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리스트 송영훈 "냉랭한 韓·日관계 첼로로 풀어볼게요"

입력 2013-03-18 17:46   수정 2013-03-18 22:45

도쿄 이어 24일 서울 독주회 첼리스트 송영훈


“20대 때는 연주 제의가 들어오면 가리지 않고 모두 했던 것 같아요. 연주를 해 봐야 어떤 곡이 좋은지, 나와 잘 맞는지 알 수 있으니까요. 마흔이 된 지금은 어떻게 내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진솔하게 풀어낼 수 있을지 고민을 하게 되네요.”

한국의 대표적 첼리스트인 송영훈은 40대에 접어든 지금을 “중견 연주자로서 첫걸음을 내딛는 때”라고 표현했다. 갈고닦은 기량을 보여주는 것이 20대 때의 연주였다면 앞으로의 연주는 지금까지 보고 들은 경험을 음악에 담아내야 한다는 뜻이다.

“이제는 (연주회를) 조금은 골라서 할 수 있는 나이”라고 했지만 최근 서울 동부이촌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여전히 바쁜 모습이었다. 지난 14~15일에는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함께 베토벤의 피아노·바이올린·첼로를 위한 삼중 협주곡을 연주했다. 하루를 쉬고 일본으로 건너가 17~18일 독주회를 열었다. 이어 오는 24일 예술의전당서 다시 독주회를 열 예정이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독주회는 지난달 일본에서 발매한 음반을 기념하는 것이다.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 전곡(1·2번)과 슈만의 ‘환상소곡집’ 등이 새 음반에 담겼다. 이번 독주회도 슈만과 브람스를 중심으로 진행한다. 그는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에 대해 “첼로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곡”이라고 설명했다.

다소 생소한 곡들도 프로그램에 포함했다. 바르톡의 ‘랩소디 1번’, 야나체크의 ‘동화’, 일본 현대 작곡가 도시로 마유즈미의 ‘분라쿠’ 등이다. 분라쿠는 국내 초연이다. 그는 “분라쿠는 일본 전통악기 샤미센의 소리를 첼로로 표현한 곡”이라며 “긴장 상태에 있는 한·일 관계를 음악으로 풀어낸다는 생각에서 연주곡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해설이 있는 음악회 같은 대중 친화적 클래식 연주회는 포화 상태”라며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 라디오 디제이 등 클래식 대중화에 누구보다도 앞장서 왔던 그다.

“바흐부터 현대음악에 이르기까지 수백년 동안 이어온 서양음악 가운데 국내 관객들이 즐기는 건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점이 아쉬워요. 베토벤과 브람스의 곡도 초연됐을 때가 있습니다. 한국 클래식의 전통을 세우고 이어가려면 새로운 곡, 덜 알려진 곡을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어요. 이름이 알려진 연주자들이 해야 할 일이 아닐까요.”

올해도 그는 활발한 연주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아마추어 대회에서 입상할 정도로 좋아하던 테니스도 3년 전 그만뒀다고 했다. 거듭된 연주회와 연습에 지칠 법도 하지 않느냐고 묻자 “악기가 나를 부른다”며 웃었다.

오는 6월에는 ‘4 첼리스트’ 연주회를 연다. 리웨이 친(중국) 조엘 마로시(스위스) 클래스 군나르손(스웨덴) 등 4명의 첼리스트가 함께하는 연주회로 올해 3회째다. 그는 “1년에 수십 차례 연주회를 열다 보면 힘들 때도 있지만 ‘4 첼리스트’ 연주회는 잔치와 같다”며 “하루 종일 연습하면 단 5초도 즐겁지 않은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올해에는 비발디 사계를 첼로 4대로 편곡해 들려줄 예정. 피아니스트 김정원, 바이올리니스트 김수빈, 비올리스트 김상진과 함께하는 ‘MIK 앙상블’은 브람스 곡으로 음반을 발표할 계획이다. “틈만 나면 만나서 연습한다”는 그에게 다음 일정을 묻자 “집에 가서 다시 연습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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