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 中 지리車 배터리 합작社 설립

입력 2019-06-13 17:49  

1034억원씩 출자 5 대 5 로


[ 김재후 기자 ] LG화학이 중국 완성차업체와 전기자동차 배터리 회사를 설립한다. 국내 기업이 중국 완성차업체와 손잡고 현지에 배터리 합작법인을 세우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LG화학은 13일 중국 지리자동차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지리자동차는 중국 토종 완성차업체 가운데 판매 1위 업체다. 합작법인은 두 회사가 1034억원씩 출자해 5 대 5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LG화학 관계자는 “공장 부지와 법인 명칭 등 세부사항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2021년 말까지 연간 1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0GWh는 연간 15만 대의 고성능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규모다. LG화학은 중국 완성차업체와 합작법인을 세워 현지에서 배터리를 생산하게 됨에 따라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중국 난징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 두 곳을 가동하고 있다.


LG화학, 中 완성차 업체와 현지서 첫 '배터리 동맹'
"세계 최대 배터리시장서 안정적 공급처 확보"

LG화학이 국내 배터리회사로선 처음으로 중국 지리(吉利)자동차와 전기차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한 건 중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중국은 지난해 기준 세계 전기차 판매량의 50%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하지만 중국산 배터리에만 보조금을 주는 방식으로 자국 시장을 보호하고 있다. LG화학은 아예 배터리의 주요 고객인 중국 자동차회사와 함께 중국 내에 배터리 공장을 세우는 우회 전략을 쓰기로 했다.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처 확보

13일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내년 150만 대에서 2023년 350만 대, 2025년엔 580만 대로 빠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현재 중국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CATL을 비롯해 BYD, 구오쏸 등 중국 업체 제품이다.

국내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CATL은 이제 막 수출을 시작했고, BYD는 중국 내 BYD자동차에만 배터리를 주로 납품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이들 회사의 세계 시장 점유율(올 1~4월)은 각각 1위와 3위로, LG화학(4위)보다 높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내수 시장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현재 미국과 중국, 폴란드 등에서 해외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은 미국 시장, 폴란드는 유럽 시장을 수요처로 삼고 있다. 하지만 중국 난징 공장 두 곳에서 만든 전기차 배터리는 중국 이외 아시아 자동차 업체로 납품된다.

LG화학은 이번에 중국 현지 자동차회사와 배터리 생산법인을 합작으로 설립해 중국 내에서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처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LG화학과 지리자동차의 합작법인이 설립한 공장이 본격 가동하는 2022년부터는 중국 정부의 배터리 보조금 정책도 종료된다. 보조금 지급이 끝나면 중국의 자동차회사들도 품질이 우수한 LG화학 배터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LG화학도 이에 대비해 지난해 말 35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내년 말까지 100GWh로 키우기로 했다.

배터리 수요, 예상보다 커질 수도

LG화학과 중국의 지리자동차의 합작법인이 생산한 배터리는 지리자동차뿐 아니라 볼보 등 자회사들 전기차에도 들어갈 계획이다. 지리자동차는 2010년 미국 포드로부터 볼보 승용차 사업부를 인수했다. 독일 다임러의 1대 주주(지분율 9.7%)이기도 하다. 특히 지리자동차의 지난해 중국 승용차 시장 점유율은 폭스바겐(18%)과 GM(13.7%)에 이어 3위(6.6%)였다. 중국에서 가장 많은 승용차를 판매한 중국 회사다. 지리자동차는 내년부터 판매하는 자동차의 90%를 전기차로만 생산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현재 계획된 10GWh 규모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LG화학은 공장 부지 등 세부 사항이 결정되면 투자액을 늘릴 계획이다. 이날 밝힌 출자금 1034억원은 일단 합작법인 설립에만 필요한 돈이다. 공장 규모나 위치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LG화학은 최소 5000억원 이상을 추가 투자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사장)은 “세계 배터리업체들이 경쟁할 중국 시장에서 로컬 1위 완성차업체를 파트너로 확보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며 “지리자동차 외에도 세계 유수 완성차업체들과 합작법인 설립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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