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원전해체산업 선도할 원전해체연구소, 부산 울산 공동 유치

입력 2019-04-15 15:39  

글로벌 원전 해체시장 선점을 통한 동남권 지역 연관산업 활성화 극대화 기대

산업통상산업부와 부산시, 울산시, 경북도, 한국수력원자력가 수백조 원 규모의 세계 원전해체시장 선점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부산시와 울산시와 산업통상자원부는 15일 국내 최초로 해체예정 원전인 고리1호기 현장에서 ‘원전해체연구소 설립 및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이철우 경상북도지사,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최인호 의원 등 국회의원, 원자력연구원, 원자력환경공단 등 원자력 관련 유관기관, 두산중공업, GS건설 등 원전 전문기업·연구기관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2017년 6월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원전해체 기술력 확보를 위해 동남권 지역에 원전해체 관련 연구시설 설립을 적극 지원해 우리나라가 원전해체산업 선도국가가 될 수 있도록 정부가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업무협약에서 부산, 울산 경계 일원에는 원전해체연구소 본원을 설립하고, 중수로 원전 4기가 위치한 경주에는 가칭 중수로해체기술원을 설립하기로 발표하고 상호간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원전해체연구소는 원전해체산업의 구심점으로서 영구정지된 고리1호기 등을 안전하게 해체하기 위한 기술개발과 상용화 및 실증을 위한 테스트베드, 인력양성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원자로 모형(Mock-up), 제염성능 평가시설, 절단설비 등 핵심장비를 구축할 예정이다.동남권 등 원전지역 소재 원전기업의 해체산업 참여를 지원하고, 지역별 기업지원기관, 대학교, 연구기관 등과도 적극 협력하여 동남권 지역 원전해체산업 육성의 허브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정부는 연구소 준공 전이라도 원전해체 참여희망 기업을 지원하고 원전해체를 사전 준비할 수 있도록 오는 5월 연구소 설립준비단을 출범한다.연구소 설립준비 및 인력선발, 장비구입, 기술실증 등 연구소 역할 일부를 조기에 수행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날 업무협약 체결식에 이어 원전해체산업 육성방안에 대해 민?관 산학연 전문가들이 모인 가운데 산업부 장관 주재로 의견수렴을 위한 간담회도 열었다.

간담회에서는 원전해체 분야가 초기 시장이고, 절대적 강자가 없는 만큼 열심히 노력하면 국내 기술과 산업역량을 활용해 국내 노후 원전의 안전한 해체는 물론이고 해외시장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원전해체산업 육성의 구심점으로서 원전해체연구소 구축 및 원전기업의 초기일감 창출, 전문기업 육성 방안 등을 설명한 후, 참석자들의 의견을 들었다.

산업부는 간담회에서 제시된 의견 등을 참고해 원전기업의 해체 참여를 유도해 산업역량을 확충하기로 했다.지역 중심으로 원전산업 생태계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 원전해체연구소 설립방안을 포함한 원전해체산업 육성전략을 향후 최종 확정⋅발표할 예정이다.

그동안 부산 지역에서는 원전해체연구소를 유치하기 위해 2014년 결의 및 서명운동에 10만명의 시민이 동참하는 등, 국내 최초 해체원전인 고리1호기의 안전한 해체를 위한 기술개발과 산업 육성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다.이날 업무협약을 통해 가시적 성과를 거둠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와 원전해체 산업이라는 에너지분야 신산업 육성의 전기를 마련했다.

이번 부산, 울산시의 공동 유치는 국가 경제발전을 위해 경쟁보다는 협력과 소통을 통해 더 큰 시너지를 창출한 지자체간 대표적인 상생 모델로 자리 매김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전해체연구소 유치로 부산지역에는 절단, 제염 등 연관산업 신규 일자리 창출과 연구소 인근 원전해체 기업 집적화, 지역 기업의 해체산업 초기시장 참여기회 확대로 글로벌 경쟁력 확보 등의 파급효과도 기대된다.

부산은 원전해체 경험이 있는 미국 국립아르곤연구소와 2018년 원전해체분야 업무협약을 맺고, 부산대학교와 원전해체 전문 인력양성 교육과정을 개설해 연 20명씩 인력양성을 하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동남지역본부와 지역 원전해체 전문기업에 기술개발 지원도 하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 부산테크노파크,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등 산학연이 함께 원전해체산업 육성협의회, 원전해체 기술협의회를 구성해 기업들간 네트워크도 구축하는 등 원전해체산업 육성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현재 원전해체 시장은 지난해 7월 기준 전세계 675기 원전 중 영구정지 원전은 166기이고 이중 미국(16), 독일(3), 일본(1), 스위스(1)의 21기만 해체가 완료됐다. 상업용 원전을 해체한 국가는 미국이 유일하다. 2020년대 후반부터 원전해체 산업 규모가 본격 확대될 전망으로, 고리1호기 해체를 기회로 원전기업의 미래 먹거리로서 시장을 선점해나갈 필요가 있다.

국내는 2030년까지 원전 12기가 수명을 다하게 된다.원전 1기 해체 비용을 7515억원(2017년 기준) 정도로 산정할 경우 약 10조원 정도의 국내 시장이 열릴 전망이다. 2050년까지 440조원 규모의 세계 원전 해체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시는 원전해체산업 활성화를 위해 부산상의 , 부산테크노파크,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동남지역본부, 한국기계연구원, 부산대 등 부산지역 유관기관과 원전해체산업 육성 세미나, 워크숍 등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국수력원자력, 원전기업지원센터 등과 원전해체산업 진출 지원을 위해 지역기업 대상 간담회 등도 열 계획이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원전해체연구소를 설립함으로써, 향후 연이어 정지될 원전들을 우리 기술로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해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무엇보다 첫 사례가 될 고리1호기를 안전하게 해체해 지역민들과 전 국민의 신뢰를 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원전해체산업은 막대한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산업으로서, 대한민국 탈원전 시대를 이끌 미래 산업이기도 하다”며 “부산을 비롯한 동남권 지역은 이미 원전해체와 연관된 관련 산업과 기술력, 연구 인프라 등을 충분히 갖추고 있기에 지역 기업들과 원전해체연구소가 유기적으로 협력해 수백조 원 이상의 세계 원전 해체시장을 빠르게 선점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상공계도 이번 조치를 환영했다.이갑준 부산상의 상근부회장은 “그동안 동남권은 하나의 광역경제권 구축을 위해 많은 노력을 펼쳐왔으며, 그 대표적인 사업중 하나가 부산과 울산 접경지역에 원전해체연구소를 공동유치 하는 것이었다”며 “원전해체산업은 조선, 철강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남권의 주력산업이 미래성장동력으로 새롭게 진출할 수 있는 분야인 만큼 침체되어 있는 지역 제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 기업인들과 전문가가 주축이 돼 출범한 ‘원전해체산업 특별위원회’를 활성화시켜 유망한 지역기업들이 원전해체산업 진출에 필요한 분야별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조기에 글로벌 스탠다드에 도달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부산=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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