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주간2교대 4일 본격 실시

입력 2013-03-03 15:02   수정 2013-03-03 15:30

=현대기아차 주간2교대 4일부터 본격 시행

=밤샘근무 없앤 파격실험으로 근로자 삶의 질 향상

=생산성 유지가 관건..자동차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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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가 4일부터 주간 연속2교대 근무제를 본격 시행한다. 40년 넘게 유지해왔던 밤샘근무를 없앤 근무형태로, 국내 자동차 업체로는 처음 도입한다. 새 근무제 시행으로 현대·기아차 근로자와 가족 등 20만여명의 생활패턴에 큰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자동차 산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관측된다.

◆46년 밤샘근무, 4일부터 없어진다

현대·기아차는 4일 오전 첫 출근조를 시작으로 국내 모든 공장에서 동시에 주간 연속 2교대 근무제를 시작한다고 3일 발표했다. 앞서 현대·기아차 노사는 작년 임금·단체협상에서 올해 3월부터 이 제도를 시행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새로 도입하는 근무제의 가장 큰 특징은 밤샘근무를 없앴다는 점이다. 현대차의 경우 기존 주·야간 2교대 때는 주간조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50분까지, 야간조가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근무했다. 잔업을 포함해 주간조와 야간조는 10시간씩(점심시간 제외) 근무했다. 이와 달리 주간 2교대는 1개조가 오전 6시50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2개조가 오후 3시30분부터 다음날 오전 1시30분까지 일한다. 새 제도 시행으로 현대차의 하루 실 근로시간(점심·휴식시간 제외)은 종전보다 2시간 줄어든다. 근로자 1명의 연간 근로시간도 230시간 줄어든다. 기아차도 비슷하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2003년 근무제 변경을 논의한 지 10년 만에 합의를 이뤘다”며 “1967년 현대차 울산공장 준공 때부터 이어져왔던 밤샘 근무가 46년 만에 사라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밤샘근무가 없어지면서 근로자들이 여가생활,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시간 여유를 갖게 돼 삶의 질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울산·아산·화성·광주 등 현대·기아차 공장이 있는 6개 도시 풍속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현대·기아차 근로자 5만명과 그 가족 등 20여만명의 생활 패턴이 바뀌기 때문이다.

◆생산성 유지가 제도 안착의 ‘관건’

주간 2교대 근무제는 근로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장점이 있는 반면 생산량이 줄어들게 된다. 줄어드는 근로시간을 감안할 때 현대차의 시간당 생산량은 종전 161만2000대에서 주간 2교대 시행 이후 142만7000대로 18만5000대가 줄어든다. 기아차 생산량도 125만1000대에서 107만2000대로 17만9000대 감소한다. 현대차 노사는 이 문제를 조회시간·휴게시간 중 일부를 작업시간으로 바꾸고 시간당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해결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시간당 생산속도(UPH)를 종전 402대에서 432대로, 기아차도 시간당 생산속도를 308.3대에서 338.3대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 계획대로만 된다면 주간 2교대 도입에 따른 생산량 감소분을 만회할 수 있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근무형태 변경은 회사의 근간을 바꾸는 것이나 다름없는 변화인데 현대차 노사가 상생의 타협점을 찾아냈다”며 “생산성만 유지한다면 국내에서 보기 드문 성공적인 노동혁신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밤샘근무를 없애는 현대·기아차의 시도는 자동차 업계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한국GM이 내년 1월 주간 2교대 근무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한국GM은 이달 중 주간 2교대 시범 실시를 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의 1차·2차 협력사와 부품업체들도 주간 2교대 근무제를 내년께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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