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서 될라" 태영호 책 서점가 돌풍… 씁쓸한 현실

입력 2018-05-18 17:47  

北의 남북대화 '어깃장' 이후
대북신중론 분위기 반영된 듯
'미리 사두자'…주문 쇄도



[ 임락근 기자 ] 서점가에 ‘태영호 열풍’이 불고 있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북한 김정은 정권의 실상을 그린 저서 《3층 서기실의 암호》(사진)가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를 조짐이다.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공급 물량이 달리는 품귀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18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출판사인 기파랑은 증쇄를 마치고 2차 물량 5000권을 급히 공급했다. 지난 15일 출판 당시 시중에 풀었던 1차 물량 5000권은 대부분 서점에서 완판됐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출판사의 공급 물량이 부족해 유동인구가 많은 주요 지점에 우선적으로 책을 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파랑 관계자는 “예상보다 많은 독자가 몰리면서 공급 물량이 일시적으로 동났다”며 “3차 인쇄분 2만 권가량도 다음주 월요일께 전국 서점에 깔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판매도 급증세다. 교보문고, YES24, 알라딘 등 주요 온라인 도서판매 사이트에서 모두 주문량 기준 국내 주간베스트 1위에 올랐다.

북한이 최근 남북 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면서 대북신중론이 힘을 얻고 있는 등 변화한 분위기가 인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여권에서는 태 전 공사가 남북 화해 분위기를 깬다고 비판하지만, 김정은 정권의 실체를 알고 싶어하는 대중들의 니즈가 반영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박유하 세종대 교수의 《제국의 위안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전두환 회고록 1》 등처럼 삭제 판결을 받거나 출판 금지 처분을 당하기 전에 사두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온라인 도서판매 사이트 리뷰에는 ‘표 전 공사의 책도 금서로 지정될까 봐 여러 권 주문했다’는 게시글이 이어지고 있다. 김 교수는 “태 전 공사를 향한 북한의 위협뿐만 아니라 정부와 여당의 과도한 비판이 빚은 현상”이라며 “출판의 자유가 보장된 민주주의 국가에서 금서 지정을 걱정해야 하는 세태가 씁쓸하기만 하다”고 했다.

기파랑 관계자는 “언론에서 화제가 돼도 실제 판매 증가로 잘 이어지지 않는데 이번 건은 이례적”이라며 “금서로 지정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전화가 출판사로도 끊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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