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마켓+ㅣ일본 불매 운동 한 달, 방송도 영화도…"일본 지워라"

입력 2019-08-11 08:41  

일본 교류 왕성했던 가요계, 조심스러운 움직임
한일 갈등, 장기화 우려
"일본 신규 활동, 위축"




"'안녕, 티라노:영원히 함께'(이하 '안녕, 티라노')는 한국 영화입니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일 때만 하더라도 한중일 합작 프로젝트로 소개됐던 '안녕, 티라노' 측은 최근 한일 갈등이 고조되면서 해당 애니메이션을 한국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5일 진행된 시사회에 참석했던 강상욱 미디어캐슬 총괄 프로듀서는 "순 제작비 50억 원 중 85%를 미디어캐슬이 투자했고, 나머지 15%를 중국이 투자했다"면서 일본 제작사와 일본인 감독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섭외해 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극장가에서는 최근 일본색 지우기가 활발해졌다. '안녕, 티라노'에 앞서 일본 불매운동으로 일본 애니메이션들이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 일본 베스트셀러 원작을 토대로 한 '극장판 엉덩이 탐정:화려한 사건 수첩'은 '별점 테러'를 당했고, 고정 팬 층이 두터웠던 '명탐정 코난'의 새로운 시리즈 '명탐정 코난:감청의 권' 역시 이전만 못한 흥행 성적을 거두고 있다.

여기에 일본 소니의 자회사인 소니픽처스에서 투자 배급하는 작품들도 불매 대상으로 언급되고 있다. 소니픽처스는 미국에 본사를 둔 미국 회사이지만 일본의 자본으로 설립된 회사라는 점에서 불매운동 리스트에 올랐다.

방송가에서도 일본 지우기에 나섰다. 일본 불매운동이 진행되기 전까지 tvN '짠내투어', KBS 2TV '배틀트립' 등 여행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일본 곳곳이 여행지로 소개됐다. 심지어 SBS '집사부일체'에서는 방사능 우려지역인 일본 아오모리에서 촬영을 진행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7월 일본 정부가 일제 강점기 강제 징용 배상과 관련한 한국 대법원의 판결에 유감을 표현하고, 경제 제재를 시작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일본이 경제 보복조치를 시행하면서 일본 불매운동이 자발적으로 번져나갔고, 이는 미디어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

◆ "국민 정서를 무시하고 방송할 수 있나요?"

일본 불매운동이 시작하면서 일본 브랜드 역시 광고를 중단했다. 유니클로, 아사히 맥주, ABC마트 등 불매운동 리스트에 오른 대부분의 일본 브랜드들은 미디어 광고도 활발하게 하면서 인지도를 높였다. 하지만 불매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이들 브랜드의 광고 역시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방송사마다 다르겠지만 일본 브랜드가 TV 광고를 빼면서 채널당 20억 원 정도 빠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방송 경기가 더 안좋아진 건 맞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국민적인 정서를 무시하고 콘텐츠를 만들 순 없다"며 "일본에 못간다고 방송을 못 만드는 것도 아니다. 소재가 줄어들었다고 답답함을 느끼는 부분도 없다"고 말했다.

◆ 직접 교류 활발했던 가요계…"지켜보고 있어요"

다만 가요계에서는 영화, 방송보다는 조심스럽게 현재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일본인 멤버를 영입하고, 일본 현지에서 공연을 하는 등 직접 교류가 활발했던 만큼 보다 신중하게 현재의 상황을 분석하고, 향후 대응책을 모색하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가요계는 지난 몇년간 중국의 한한령으로 일본의 지배 구조가 확대된 상황이었다. 아이돌 그룹 내 일본인 멤버들도 늘어났다. 일본인 멤버를 기반으로 일본내 인기를 견인하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었다.

CJ ENM에서 진행하는 국내 최대 규모 시상식 MAMA(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 역시 2017년부터 일본을 공동 개최지로 발표하고 지난해까지 시상식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올해엔 아직까지 시상식 개최지를 발표하지 못했다. Mnet 측은 "아시아 전 지역을 염두하고 개최지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그렇지만 이전까지와 비교해 올해 유독 개최지 발표가 늦어지는 배경에 "한일 갈등이 있는 것이 아니겠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일본이라 배척 안 돼…실익 고려해야"

한일 관계가 경색되면서 가요계에서는 일본 활동 성과나 합동 프로젝트 소개 등을 소개하는 것에도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요즘은 일본 말만 나와도 악플이 달린다"면서 "일본과 관련된 건 최대한 조용하게 진행하는게 정답"이라고 귀띔했다.

또한 일각에서는 이미 정해진 일본 콘서트를 취소하지 않고 공연을 진행하는 가수들에게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한 아이돌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앞으로 일본과 모든 교류를 끊고, 왕래하지 않는다면 모를까 일본을 배척하고, 공연도 자제해야한다고 몰아가는 분위기는 한일 양국의 팬과 아티스트 모두에게 상처가 될 것"이라며 "문화는 문화로 보고 실익을 취해야 하지 않겠냐"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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