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가에 캐릭터 다룬 '힐링 에세이' 인기몰이

입력 2018-04-17 18:34  

2030 여성 사로잡은 고전 캐릭터 + 짧은 명언

인기 끄는 캐릭터 에세이집

캐릭터 비중 커지고 글은 짧아
만화 명대사로 교훈·위로 전달
어린시절 느낀 친밀감도 공유

줄줄이 베스트셀러 대열에

'곰돌이 푸…' 한달새 10만부 팔려
'빨간머리 앤…'은 28만부 판매
'보노보노처럼…'도 12만부



[ 심성미 기자 ]
곰돌이 푸, 보노보노 등 꾸준한 인기의 고전 캐릭터를 내세운 ‘위로(힐링) 에세이’가 출판계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만화 속 고전 캐릭터의 명대사나 만화가 주는 삶의 교훈, 위로의 말이 20~30대 여성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어서다. 위로의 주체가 김난도의 《아프니까 청춘이다》, 혜민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등에서 친근한 고전 캐릭터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전 캐릭터+명언=베스트셀러’ 공식 되나

지난달 출간된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RH코리아)는 행복에 대한 니체의 명언, 만화에서 나온 명대사 등을 뽑아 푸의 목소리로 전하는 ‘힐링 에세이’다. 지난달 출간된 이 책은 한 달 만에 11만 권이 팔려 교보문고 등 각종 서점 베스트셀러 종합 2위에 올랐다. 푸, 피글렛, 이요르 등 만화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입을 통한 위로의 메시지가 독자들에게 공감을 얻고 있다.


책을 기획한 양원석 RH코리아 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봐온 고전 캐릭터의 친근감이 2030 여성들에게 더욱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이 책 구매자 중 31.8%가 20대 여성, 28.3%가 30대 여성으로 구매자 가운데 60.1%가 2030 여성이다.

양 대표는 또 “푸가 전하는 짤막한 위로의 메시지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하기 좋다는 점도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사진 SNS인 인스타그램에 《곰돌이 푸…》가 태그된 게시물은 3200여 개에 달한다. 대부분 ‘행복을 매일 느낄 수는 없지만, 한 번의 행복이 내 삶을 의미 있게 해줘요’ ‘가끔은 좋아하는 것에 흠뻑 빠져보세요. 그것이 바로 건강한 삶의 비결이에요’ 등의 메시지를 찍어 올린 게시물이다.

◆글은 짧아지고 캐릭터는 커지고…

고전 캐릭터를 앞세운 에세이의 원조는 2016년 출간된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아르테)이다. 백영옥 작가가 만화영화인 ‘빨강머리 앤’을 다시 보면서 느낀 정서를 자신의 삶과 연결해 풀어낸 에세이집이다. ‘무한긍정의 아이콘’ 앤에게서 웃음과 위로를 발견해 전달하는 이 책은 28만 부 판매를 돌파했다.

지난해 출간된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놀) 역시 12만 부 가까이 판매됐다. 저자인 김신회 씨가 만화 ‘보노보노’의 대사에서 공감한 경험을 에세이로 풀었다. “살아 있는 한 곤란하게 돼 있어. 그리고 곤란한 일은 결국 끝나게 돼 있어. 어때? 이제 좀 안심하고 곤란해할 수 있겠지” 같은 대사들이다.

최근 출간되고 있는 고전 캐릭터 에세이의 색다른 특징은 ‘캐릭터 비중이 커지고 글은 짧아진다’는 점이다. 《보노보노처럼…》가 흥행에 성공하자 만화 ‘보노보노’의 원저자 이가라시 미키오의 에세이 《보노보노의 인생상담》도 지난달 국내에 번역 출간됐다. 질문과 답변으로 이뤄져 ‘읽는 부담’이 훨씬 적어진 이 책은 출간 한 달 만에 5000부가 나갔다.

한 출판계 관계자는 “김난도, 법률·혜민스님으로부터 위로를 받던 2030 세대들이 이제 어렸을 때부터 봐온 친근한 캐릭터들의 위로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얄팍한 책 기획에 대한 아쉬움도

위로를 담은 명언 한두 줄과 캐릭터 그림으로 이뤄진 《곰돌이 푸…》의 흥행으로 출판사 RH코리아는 상반기에 백설공주 등 월트디즈니 캐릭터를 앞세운 에세이 6~7권을 더 출간할 계획이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한 줄짜리 명언에 캐릭터가 크게 편집된 ‘명언집’이다. 디즈니 측과 이미 저작권 계약까지 마쳤다.

일각에선 캐릭터를 앞세운 명언집 류의 ‘기획서’가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데 대한 우려도 제기한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캐릭터 저작권 계약 후 키워드에 맞게 편집만 잘하면 특정 저자 없이도 만들 수 있는 도서가 많이 기획되고 있다”며 “업계에선 깊이 있는 책보다 읽기 쉽고, SNS에 공유하기 좋은 책들이 인기를 끄는 트렌드가 지속되는 데 대한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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