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예보, 캄코시티 재판 패소.. 부산저축銀 채권 회수에 '빨간불'

입력 2019-07-09 18:18  

≪이 기사는 07월09일(18:1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예금보험공사가 추진해 온 옛 부산저축은행의 캄보디아 자산 회수에 '빨간불'이 켜졌다. 9일 캄보디아 재판부는 부산저축은행 등이 투자한 캄코시티 프로젝트의 시행사인 월드시티가 예보를 상대로 제기한 주식반환청구 항소심에서 월드시티의 손을 들어줬다. 예보는 판결문을 받는 대로 2심 재판부의 판결 사유를 분석해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캄코시티는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중심부의 대규모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다. 예금자들의 돈으로 대규모 부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을 벌이다가 2011년 잇달아 영업정지를 당한 부산저축은행 및 계열 저축은행들(부산2·중앙부산·전주·대전저축은행)은 2005~2008년 대출(1830억원) 및 펀드투자(539억원)으로 총 2369억원을 이 사업에 투자했다.

이 과정을 주도한 것은 한국인인 이상호 랜드마크월드와이드(LMW) 대표(사진)다. LMW는 이 대표가 대주주다. 양측은 캄보디아 현지에서 토지 등을 매입하기 위해 월드시티라는 시행사를 세웠다. 이 회사의 지분율은 LMW 및 계열사가 40%, 부산저축은행 및 계열사가 60%다.

월드시티가 캄보디아 재판부에 제기한 소송 내용은 60%의 지분까지 자신들이 가져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 측에서 보면 '적반하장'이지만, 캄보디아 측은 외국에서 받은 투자금을 정당한 사유도 없이 반환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저축은행이 피해자들의 돈을 함부로 굴린 것과 이 문제는 별개의 사안이라는 논리다.

이 대표는 부산저축은행 경영진과 광주일고 동문으로 대단히 가까운 사이였다. 피해자들이 부산저축은행 등에 떼인 돈 중 예금자보호 한도 내 금액(5000만원)을 대신 보전해 준 예보는 부산저축은행과 함께 사업을 벌인 LMW를 상대로 돈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내서 2016년 한국에서 최종 승소했다. 월드시티를 상대로 제기한 중재판결도 2017년 1월 판결을 받았다. 받아야 할 돈은 원금 및 이자를 합해 6500억원에 육박한다.

이 대표 측과 예보는 서로 돈을 돌려달라(예보), 주식을 반환하라(이 대표 측)며 지난 5년간 1심-2심-1심-2심-3심-2심-3심-2심을 오가는 지루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캄보디아 재판부는 대법원이 판결을 파기환송해도 항소심이 이를 다시 뒤집을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판결이 특히 주목을 받은 것은 시점 때문이다. 지난 5월 서울회생법원은 LMW에 대한 파산 결정을 내렸다. 파산 관재인이 선임돼 이 대표 측의 LMW 통제권한이 상당부분 상실됐다. 또 방송사와 국회의원 등이 이 문제에 가세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 캄보디아를 방문해 캄보디아 정부에 협조를 당부하는 등 '정치화'됐다. 캄보디아 현지의 관심도 커졌다. 캄보디아 언론의 취재 열기도 뜨거워졌다. 캄보디아 재판부가 종전과 달리 이 문제를 신중하게 판단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일단 패소 판결이 나왔지만, 이 판결의 의미를 지나치게 확대해석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게 예보의 주장이다. 예보 관계자는 채권 회수와 재판 결과가 서로 다른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2016년 대법원에서 진행한 대여금청구소송과 2017년 대한상사중재판정에서 최종 승소하며 대출채권 집행권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물론 이날 재판에서도 승소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이날의 재판과 채권회수 관련 재판은 사실 서로 다른 쟁점을 다루고 있다. 채권을 회수할 수 없다거나 채권의 권리가 사라진 게 아닌 만큼, 향후 더 다퉈볼 여지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캄코시티 재판 결과가 바람직하게 나오지 않았는데 앞으로 예보가 대응해 나갈 테고 금융위도 당연히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예보는 이 대표를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