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과장 & 李대리] 사무실 한 쪽 '힐링 체육관'…부장얼굴 떠올리며 샌드백에 '펀치'

입력 2013-01-21 16:48   수정 2013-01-22 05:21

직장 힐링

업무시간에 게임하고 맥주 한 잔…"놀고 나면 더 열심히 일하죠"

점심시간 2시간으로 늘려 인근 헬스장 가서 몸만들기
회사 도서관서 만화책 대여…매달 회사옥상 바비큐 파티도
필요할때마다 재충전 휴가…휴가 안가면 관리자 '불이익'




국내 최대 비철금속 업체인 LS니꼬동제련의 김 과장은 다음달부터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권투를 해 볼 계획이다. 그런데 그가 권투를 할 곳은 체육관이 아니라 사무실 한쪽에 꾸며진 ‘힐링룸’(healing room)이다. 물론 샌드백과 권투 글러브도 있다. 직원들이 ‘주먹 한방’으로 업무 스트레스를 풀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 사장 지시로 마련되는 특설 공간이다. 김 과장은 권투 초보지만 벌써부터 글러브를 낀 채 샌드백을 향해 펀치를 날릴 꿈에 젖어 있다. “정신없이 샌드백을 치다 보면 스트레스가 풀리지 않을까요. 샌드백에 누구 얼굴이 비춰질지는 물론 비밀입니다. ㅋㅋ.”

요즘 가장 유행하는 말 중 하나가 ‘힐링’이다. 한 방송사 프로그램에서 시작된 이 말은 대통령 선거 이후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레미제라블의 수식어에까지 붙고 있다. 김과장, 이대리들의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해 주는 기업들의 ‘힐링 아이디어’를 들여다봤다.

○업무시간에 맥주 마시면서 게임하고…

화장품업체 이니스프리의 김 대리가 하루 일과 중 손꼽아 기다리는 시간은 동료들과 맥주를 마시며 게임을 즐길 때다. 그러나 이 시간은 퇴근 후가 아니라 바로 업무시간 중이다. 직원 휴게실을 갖추고 있는 회사들은 많지만, 이 회사 다른 곳에선 보기 힘든 뭔가 특별한 게 있다. 냉장고에는 하이네켄 맥주가 가득 들어 있고, 책상 곳곳엔 닌텐도 게임기들이 놓여 있다. 직원들은 업무 시간 중 언제든지 휴게실에 들러 맥주 한 잔과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회사의 이런 배려에 업무 효율이 더 오른다고 직원들은 후한 점수를 준다.

아모레퍼시픽에 근무하는 이 과장은 퇴근 후엔 항상 피트니스센터에서 몸을 만드는 게 습관이 됐다. 그는 그러나 지난해부터는 점심 시간을 이용해 운동을 한다. 회사 측에서 점심시간을 최대 두 시간으로 늘려준 덕분이다. 직원들이 필요할 경우 자발적으로 점심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 직원들의 영업, 업체미팅 등이 주로 점심 때 이뤄지기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 두 시간의 점심시간을 허락했고, 개인적인 일을 위해 쓸 수도 있다. “점심시간이 한 시간일 때는 운동은 엄두도 못 냈죠. 하지만 지금은 운동뿐 아니라 개인적 용무가 있을 때마다 여유롭게 점심 시간을 활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독서삼매경에도 빠져 보고…

식품업체 농심은 회사에서 책을 실컷 읽을 수 있는 곳 중 하나다. 서울 대방동 본사 내의 식품전문도서관에는 고서 300여권을 포함해 총 1만여권의 책이 직원들을 기다리고 있다. 요리를 좋아하는 김 대리는 도서관에서 요리책을 빌려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하기도 한다. 같은 팀에 근무하는 이 과장은 만화 마니아다. 그는 얼마 전 일본 농구 만화 ‘슬램덩크’ 31권 전편을 빌려 주말을 이용해 단숨에 모두 읽었다. 이 회사는 또 직원들이 정기적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책을 직원들끼리 서로 교환할 수 있는 ‘도서장터’도 운영하고 있다. 읽지 않은 책이나 이미 많이 읽은 책들을 내놓고 자신이 읽고 싶은 책으로 바꿔가는데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는 게 직원들의 얘기다.

대전에 있는 중소기업인 케이맥 직원들은 한 달에 한 번씩 사옥 옥상에 있는 바비큐 장에서 파티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날린다. 회사에서 심신의 피로를 풀고 애사심도 높이기 위해 마련한 복지 시스템의 하나다. 또 사내에 있는 동아리방에서는 밴드 합주, 펜싱, 천체 관측 등 취향에 따라 다양한 동호회 활동을 할 수 있다. “회사에서 일도 하고 놀이도 하고, 단합대회도 할 수 있어 다른 곳에 다니는 친구들이 부러워합니다.”

○그래도 최고의 힐링은 역시 ‘휴가’

지난해 말 한 외국계 온라인 여행사가 세계 22개국 직장인 868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유급 휴가 설문 조사 결과, 한국 직장인의 평균 유급 휴가 일수는 10일로 조사 대상국 중 가장 적었다. 실제 사용한 휴가일수도 평균 7일에 불과해 한국의 유급 휴가 사용률은 13일 중 5일을 쓴 일본 다음으로 최하위 수준이었다. 휴가 취소나 연기 사유의 대부분이 ‘업무’ 때문이라는 게 직장인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휴가를 독려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동아제약에는 특별한 휴가제도가 있다. 여름 정기휴가 이외의 일명 리프레시 휴가로, 말 그대로 몸을 재충전하는 휴가다. 이 회사에 근무하는 최모 사원은 지난달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사흘 동안 리프레시 휴가를 내고 라섹 수술을 받았다. 라섹수술은 회복에만 최소 사흘이 걸린다. 최씨는 수요일에 수술을 받은 후 주말까지 닷새 동안 휴식을 취하면서 다음주 월요일에 회사로 복귀할 수 있었다. “리프레시 휴가가 없었다면 겨울 정기휴가를 고스란히 수술 후 회복하는 데 바쳐야 했죠. 안식년도 부럽지 않은 휴가제도라고 생각합니다.”

삼성전자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리프레시 휴가제도를 도입했다. 직원들이 여름·겨울철뿐 아니라 필요할 때면 언제든지 휴가를 신청할 수 있다. 제도가 처음 시행됐을 때는 다소 낯설었지만 이젠 임원들도 리프레시 휴가제도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회사는 직원들의 휴가를 독려하기 위해 직원 1인당 연간 휴가일수가 적정 기준(연간 10일)에 못 미칠 경우 담당 그룹장과 팀장에게 인사 불이익을 주겠다고까지 선언했다. 얼마 전 업무능력과 실적이 탁월했는데도 진급에 실패한 그룹장의 경우 휴가일수가 적은 데 불만을 느낀 후배 직원들로부터 상향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았다는 후문도 들린다.

에쓰오일은 ‘집중휴가제’라는 이름으로 한 번에 2주간 일정으로 휴가를 쓰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매해 연말에 전 직원의 이듬해 휴가 계획을 취합하며, 팀장급 이상 간부의 휴가시에는 다른 팀장이 겸직하도록 인사발령까지 내 업무에 대한 부담을 느끼지 않고 휴가를 가도록 하고 있다.

강경민/강영연/정소람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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