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의 품격] 크린럴, 간편식 전성시대 조력자로 '반전드라마' 쓴다

입력 2019-07-25 08:00   수정 2019-07-26 10:41

크린럴, 식품포장분야에서 80% 웃도는 압도적인 시장점유율
위생관념 부족한 중국 시장 도전하는 모험 감행
HMR 시장 성장, 친환경 트렌드 포착해 매출 반등 성공





# 1인 가구인 회사원 김민서(35세)씨는 가정간편식(HMR)을 먹을 때 마다 크린럴을 애용한다. 음식이 넘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크린럴을 씌운 용기에 담아 전자레인지로 데운다. 오븐을 이용할 때는 종이 호일로 대체한다. 요리가 남은 경우에도 그릇에 크린럴을 덮어 보관한다.

HMR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크린럴이 반전 드라마를 쓰고 있다. 반조리 제품을 데우거나 조리 후 남은 음식물을 보관할 때 사용 빈도가 늘어난 만큼 제 2의 전성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게 유통업계의 분석이다. 크린럴은 불과 2년 전인 2017년 매출 정체를 고민했지만 간편성과 친환경을 요구하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적극적으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크린럴, 식품포장용품·주방생활용품 기업…지난해 실적 '반등'
크린럴은 비닐랩·호일·비닐백 등 식품포장용품과 고무장갑·행주·수세미와 같은 주방생활용품을 생산하는 회사다. 크린럴의 하위 브랜드로는 친환경 접시류·청소용품·천연세제용품·물티슈·세탁망·테이프 등 다양한 생활편의용품을 판매하는 '이나우스(INAUS)'가 있고 식자재 브랜드인 '식구', '유즈웰(USEWELL)'도 운영 중이다.

크린럴은 식품포장분야에서 80%를 웃도는 압도적인 시장점유율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가정 주방뿐만 아니라 업소·산업 현장·의료 현장 등 크린럴의 수요는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지난해 크린럴의 매출은 연결기준 1364억4000만원을 기록해 2위 업체와 4배 이상 격차를 벌렸다. 특히 영업이익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두 배 증가한 133억96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크린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이다. 이 같은 실적의 의미가 남달랐던 이유는 2017년 영업이익이 곤두박질쳤기 때문이다.

크린럴의 매출은 2015년 1286억원부터 지난해 1364억원까지 꾸준히 늘어났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015년 95억원, 2016년 120억원을 기록했다가 2017년 82억원으로 창업 이후 처음으로 급감했다. 사업 다각화가 성과를 내지 못해 '부메랑'이 돼 돌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HMR 열풍과 친환경에 대한 관심 증가, 부실 사업에 대한 정리가 진행되면서 크린럴은 반등에 성공했다.

◆국내 식품포장시장 1위 크린럴…해외 28개국 수출

크린럴은 재일교포인 전병수 회장이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1983년 7월 부산에 설립한 회사다. 이듬해인 1984년 유해성 논란이 끊이지 않던 PVC(염화비닐) 재질의 식품 포장 랩 시장에 인체에 무해한 폴리에틸렌 소재 랩(LLD-PE)을 내놓으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이후 불과 5년 만에 국내 대기업들을 모두 제치고 시장 점유율을 무섭게 넓혔다.

1991년 2월에는 제2공장을 준공해 생산라인을 확대했고 식품포장용품 이외에 크린터치 수세미, 샤워타월, 고무장갑 등 생활편의용품으로 생산품목을 확대했다. 국내 시장을 석권하고 품목이 다변화되자 자연스레 해외 진출을 모색했다. 크린럴은 1993년 중국 시장에 진출해 위생관념이 부족했던 현지 소비자들을 공략했다. 그 결과 2005년 중국 내수 시장 점유율 30%를 넘기는 경사도 맞았다.

중국에서의 성공을 확인한 크린럴은 해외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고삐를 더욱 죄었다. 호주, 뉴질랜드,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 세계 각국으로 판로를 개척했고 현재 총 28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러시아 시장에도 진출했다. 러시아 초대형 쇼핑몰인 '뜨보이돔체인'과 '아즈부카 부쿠사 체인'에 진출한 것은 물론 러시아 홈쇼핑 채널인 '붐TV'에도 크린럴 고무장갑을 론칭했다. 크린럴은 이번 수출을 시작으로 유럽 시장까지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식품포장시장에서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시장의 파이가 크지 않아 고민하던 크린럴은 HMR 시장에서 기회를 엿봤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 부산, 광주, 대전 등 4대 도시 4500가구를 분석한 결과 에어프라이어 보유율은 38.2%로 인덕션(36%)을 넘어선 상황이다. 이 때문에 종이 호일의 판매량이 급증했다. 종이 호일은 크린럴에서 생산하는 제품이다.

티몬에 따르면 지난해 종이 호일의 매출은 전년 대비 148% 가량 늘었다. 특히 에어프라이어 기기에 맞춘 원형 종이 호일도 인기를 얻으며 판매 순위 톱3 안에 랭크됐다. 실제 크린럴의 '원형 종이호일'은 지난해 총 8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올해는 1분기에만 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전년 대비 50% 증가한 12억원이다.

지난 4월부터 시행된 대형마트, 백화점, 50평 이상 슈퍼마켓에서의 1회용 비닐봉투 제공 규제도 크린럴에 호재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친환경 트렌드가 지속됨에 따라 일회용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의 기준이 높아진 것이다. 크린럴은 바이오매스 합성수지를 사용한 친환경 제품을 새롭게 출시하고 이들을 공략했다.

친환경 크린럴 제품은 환경부가 추진하는 녹색소비, 녹색생활 확산을 위한 그린카드제도에 참여하고 있다. 고객이 그린카드를 이용해 친환경 크린럴 제품 구매 시 에코머니 포인트를 최대 6%까지 제공하며 이 포인트 적립을 통해 소비자는 전국 지자체 관광, 문화시설(국립공원, 국립자연휴양림, 지자체시설) 무료, 할인 입장이 가능하다. 3만 포인트 이상 적립 시에는 현금이나 상품권 교환도 가능하다. 크린럴은 친환경이 미래 먹거리 사업이라고 판단, 앞으로도 계속 친환경 라인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주방용품생산에 집중했던 크린럴은 이제 36년간 필름 분야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회사인 주식회사 '클랩'을 통해 광학필름 분야에도 진출했다. 클랩은 디스플레이와 센서 산업에서 30년 이상 경험을 가진 핵심인력으로 구성됐다. 제품군은 디스플레이 설계, 광학 분야의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UPS용 광학필름, OLED 편광판용 광학필름을 생산할 예정이다. 인쇄전자 기술을 이용한 전(全)화면 지문인식 등의 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여기에 브랜드 강화를 위해 10년만에 TV CF를 론칭하며 당시 모델이었던 이보영과 재계약을 체결했다. 크린럴은 광고 방영을 계기로 전체 생활용품 시장에서의 지배력 확대를 위해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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