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인싸와 아싸③] 유행처럼 번진 ‘아싸 브이로그’···‘찐’ 아싸들 가슴엔 박탈감이 번진다?

입력 2020-06-08 21:36   수정 2020-06-1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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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아싸라 칭하는 이들의 브이로그. 유튜브 캡처.


[캠퍼스 잡앤조이=김지민 기자/전동현 대학생 기자] 브이로그(VLOG), 자신의 일상을 촬영한 영상 콘텐츠를 말한다. 브이로그는 스마트폰으로 누구나 간편히 제작할 수 있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학생, 직장인부터 전도사까지 다양한 이들이 브이로그를 통해 자신의 일상을 전하고 있다. 그중 한 브이로그가 많은 누리꾼을 분노케 했는데, 그것은 바로 ‘아싸’ 브이로그다.

일부 대학생 “유행에 따라 옷 바꿔입듯 정체성 갈아입는 거, 역겹다”

아싸 브이로그는 스스로를 아싸라 칭하는 대학생이나 크리에이터가 ‘혼밥’ 등 남과 어울리지 않고 홀로 지내는 일상을 보여주는 동영상 콘텐츠다. 한때 아싸 브이로그는 유행처럼 번졌으나, 곧 ‘기만’ 논란에 휩싸였다. 인싸가 아싸인 ‘척’ 하는 것이 불쾌하다는 이유였다. 아싸 브이로그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자 박완서 작가의 소설 ‘도둑맞은 가난’을 패러디한 ‘도둑맞은 아싸’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 아싸 브이로그에 대한 입장을 담은 게시글의 댓글 중 일부. 서울대 대나무 숲 화면 캡처.

페이스북 페이지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 아싸 브이로그에 대한 불쾌한 심경을 담은 글이 게시됐다. 글쓴이는 “세상에 어떤 아싸가 자기 일상을 찍어서 유튜브에 올릴 생각을 하냐”며, “아싸의 정체성을 유행 따라 패션처럼 소비하고 있는 ‘자칭’ 아싸들은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글에는 수 백개의 좋아요와 수십 개의 댓글이 달렸다.



△ 한 아싸 브이로거는 논란이 일자 모든 영상을 삭제했다.

아싸 브이로그를 향한 비판이 거세지자 일부 크리에이터들은 영상에 ‘아싸’라는 단어를 빼거나 채널의 모든 영상을 삭제하기도 했다. 한 유튜버는 과거 자신의 사진과 아싸가 된 배경을 설명하며 해명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아싸의 보편화

<청춘인문학>의 저자, 정지우 문화평론가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싸 브이로그’ 논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남겼다. “도둑맞은 아싸란, 그렇게 자기에게는 무척이나 절박한 문제를 패션처럼 갖고 노는 사람들에 대한 불만으로부터 나온 말일 것”이라 말하면서도 “요즘 아싸란 그렇게 부끄러운 것도, 상처받을 일도, 스스로가 잘못되었다고 여길만한 존재도 아니라는 인식이 어느 정도 퍼지고 있는 듯하다.”고 적었다.

홍성구 강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아싸의 보편화를 ‘자유주의’ 사회로 이동하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해석했다. 홍 교수는 “우리는 이미 비슷한 현상을 경험했다. 오타쿠도 초기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부정적인 사람을 뜻했으나, 이젠 하나의 문화로 존중받고 있다”며 아싸 또한 자연스러운 흐름 안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 교수는 아싸 논란이 “한국 사회에 오랫동안 축적되온  권위주의를 되돌아보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희망을 전하고 싶어요”

유튜버 ‘158cm성훈’









유튜버 ‘158cm성훈’이 혼자 밥을 먹고 있다. ‘158cm성훈’ 유튜브 영상 캡처.

유튜브 채널 ‘158cm성훈’ 운영자 주성훈(25) 씨는 아싸 브이로거다. 네티즌들로부터 진정한(?) 아싸라 불리는 성훈 씨와 브이로그 운영을 하게 된 계기와 아싸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브이로그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나 같은 사람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변화할 수 있다는 희망이 되고 싶었어요. 그리고 자신에게 엄청난 동기부여가 될 거 같았죠.”

아싸 브이로그에 대해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아싸(기만) 브이로그를 보면 솔직히 화가 나요. 사랑받으며 자랐고, 연애 경험도 있는 사람들이 스스로 아싸라 칭하니까 진정한 아싸들은 박탈감을 느껴요. 속내가 고약하다고 생각해요. 진짜 아싸들을 기만하면서 우월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본인을 찐 아싸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일단 친구가 없어요. 카카오톡 친구는 시청자를 제외하면 0명이에요. 158cm라는 여자보다 작은  키 때문에 어릴 때부터 무시를 당해왔고, 그 콤플렉스로 자신감이 좀처럼 생기지 않았어요.”



줄넘기 3000개에 도전하는 유튜버 성훈씨. ‘158cm성훈’ 유튜브 영상 캡처.







브이로그를 시작하면서 생긴 목표가 있다면요

“자신에게 불평불만이 매우 많았는데,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기 위해 꾸준히 운동하고 있어요. 더 큰 목표는 시청자들이 제 모습을 보고 힘과 희망을 얻고 가는 것이에요.”

전국의 아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불공평한 사회에 굴복하지 않고 떳떳이 살아갔으면 해요. ‘158cm 성훈’에 찾아와서 희망을 얻고 갔으면 좋겠어요.”

min5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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