리캉을 사다가 집사람이 이발을 해줬다.
코로나19 때문에 한국에선 전혀 해보지 않은 '가내 이발'을 하게 된 것이다.
머리 손질이 이발소 솜씨만큼은 안돼도 외출이 좀처럼 안 되고 만날 사람도 많지 않으니까 버틸 만했다.
주변 대사관 공관원 등도 다 집에서 해결하거나 머리를 최대한 기른 것으로 알려졌다.
군 인사 출신인 이인태 주나이지리아 대사는 군 복무 시절 배운 이발 실력으로 대사관 내 직원들에게 이발 봉사를 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흑인 타운십 등을 중심으로 록다운 속에서 밀실 이·미용 영업이 성행한다는 얘기가 현지 언론에 나돌았다.
정부에서 실업보조를 한다지만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한다는 것이었다.
여성 종사자들이 많은 이·미용업계도 자신들이 최대한 위생수칙을 준수할 테니 정부에 조속히 영업제한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드디어 6월 하순부터 이미용업도 재개할 수 있었다.
이후 지인의 소개를 받아 요하네스버그 교외에서 교민이 운영하는 미용실까지 50분 정도 운전을 해서 이용해봤다.
값은 200 랜드(약 1만3천800원)로 서울 집 근처에서 하던 1만 원 안팎에 비하면 좀 비싼 편이긴 했다.
비교적 넓지는 않지만, 카톡으로 예약을 받고 새 마스크를 비치해서 서비스로 씌워주는 점이 신선했다.
물론 마스크를 쓴 채 머리를 계속 깎는다. 머리 감겨 주기는 한국 미용실과 마찬가지였다.
봉쇄령은 9월 하순부터 가장 낮은 1단계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지속되는 가운데 또 머리 깎을 때가 됐다.
말도 잘 통하는 교민 운용 미용실을 다시 갈까 하다가 거리도 문제고 해서 지난 26일 현지 미용실을 이용해보기로 했다.

프리토리아 한 쇼핑 몰의 미용실에 전화로 가격을 알아보니 교민 미용실은 물론이고 한국보다 훨씬 비싼 편이었다. 하지만 또 한 시간 가까이 머리를 깎으러 가는 데 드는 비용 등을 생각해 현지 이발 체험차 가봤다.
서울에선 보통 이발을 해준 미용사가 머리까지 감겨준 데 비해 여기선 머리를 감겨주는 흑인 여성이 따로 있었다. 헤어살롱에 들어갈 때 한번 머리를 감겨주고 이발 후 또 감겨줬다.
더구나 두피는 물론이고 목덜미까지 시원하게 안마 서비스를 해줬다.
음료도 주스, 커피 등 여러 종류를 그냥 주고 카푸치노를 시켰더니 카페처럼 잔에 담아 나왔다.
이곳에서 일하는 미용사 메간은 록다운 기간 영업을 할 수 없을 때 실업보조금에 의지해 생활했다고 토로했다.
요즘 업황에 대해 "록다운 이전만큼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꾸준히 매상이 올라가고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대사관 등 한국 사람도 제법 온다며 옆에 있던 남성 헤어드레서가 아는 척했다.
메간은 현지 여성들의 헤어스타일에 대해서도 이전에는 실버와 그레이 컬러를 선호했지만 록다운 시기에는 자연스러운 단발머리를 선호하는 편이라고 귀띔했다.
이·미용업 같은 경우는 글로벌 시대에도 외국에서 수입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로컬'(지역) 일자리로 알려졌다.
헤어 제품을 취급하는 한 교민 사업가는 29일 "흑인 여성의 경우 옷보다 머리에 많은 투자를 한다"면서 "9월은 업황이 좀 안 좋았지만 요즘 비즈니스는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sungj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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