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펜타곤)가 삼성전자와 애플의 새 전쟁터가 됐다.
미 국방부는 삼성전자 갤럭시S4(사진), 애플 아이폰·아이패드에 대한 보안 승인 절차에 들어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갤럭시S4에는 기업 보안 솔루션인 ‘녹스(KNOX)’가 내장돼 있다. 이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업무용 데이터와 개인용 데이터를 분리해 사용할 수 있어 정보 보안 유지가 가능하다. 녹스에는 미국 국가안보국(NSA)에서 개발한 에스이(SE·Security Enhanced) 보안 기술이 적용됐다. WSJ은 “펜타곤 인증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해온 두 업체에 대한 승인 결과가 조만간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펜타곤은 미 정부기관 중 보안에 가장 민감한 곳이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현재 미군이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모바일 기기는 모두 60만대로, 이 중 47만대가 블랙베리 제품이다. 블랙베리는 일반 개인용 시장에서는 점유율이 급감했지만 워싱턴 정가와 뉴욕 월가를 비롯한 기업용(B2B) 시장에선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 국방부의 스마트폰 수요량은 많지 않지만 이번 인증에 성공할 경우 월가 등 금융권과 다른 정부기관 공략이 수월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높은 보안을 요구하는 군용 시장을 뚫는다면 일반 기업 시장에서도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 국방부는 지난 2월 “기기에 상관없는 모바일 시스템을 가동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이번 전쟁에 불을 지폈다. 블랙베리에 대한 높은 의존에서 벗어나 최신 제품으로 보다 빠르게 정보를 공유하고 팀원 간 협업 속도를 높이겠다는 취지에서다. 이후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관심은 북미 기업용 모바일 시장에 쏠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4의 국방부 입성을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보안 전문가와 블랙베리의 전 임원을 잇따라 고용했다.
이영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은 “미 국방부 승인이 이뤄지면 (블랙베리와 아이패드 마니아로 알려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갤럭시S4를 쓰는 날이 올 것”이라는 농담을 건넸다고 WSJ은 전했다.
김보라/심성미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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