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설날] 시원한 연포탕·쫄깃한 숭어회…눈도 혀도 즐거운 '고향의 맛'

입력 2013-02-07 15:30  

맛집


여행의 절반은 먹는 즐거움이다. 설이 좋은 것도 일가친척과의 만남뿐만 아니라 풍성하게 차려진 고향의 맛을 느낄 수 있어서다. 이번 설에는 눈도 즐겁고 혀도 즐거운 내 고향의 맛을 찾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전주 한정식

고향의 의미를 되새기는 설날 여행이라면 전북 전주가 제격이다. 따사로운 한옥 골목에 전통의 맛이 곁들여지기 때문이다. 콩나물밥과 비빔밥이 장터에서 시작된 것이라면, 백반과 한정식은 집안 여인들이 만드는 가정식 밥상에 기초를 둔다.

제대로 된 한정식 한 상이면 웬만한 집의 잔치 음식을 능가한다. 바다·강·산·들·하늘에서 나오는 재료로 만든 30여가지 음식이 화려하게 깔린다. 신선로, 구절판 등 한정식의 지존 외에 황포묵, 모래무지, 애호박, 게 등이 전주 10미(味)에 속한다. 여기에 손맛이 깃든 명란젓, 새우젓, 오징어젓 등과 깊은 맛이 일품인 김치가 곁들여진다. 완산구에 있는 한벽루(063-280-7003)와 궁(063-227-0844)이 유명하다.


○창원시 진해 대구

대구 요리를 제대로 맛보려면 진해 용원항으로 가는 것이 좋다. 회와 탕을 동시에 맛보고, 운이 좋으면 대구찜까지 곁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회는 겨울철 해풍을 맞고 자란 배춧잎이나 미역에 싸 먹는데, 잘게 썬 무와 미나리를 곁들인다. 대구회는 연해서 다른 횟감에 비해 쫀득한 맛이 떨어지지만, 달콤하면서도 시원하고 개운한 맛이 입 안 가득 퍼진다. 맑고 시원한 대구탕은 또 다른 별미다. 양념은 소금과 파, 무, 미나리가 전부다. 나머지는 신선한 대구살과 이리가 우러난 맛이다.

대구찜은 부탁해야 맛볼 수 있는 요리다. 내장과 아가미를 없애고 과메기처럼 해풍에 꾸덕꾸덕 말린 대구를 쪄서 묵은 김치를 올린다. 해풍을 맞으며 밴 감칠맛, 쫀득쫀득한 맛이 일품이다. 대구떡국도 빼놓을 수 없다. 속천항의 속천집에서는 대구 살과 이리로 낸 국물로 떡국을 끓인다. 문을 연 지 30년이 훨씬 넘은 도선장횟집(055-552-2244)이 대구 요리로 유명하다.

○충남 예산 전통 소갈비와 삽다리 곱창

잘 구워진 갈비 한 점을 젓가락으로 드니 참숯 특유의 향이 침샘을 자극한다. 윤기 흐르는 도톰한 고기를 씹는 순간 부드러운 식감과 달콤한 양념 맛에 기분까지 좋아진다. 소갈비구이는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다. 기름을 제거하고 토막 낸 뒤 뼈에 있는 살을 너붓하게 펴서 촘촘히 칼집을 내는 데 꼬박 하루가 걸린다. 갈비 주변에 붙은 다른 부위도 잘 손질해서 양념에 같이 잰다.

그 중 1~4번 갈비를 덮은 살치는 등심으로 분류되는 부위로, 눈꽃 같은 마블링이 예술이다. 소 한 마리에서 1~1.5㎏ 나오는 안창살도 예외가 없다. 이렇게 손질한 갈비를 양념에 재어 급속 냉동하고, 필요한 양만큼 꺼내 사나흘 동안 해동과 숙성 과정을 거치면 부드러운 고기를 얻을 수 있다.

예산군청 부근에서 30년 가까이 소갈비를 구워온 삼우갈비(041-335-6230)는 옛날식 갈비구이의 명가로 손꼽힌다.

‘예산 5미(味)’의 하나인 삽다리 곱창도 별미다. 삽다리 곱창은 돼지 곱창을 구워 먹는 것이 특이하다. 삽다리 곱창은 손질한 돼지 곱창을 데쳐 양념 없이 불판에 굽는다. 누린내가 안 나고, 고소한 맛과 쫄깃쫄깃한 식감이 매력있다.

50년이 넘은 할머니딸숯불곱창마을(041-334-9999)이 맛있다.


○숭어회와 세발낙지, 무안 낙지골목

두툼하고 길쭉하게 썬 숭어회는 하얀 속살에 붉은색을 띤다. 고소하면서 씹을수록 단맛이 일품. 특히 쫄깃한 인절미를 씹는 듯한 식감은 감탄을 자아낸다. 숭어는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가 가장 맛있다. 40년 이상 숭어회만 전문으로 내놓은 도리포횟집(061-454-6890)이 유명하다.

무안 낙지는 발이 가는 세발낙지다. 무안은 혼합갯벌이라 낙지가 뻘 속을 헤집고 다니기 수월해서 발이 가늘고 길다. 낙지 먹을 줄 안다는 사람들은 산낙지를 선호한다. 세발낙지를 나무젓가락에 돌돌 말아 통째로 먹는다. 입안에 감기는 감칠맛과 부드러우면서도 차진 식감이 그만이다. 통째로 먹는 게 부담스럽다면 메뉴판에 적힌 ‘당고’나 ‘탕탕이’에 주목하자.

당고는 머리를 뗀 산낙지 발을 잘게 다진 것이고, 탕탕이는 대강 탕탕 잘라낸 것이다. 알파수산(061-452-8383)이 낙지요리에 일가견이 있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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