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어하우스가 뭐길래 … 2030 주거 면접 진풍경 봤더니

입력 2014-01-27 07:43  

[ 박희진 기자 ]
"공무원 준비생? 좋아하는 음식은 치맥(치킨+맥주)?"
"말동무할 사람이 있으면 해서요. '밥터디'(함께 식사할 목적으로만 만나는 모임)도 질렸구요."

지난 25일 서울시 부암동에 위치한 쉐어하우스(Sharehouse) 해비제의 입주 면접 현장이다. '기묘한 동거'를 앞둔 이들의 대화에는 설렘과 긴장감이 담겨있다.

이 곳에는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 20여 명이 살고 있다. 해비제 운영자인 서혁준 씨(29)는 "빈 방 공고를 내자마자 문의 전화가 빗발친다" 며 "삶을 공유할 구성원을 받는 일인 만큼 면접을 통해 신중히 거주자를 뽑는다"고 말했다.

◆ 쉐어하우스 열풍 …1년만에 10개 지점 확장

20~30대 미혼 젊은층 사이에서 쉐어하우스가 새로운 주거 방식으로 확산되고 있다. 말 그대로 거실, 부엌, 화장실 등 공동 공간을 함께 쓰는 게 쉐어하우스의 가장 큰 특징. 개인 방은 따로 있다. 언뜻 보면 하숙집과 비슷하다. 하지만 식사 시간, 하숙집 아주머니 같은 규율 또는 규율자가 없다. 쉐어하우스만의 차별점은 구성원 간에 최소한의 역할만 정하고 최대한 자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다.

'쉐어하우스 스타일'은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선 이미 보편적인 주거 방식이다. 국내엔 2011년 서울 연희동 쉐어하우스라는 명칭으로 처음 소개됐다.

쉐어하우스 시장의 성장성을 알아보고 뛰어든 기업도 늘었다. 지난해 쉐어하우스 전문업체의 보더리스하우스, 사회적 기업 프로젝트 옥이 운영하는 우주 등이 문을 열었다. 이 업체들은 1년 만에 지점을 각각 10개 가까이 늘렸다. 올해 서울에만 쉐어하우스 4곳 이상이 들어선다.

국내 시장은 아직까지 걸음마 단계다. 하지만 1인 가구 급증으로 성장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1인 가구 안에서도 다양한 삶의 방식을 원하는 수요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것. 우리나라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에서 25.3%(2012년 기준)에 달한다. 2035년엔 34.3%로 늘어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쉐어하우스 '함께 꿈꾸는 마을'을 운영하는 조창희 유성산업개발 대표는 "건물 임대료와 관리비는 비싸고 거주자에겐 비교적 저렴한 월세를 받기 때문에 수익이 많이 나지 않는다" 며 "향후 1인 가구의 30% 정도가 쉐어하우스에 거주할 만큼 시장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 저렴한 주거비, 심리적 위안은 덤 … 불편함 있지만

초기엔 저렴한 주거 비용으로 인기를 탔다. 서울 시내 쉐어하우스의 방값은 보증금 100만 원 이하에 월세 30만~50만 원 대 수준. 비슷한 또래와 함께 살며 1인 가구의 외로움을 달랠 수도 있다. 한 번이라도 쉐어하우스에 살아 본 이들은 '쉐어'의 진정한 의미를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정보통신(IT)업체에서 일하는 이충원 씨(28)는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사니 배울 점도 많다" 며 "옆 방에 예술계에 종사하는 분이 있는데 그 분을 따라 부암동 벽화 프로젝트를 계획중"이라고 말했다.

이씨가 사는 곳에선 한 달에 한 번 '머리하는 날'도 있다. 미용 기술이 뛰어난 거주자가 다른 사람들의 머리도 손질해준다. 그는 "요리부터 청소, 음악, 못질까지 각자 잘하는 게 있어 어느새 모두가 일상에 필요한 존재가 됐다"고 말했다.

불편한 점도 없진 않다. 쉐어의 범위를 어디까지 열어 놓느냐를 두고 갈등이 일어나기도 한다. 해비제 운영자 서 씨는 "공동생활에서 느끼는 불편함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 며 "서로에 대한 배려와 최소한의 규율,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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