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의 꽃' 큐레이터…스타급 기획료 최고 1억

입력 2013-10-03 19:17   수정 2013-10-15 17:41

김선정·정준모·서순주·윤제갑·김윤섭 씨 등 맹활약
자격증 소지자 3800명…미술관·화랑선 대우 열악




경남 합천 해인사에서 지난달 27일 개막해 오는 11월10일까지 펼쳐지는 해인아트프로젝트는 ‘마음’이라는 테마로 국내외 작가 30개팀이 참여한 현대미술축제다. 독립 큐레이터 김지연 씨(43)가 2년 동안 작가 선정부터 도록 제작, 전시장 임대까지 공들여 준비한 기획전이다. 천년고찰에서 국내외 작가의 전시를 큐레이팅한 것은 이례적이다. 김씨는 이번 전시 기획료로 2000만원을 받았다.

최근 미술시장이 다변화하면서 ‘미술문화의 꽃’으로 불리는 큐레이터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2008년 ‘신정아 사건’으로 대중에 주목을 받은 큐레이터는 미술관이나 상업 화랑, 박물관이라는 공간에서 전시 기획부터 작가 섭외에 이르기까지 전시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미술문화 기획자’로 우리말로 ‘학예연구원’이라고 불린다. 2012년 12월 현재 국내 학예사 자격증 취득자는 모두 3927명. 그러나 실제로 현재 국내에서 활동 중인 큐레이터는 500여명으로 추산된다.

주로 해외에서 공부한 이들은 미술행사를 기획·주관하면서 국내외 미술시장을 연결하는 ‘메신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인맥을 활용해 참신한 기획과 새로운 트렌드를 국내에 소개하기도 한다.

최근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큐레이터 중 한 사람은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의 딸 김선정 씨.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에서 미술을 전공한 그는 1990년대부터 큐레이터로 활동을 시작해 2005년에는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를 기획했다. 2007년 서울 화동에 독립큐레이터 사무실인 ‘사무소’를 낸 그는 경복궁 앞 기무사터에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방식의 미술제를 열어 주목을 받았고 ‘서울 미디어시티’(2010), 광주비엔날레 예술 총감독(2012)을 맡기도 했다. 올여름에는 강원 철원의 DMZ 접경지역에서 기획한 ‘리얼 디엠지 프로젝트’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에서 미술사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서순주 씨(53)는 그동안 샤갈 전, 모네 전, 반 고흐 전, 고갱 전 등 굵직한 블록버스터 전시회를 잇달아 기획해 주목받았다. 지난달 29일 덕수궁 옆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막을 내린 ‘낙원을 그리는 화가 고갱 그리고 그 이후’전에서는 고갱의 브르타뉴 시절부터 남태평양 타히티 섬에서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그린 작품 60여점을 한자리에 모았고 노재운, 리샤드 뉴섬 등 고갱의 예술정신을 계승한 현대 작가 5인의 작품도 함께 선보였다. 출품작에 대한 보험평가액만도 1조5000억원으로 전시 석 달 만에 35만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았다.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으로 오랫동안 재직한 정준모 씨(56)는 2009년부터 서울 운니동에 사무실을 내고 독립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정씨는 1995년 서울 청담동 갤러리아백화점의 ‘갤러리아, 갤러리가 되다’, 고양 아람누리미술관의 ‘모딜리아니’(2008년), 청주공예비엔날레(2011) 등을 잇달아 기획했으며, 올 하반기에는 도시재생사업에 문화·관광을 융합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섬에 문화와 스튜디오 콘도를 접목한 아르스튜디움을 건설할 계획이다. 프랑스 슈즈 디자이너인 루부탱의 개인전도 준비하고 있다.

중국을 무대로 활동 중인 윤제갑 씨, 지난해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를 맡은 김승덕 씨, 미국에서 활동하는 주은지 씨, 부산비엔날레 감독을 지낸 박만호 백남준아트센터 관장, 태화강 국제설치미술제를 기획한 미술평론가 김윤섭 씨(동국대 겸임교수) 등도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국내 스타급 큐레이터들은 전시 1건당 기획료로 최소 1000만원에서 최대 1억여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아트페어를 기획한 이진명 씨는 2500만원, 런던 ‘코리아 아이’ 프로젝트를 맡은 이대영 씨는 7000만~8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몇몇 스타 이외에 대부분의 큐레이터는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꾸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정준모 씨는 “큐레이터 지망생은 많지만 국내화랑이 영세해 보수가 턱없이 낮고 업무부담도 많아 이직률이 높다”며 “큐레이터의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경갑·정석범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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