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삼성생명 사옥에 부영 간판이 걸렸네

입력 2016-09-11 18:09  

부영 2조5000억원대 '부동산 쇼핑'의 비밀

이중근 회장 "우리도 한번 뒷골목에서 앞으로 나가보자"

임대주택 사업에서 나오는 연 1조 현금으로 부동산 베팅

"가능성 있는 땅 10년 기다린다"
서울 성수동 뚝섬상업용지, 한남동·한강로 금싸라기 땅 보유



[ 홍선표 기자 ]
지난 1일 서울 태평로 옛 삼성생명 본관(부영 태평빌딩)이 30여년 만에 건물 간판을 바꿔 달았다. 1984년 준공 이후 줄곧 자리를 지켜왔던 삼성생명 간판이 내려간 자리에 두 마리 원앙과 ‘부영 사랑으로’란 문구가 적힌 부영의 로고가 걸렸다. 올해 1월 부영이 5750억원을 주고 빌딩을 매입한 지 8개월 만이었다. “우리도 한번 뒷골목에서 앞으로 나가 보자고 생각해 (삼성생명 빌딩을) 샀다”는 이중근 부영 회장의 구상이 최종 완성된 순간이었다.

‘임대주택 강자’ 부영이 국내 최대 부동산그룹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서울 을지로 삼성화재 본사 사옥과 올해 초 매입한 태평로 삼성생명 본관 빌딩 등을 포함해 최근 5년간 10여건의 랜드마크급 건물·토지를 사들였다. 금액 기준으로 2조5000여억원에 달한다. 제주, 강원 태백시 등에서 호텔·리조트개발 사업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5년간 2조5000억원대 부동산 매입

부영은 최근 대형 부동산 매물이 나올 때마다 주요 인수 후보자로 거론된다. 지난 2년 사이 서울 태평로 삼성생명 본관, 인천 대우자동차판매 부지, 태백시 오투리조트 등을 인수했다. 모두 5조원가량이 투자될 경남 창원시 진해글로벌테마파크 사업자로도 선정됐다.

이 회사는 사들인 땅의 개발을 서두르지 않는 것으로 이름나 있다. 남들이 별 관심을 보이지 않을 때 사서 최고의 개발 타이밍이 될 때까지 10년 이상 묵히는 경우도 많다. 2006년 사들인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부지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일부 부지를 개발해 ‘제주 부영호텔&리조트’를 개장했다. 제주지역에 보유한 부동산 자산 가치만 1조원이 넘지만 단계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2009년 3700억원에 매입한 서울 성수동 뚝섬상업용지와 서울 용산 미군부대 인근 한남동 및 한강로 금싸라기 땅들도 그냥 보유 중이다.

묵힌 땅은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선보인 ‘동탄2사랑으로 부영’ A70·71·72블록 아파트 1631가구(일반공급분) 청약에는 9만개가 넘는 청약통장이 몰렸다. 평균 청약 경쟁률은 55.5 대 1을 기록했다. 이 땅은 2011년 수도권 부동산시장이 최악일 때 매입한 부지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을 때 부영 혼자서 6개 필지를 싹쓸이했다. 대부분 건설사가 사업 확장을 자제하던 2011년 한 해 동안 부영이 신도시와 수도권 주요 택지지구를 중심으로 사들인 땅만 2조4698억원어치에 달한다.

유동자산만 5조4000억원에 달해

부영은 임대아파트 보증금·임대료, 분양전환에 따른 이익 등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성장해왔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1년 내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유동자산은 5조4714억원 규모다. 부영 관계자는 “임대료, 임대보증금, 분양전환 대금 등을 합해 매년 창출되는 현금 흐름이 1조원대에 달한다”며 “경기 침체로 서울 도심권 주요 오피스 빌딩이 대거 매물로 나와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영은 1983년 설립된 이후 30여년간 주로 임대주택을 공급하며 덩치를 키웠다. 지난 1월 기준으로 전국 336개 단지에서 임대아파트 21만2611가구, 분양아파트 5만2350가구를 공급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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