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강엠앤티 "중소형 FPSO로 세계시장 공략"

입력 2015-08-02 18:33  

1600억 투자한 경남 고성공장, 해양플랜트 시장 진출 교두보로
재킷 등 주요 플랜트 설비 수주…일본 등 해외에서 러브콜



[ 안재광 기자 ] 송무석 삼강엠앤티 사장이 2008년 경남 고성에 새 공장을 짓겠다고 하자 주변 사람들은 “미쳤다”고 말했다. 당시 회사 매출은 800억원 선이었다. 공장을 새로 건설하는 데는 두 배인 1600억원이 필요했다. “공장 짓다 망한다”는 얘기를 숱하게 들었다. 송 사장은 “평생 파이프만 만들고 싶진 않다”며 밀어붙였다. 삼강엠앤티는 20㎜ 두께의 철판을 구부려 이어 붙이는 후육강관 제조가 주력사업이었다.

공사하던 중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다. 공장만 덩그러니 지어놓고 일감을 따내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고조됐다. 다른 기업은 진행하던 투자를 최대한 늦췄다. 송 사장은 반대로 했다. 공사장에 매일 나와 덤프트럭 기사들에게 일일이 인사하며 “한 삽이라도 흙을 더 부어달라”고 간청했다. 공사를 시작한 지 8개월 만인 2009년 4월, 28만㎡ 규모의 공장이 가동되기 시작했다.

○국내외 수주 잇따라

삼강엠앤티에 고성공장은 보물 같은 존재다. 이 공장을 기반으로 세계 해양플랜트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다. 지난달 14일 약 300억원에 ‘바다 위의 정유공장’이라 불리는 부유식 원유생산·저장설비(FPSO) 공사를 수주한 게 대표적이다.

이 FPSO는 일본 IHI가 유럽의 한 선사로부터 일감을 받아 삼강엠앤티에 넘긴 것이다. IHI 혼자 감당하기 힘들다고 판단해 FPSO 하단 블록 공사를 삼강엠앤티에 맡겼다. 삼강엠앤티는 선수(船首)부터 중앙 블록 앞까지 길이 110m, 중량 1만2000t의 거대한 철강구조물을 제조해야 한다. 80m의 중앙 블록 연결공사도 삼강엠앤티가 하기로 했다. 고성공장은 800t짜리 골리앗 크레인과 537m의 부두가 있어 이런 공사를 하기에 적합하다.

삼강엠앤티는 국내 대형 조선소와 또 다른 FPSO 상단 부분 공사계약도 곧 맺는다. 공사금액은 IHI에서 수주한 것보다 더 많을 전망이다. FPSO의 상단 부분엔 원유를 생산하는 설비가 들어간다. 하단 블록에 이어 상단 정유설비까지 만들어내면 삼강엠앤티는 온전히 FPSO 한 척을 짓는 기술을 보유한다.

○“글로벌 해양 강소기업 만들겠다”

삼강엠앤티가 목표로 하는 시장은 2억~5억달러 규모의 중소형 FPSO다. 정유정제설비 등 중소형 FPSO에 들어가는 주요 부분은 싱가포르 조선사들이 장악하고 있다. 국내 대형 조선사는 규모가 작아 상대적으로 덜 주목하는 시장이다. 중국 기업은 기술이 뒤처져 아직 엄두를 못 낸다. 이 틈새시장에 들어가기 위해 삼강엠앤티는 그동안 해양플랜트의 하부를 받치는 ‘재킷’과 해저의 기름과 가스를 생산시스템에 공급하는 ‘터릿’, FPSO를 해상에서 고정해주는 ‘드리븐 파일’ 등 주요 기자재 설비를 수주하며 기술을 쌓았다. 두꺼운 철판을 구부리고, 용접하고, 연결하는 노하우가 있어 가능했다.

해양사업을 위해 현대중공업 해양본부장 출신인 강창준 씨를 부회장으로 선임하는 등 전문가도 대거 영입했다. 송 사장은 “일감이 몰려들고 있지만 사람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며 “우리 같은 강소기업을 위해 외국인 숙련근로자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성=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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