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과장 & 李대리] 양볼 잡고 흔들며 "부장님 귀여워요" 애교와 모욕 넘나드는 주사 '부글부글'

입력 2013-07-29 17:14   수정 2013-07-29 20:57

함께 술마시기 싫은 민폐族

만취한 80㎏ 당신을 누가 업으라고…아무데나 퍼질러 눕지 좀 마세요!

취중진담도 정도껏…평소 섭섭했던 것 털어놓다가 언성 높아지고 막말에 난동까지
뒷수습은 꼭 애먼 동료들 차지




“요즘 직장은 많이 좋아진 거야. 내가 대리점에 처음 배치받고 나서 무슨 일이 있었냐면….”

회사 회식 2차로 호프집에 자리를 잡은 김 부장이 운을 떼자 팀원들의 표정이 굳어진다. 몇몇 직원은 휴대폰을 꺼내 ‘오늘 좀 늦을 것 같아’라고 문자를 보내기 시작한다. 김 부장은 1차 회식자리에 상무가 있을 때는 조용하다가 상무가 떠난 2차부터 ‘일장연설’을 풀어놓기로 악명이 높다.

선배의 조언은 회사 생활에 ‘피와 살’이 된다지만, 김 부장은 자기 할 말만 한다는 게 문제다. 후배들이 도중에 맞장구를 치거나 질문을 던져도 신경쓰지 않고 자신이 하려던 말을 끝까지 하는 게 그의 스타일. 무용담이란 것도 비슷비슷해 1년에 서너 번은 같은 얘기를 한다는 것도 팀원들을 진빠지게 한다.

직장 생활의 활력소가 돼야 할 회식이 많은 직장인을 지치게 하는 건 꼭 술 때문만은 아니다. 김 부장 같은 ‘민폐 스타일’이 곳곳에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술에 취해, 때로는 술에 취하지 않고도 동료들을 힘들게 하는 회식자리 민폐꾼들을 고발한다.

○임 팀장의 몬도가네 사랑

‘맛집 파인더’를 자처하는 증권사 임 팀장은 특이한(?) 음식을 회식 메뉴로 골라 후배들 비위를 시험하곤 한다. 개고기, 장어, 홍어 등 젊은 여직원들이 꺼리는 ‘마니아들의 음식’을 자꾸 권하는 것이 그의 단점. 추진력은 어찌나 강한지 대부분의 직원이 거절하지 못하고 항상 끌려다니곤 한다.

“개인적인 소신 때문에 개고기는 못 먹겠다고 하면 ‘그럼 대신 술을 마시라’고 한다니까요. 보양식은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따로 먹으면 되는 거 아니에요?”

방송국 김 PD도 직접 개발한 독특한 술을 후배들에게 강요하기로 유명한 ‘요주의 인물’이다. 그는 녹화를 마치고 회식을 할 때면 자리에 앉자마자 맥주잔과 소주 그리고 날달걀만 시킨다. 맥주잔에 소주를 가득 부어넣고 날달걀을 풀어 원샷하면서 회식을 시작하는 것이 그의 트레이드 마크. “이 술을 묵묵히 마시는 것을 자신에 대한 예의나 업무상의 성실함으로 받아들인다는 게 더 문제예요. 주변 사람들이 비릿한 ‘깡소주’를 억지로 참고 마시는 모습을 즐기는 거 같다니까요. 변태인 게 확실해.”

○못말리는 심 대리의 스킨십

결혼 2년차인 주부 심 대리는 애교와 주사의 경계선을 아슬아슬 넘나들며 동료들을 불안하게 하는 스타일이다. 입사 당시 다소곳함과 우아함의 표상이었던 심 대리는 일까지 똑 소리나게 잘해 상사와 동료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반복되는 회식에서 ‘술의 맛’에 눈뜨며 주량이 조금씩 늘어갔다.

문제는 주량뿐 아니라 주사도 늘었다는 것이다. 심 대리의 술버릇은 옆사람을 ‘터치’하는 것. 터치라는 건 심 대리 관점이고, 당하는 사람 입장에선 폭행에 가깝다. 소맥(맥주에 소주를 섞은 폭탄주)을 충전하면 유난히 들떠 몸짓이 커지는 심 대리는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했다. “우리 품바 게임하자”는 심 대리의 제안에 넘어가 싸대기를 연타당한 임 대리, “제가 선배 좋아하는 거 알죠?”라며 날아온 라이트훅에 복부를 가격당한 이 과장, “오늘따라 너무 귀여우세요!”란 칭찬과 함께 양볼을 잡힌 채 ‘우쭈쭈’를 당한 조 부장은 술자리에서 심 대리와 멀찍이 떨어져 앉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여자 후배인 데다 기분이 좋아 그러는 것이니 정색하고 화를 낼 수는 없잖아요. 더구나 다음날 ‘큰 실수를 해서 정말 죄송하다’며 공손하게 고개를 숙이니 쿨한 척 넘어가줄 수밖에 없죠.”

○술만 취하면 드러눕는 장 과장

후배가 주사를 부리면 따끔하게 혼이라도 내지만, 윗분 술버릇이 민폐형이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한 벤처기업의 신입사원 C는 술에 취하면 자리에 드러누워 숙면에 들어가는 장 과장 뒤치다꺼리에 이골이 났다. 장 과장은 호프집 화장실부터 엘리베이터, 벤치, 길바닥까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누워버린다. 장 과장을 깨우는 게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잘 아는 동료들은 뒷일을 말단사원 C에게 떠맡기곤 한다.

“80㎏이 넘는 장 과장님을 들어올리는 것도 쉽지 않지만 택시를 잡아 태워 보내는 건 훨씬 더 힘들어요. 술에 취한 사람 티가 팍팍 나게 축 늘어져 있으니 택시들이 다 그냥 지나간다니까요. 확 버리고 가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죠.”

정부 대변인실에서 일하는 A사무관은 부처 수장 B의 술자리 난동을 떠올리면 지금도 아찔하다. 기분파인 B는 최근 출입기자단과의 술자리에서 평소 섭섭했던 일들을 얘기하다 언성이 점점 높아지기 시작했다. “내가 OOO보다 만만해 보이느냐. 나 이거 그만둬도 상관없다”는 등 B의 발언이 위험수위에 이르자 참다못한 출입기자 대표는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여차하면 ‘술자리 난동’으로 기사가 나갈 수도 있는 상황.

분을 참지 못하고 화장실에 들어간 B를 쫓아간 A가 “이러시면 큰일난다”고 만류했지만 오히려 멱살을 잡힌 채 분풀이만 당했다. 다음날 출입기자들의 격앙된 반응을 뒷감당하는 것은 고스란히 A의 몫이 됐다. B가 동석자들에게 사과함으로써 술자리 난동은 대충 묻혔지만, A는 지금도 그때 이야기가 나오면 “기억에서 지워 달라”며 울상을 짓는다.

○황 대리의 술 버리기 꼼수

술이 지나쳐도 문제지만 무조건 안 마시려고 ‘잔머리’를 쓰는 스타일도 직장에서 환영받지 못하긴 마찬가지다. 전자회사에 다니는 황 대리는 술을 받는 족족 버려 선배들에게 제대로 찍혔다. 자기 딴에는 주도면밀하게 버린다지만, 술 한 모금 마신 뒤 곧바로 물컵을 갖다대 내뱉는 ‘쌍팔년도 수법’을 선배들이 모를 리 없다. 참다못한 한 선배가 “아까운 술을 왜 계속 버리느냐”고 핀잔을 주자 황 대리는 “원래 술을 못 하는데 왜 강권하느냐”고 맞받아 분위기를 싸늘하게 만들었다.

“떡이 되도록 술을 마시자는 게 아니잖아요. 기왕 마시는 거 분위기를 맞추자는 건데 한 모금도 못 마시겠다니 얄밉죠.

후배들 얘기 들어보면 자신의 페이스북에는 클럽에서 칵테일 잔 들고 ‘불금(불타는 금요일)’을 즐기는 사진도 자주 올린다던데 그건 어떻게 설명하겠다는 거죠?”

임현우/전설리/황정수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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