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어썸뉴욕] 타임스퀘어에 갇힌 슈퍼영웅들

입력 2017-10-11 13:52   수정 2017-10-11 16:41


‘세계의 중심’이란 미국 뉴욕 맨해튼엔 없는 게 없습니다. 특히 미드타운의 관광명소인 타임스퀘어에는 전세계를 지키는 ‘영웅’들이 다 있습니다. 슈퍼맨과 배트맨, 스파이더맨, 아이언맨뿐 아니라 트랜스포머도 있고 미키마우스와 엘사 공주, 반나체의 컨트리맨까지 어슬렁댑니다. 지난해까진 성조기를 가슴에 그린 토플리스(topless) 걸들도 마구 돌아다녔죠.


이들은 소위 ‘캐릭터 연기자’입니다. 다양한 캐릭터 옷을 입고 관광객과 함께 사진을 찍어주는 대가로 1~2달러씩 팁을 받아 생활하는 사람들이죠.


그동안 타임스퀘어를 활보하며 돌아다니던 이들은 요즘 갇혀있습니다. 잘 보시면 바닥 곳곳에 그려진 파란색 줄로 표시된 페인트존 안에서만 움직입니다. 지난해부터 뉴욕시가 정한 활동 구역(activity zones)입니다.


과거 이들은 타임스퀘어의 인기를 높여주던 명물이었습니다. 하지만 돈벌이가 너무 잘 되자 문제가 생겼습니다. 지난해 뉴욕데일리뉴스의 한 여기자는 토플리스로 분장해 관광객들과 사진을 찍으며 돌아다녔더니 하루 팁 300달러를 벌었다는 기사를 쓰기도 했습니다. 이에 너무 많은 캐릭터들이 나타났고, 상반신을 노출한 ‘토플리스’ 걸들까지 등장했습니다. 이들간 자리다툼까지 벌어져 싸움이 벌어지거나, 팁을 주지 않으려는 관광객과 연기자 사이의 다툼까지 심심찮게 일어나자 당국이 나섰습니다. 지난해 4월 뉴욕시의회는 타임스퀘어를 활동 구역과 보행 구역으로 나누는 조례안을 통과시켰고, 뉴욕시는 작년 6월 말부터 이를 시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그후 ‘캐릭터들과 사진을 찍으면 팁을 줘야할 것’이란 경고문이 붙은 활동 구역 안에서만 활동할 수 있습니다. 가끔 지나가다보면 슈퍼맨, 배트맨 등 영웅들이 감옥에 갇힌 것 같아 불쌍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너무 지나친 자유가 방종을 낳았고 결국 구속된 것이란 생각입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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