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아프다고 칭얼거리는 한국인…심리적 나이는 서 너 살?

입력 2013-03-14 17:24   수정 2013-03-14 23:53

한국 사회와 그 적들
이나미 지음 / 추수밭 / 304쪽 / 1만5000원



‘10대가 아프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아플 수도 없는 마흔이다’…. 아프지 않은 사람을 찾기 어려울 지경이다. ‘힐링’이 최근 대세가 된 것도 온 천하에 아픈 사람 투성이기 때문이다. 대체 뭐가 문제인 것일까.

《한국 사회와 그 적들》은 한국인들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원인을 ‘콤플렉스’에서 찾고 있다. 심리학자 칼 구스타프 융은 콤플렉스를 ‘어떤 감정에 의해 통합돼 있는 관념이나 기억의 복합체’로 정의했다. 인간의 의식과 무의식을 휘두르며 행동에도 영향을 미치는 콤플렉스는 개인뿐 아니라 집단에도 존재한다. 융 심리학 전문가인 저자는 한국인의 마음에 내재된 집단 콤플렉스를 물질, 허식, 교육, 집단, 불신, 세대, 분노, 폭력, 고독, 가족, 중독, 약한 자아 등에서 찾고 있다. 그러면서 “한국 사회에 깊게 자리한 콤플렉스를 극복한다면 오히려 한국인의 숨은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 사회는 최근 수십년 동안 급작스러운 성장을 겪었다. 물질적인 조건은 빠르게 개선됐지만 그림자 또한 커졌다. 저자는 가장 심각한 부작용으로 남과 비교하며 만드는 ‘병적 질투심’을 꼽는다. ‘기왕이면 앞서야 한다’ ‘남보다 뒤처지지 말아야 한다’ 따위의 생각이 강박증처럼 사람들을 괴롭힌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이 같은 모습은 자기 내부의 솔직하고 건강한 욕망을 인지했기 때문이 아니다. 외부의 인정과 관심을 지나치게 바라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저자는 그래서 한국인들은 자신들의 욕망에 충실한 서너 살짜리 아이들과 같다고 말한다. 한 세대 전에는 자기 안의 미숙함을 마음 속에 감추고 어른인 척 했지만 지금은 “나는 욕심 많고 미숙해. 그래서 뭐 어쨌다고?”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사교육 열풍, 부동산 광풍, 조기 유학, 명품병, 호화 결혼식, 과다 혼수 등의 뿌리에는 인정과 관심을 바라는 모습, 이로 인한 질투심이 기저에 숨어 있다. 샘이 많으면 주변과 문제를 일으키고 이런 사람이 많으면 사회적 갈등도 심각해진다.

한국은 지금까지 선진국을 쫓아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었다. 대부분의 콤플렉스도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 지금까지의 스트레스를 넘어 앞으로 지구촌의 선구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저자는 ‘고독의 힘’을 갖추라고 조언한다. 창조적인 작업이나 내적인 성찰은 혼자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외로움과 친해져 행복하고 평화롭게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무언가에 꾸준히 투자하는 것도 필요하며 삶에 ‘단순함’을 더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는 “서로에 대한 비난과 경쟁에 지친 한국은 모두가 괴로운 지옥 같아 보일 때가 있다”고 진단한다. 교육비·취직·결혼비용·물가·보장되지 않은 노후 등으로 인해 모두가 아프다고 아우성이다. 그렇지만 저자는 한국에 대한 희망은 포기하지 않는다. 문제가 많다고 떠들고, 함께 고민하고, 서로를 원망하고, 자책하고, 또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 역동성이 살아 있기 때문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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