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울화통 터지는 날 있다면 '그러려니' 해보세요

입력 2018-11-29 17:18  

그럴 수도 그러려니 그렇겠지

전대길 지음 / 상상미디어 / 407쪽│1만8000원



[ 최종석 기자 ] 인간은 하루에 5만~6만 가지를 생각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중 약 75%는 부정적인 생각이고 긍정적인 생각은 25% 정도뿐이라고 한다. 가정이나 직장에서도 부정적인 생각에 시달리며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 정도가 심하면 우울증에 빠질 우려도 있다.

수필가이자 기업인인 전대길 동양EMS 대표는 45년간의 직장생활을 통해 터득한 긍정의 생각과 삶의 지혜를 《그럴 수도 그러려니 그렇겠지》에 담았다. 화가 치밀어서 어쩔 줄 모를 때, “그럴 수도 (있지), 그러려니 (하지), 그렇겠지”라며 긍정의 주문을 외우면 부정적인 생각이 눈 녹듯이 사라지는 마법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전 대표는 1995년 노사관계 뒷이야기를 엮은 《회장님 시계 바꿔 찹시다》란 책을 펴내 한국문학예술상을 받았다. 그는 한진해운 인사과장, 한국경영자총협회 이사, 고급인력정보센터 초대 소장으로 일하며 만난 수많은 경제 영웅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기업인, 노동조합 간부, 고위 공직자와의 인연에 대해 이야기한다. 산전수전을 다 겪으며 깨달은 생활의 철학도 소개한다.

저자는 가장 존경하는 분으로 어머니, 도산 안창호 선생 그리고 고(故)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을 꼽는다. 그는 13년간 경총에서 일하면서 당시 경총 회장이던 이동찬 회장을 가까이서 모셨다. 어느날 이 회장에게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했던 일화를 책에서 전한다. 이에 이 회장은 “주머니에 한번 들어온 돈은 단돈 1원도 명분 없이 쓰지 않는 것”이라고 답했다.

전 대표는 고급인력정보센터 소장으로 일하면서 만난 잊을 수 없는 인물들의 이야기도 소개한다. 하루는 백발의 노신사가 레스토랑 웨이터로 일하고 싶다고 그를 찾았다. 알고 보니 그는 서상록 전 삼미그룹 부회장이었다. “정말 구하는 직업이 식당 종업원이 맞느냐”고 거듭 묻자 서 전 부회장은 “아무리 높은 자리에 있었어도 떠났으면 다른 직업을 찾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라며 “직업에 귀천을 따지거나 편견이 있다면 당신은 인력센터 소장 자격이 없다”고 일갈했다.

명사들의 취미활동을 통해 열심히 일하면서 인생을 즐겁게 사는 법도 전한다. 고(故)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취미는 수상스키였다. 시간만 나면 청평호수 물살을 가르며 온갖 시름을 날려 보내곤 했다. 서강대 교수와 국무총리로 일한 고(故) 남덕우 전 한국무역협회장의 취미는 클래식 기타 연주였다. 고(故) 조중훈 한진그룹 명예회장은 사진작가였고,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은 야생화 사진을 찍는 것이 취미였다.

인사전문가이자 4000여 명의 임직원을 둔 기업의 대표로서 저자는 청년들에게 직장생활을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비결도 알려준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꾸준하게’ ‘힘들고 막히면 잠시 제자리에 쉬어가고’ ‘문제 해결을 즐기면서 하고’ ‘절대로 중도에 포기하지 말라’는 성공비법 다섯 가지는 가슴에 새겨둘 만하다.

사원시절에는 사장이 월급을 준다고 생각하던 그는 사장이 된 뒤 역지사지의 정신으로 생각해 보니 사원들이 일한 부가가치의 산물로 사장인 자신이 보수를 받고 있음을 깨우쳤다고 말한다. 생각을 바꾸자 자신의 월급을 주는 사원들이 예뻐 보이고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는 것이다. 폭넓은 생각으로 사람을 대하는 저자의 인생관은 책장을 넘길수록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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