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 인터뷰①]박성웅에게 운동이란? '애증'이더라

입력 2014-10-02 13:12  

40대의 사나이가 `날 선 이미지`를 유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배 둘레 햄`은 늘어나고, 스트레스는 많아진다. 그러나 그의 직업이 배우라면? 어쩔 수 없이, 또는 일이기에 기꺼이 운동에 나선다. 불규칙한 생활과 음주 등이 방해 요인이지만 `일`은 해야 하니까.


특유의 날 선 이미지로 40대에 들어 더욱 사랑받고 있는 배우 박성웅을 월드짐 일산점에서 만나 `스포티 인터뷰`를 가졌다. 아저씨의 `푸근함`보다는 강렬하고 거친 남자의 향기가 풍겨나오는 박성웅의 매력 유지비결은 하나도 운동, 둘도 운동이다. 운동을 사랑하면서도 매일같이 자신이 사는 아파트 1층에 있는 헬스장에 가는 것을 망설인다는 박성웅에게서 인간적인 고뇌(?)까지도 느껴졌다.

★배구는 시작, 야구는 인생의 일부분...운동은 `애증`

박성웅의 인생은 이미 다양한 토크쇼와 인터뷰 등으로 널리 알려졌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법대 출신인 그는 고시 공부 대신 배우의 길을 택했으며, 드라마 `태왕사신기`로 연을 맺은 동료 여배우 신은정과 결혼해 아들을 두고 있다. 특유의 불량한(?) `비주얼 건달` 이미지는 영화 `신세계`에서 폭발했고, 이 매력으로 게임 광고모델 자리까지 꿰차며 맹활약 중이다.

나름대로 파란만장한 인생에 `운동`이라는 키워드는 늘 있었다. 1m87이라는 큰 키로 고교 3학년 때까지 배구 선수였던 박성웅은 대학에 가서는 직접 야구 동아리를 만들었다. "배구 할 때는 굉장히 마르고 키만 컸어요. 그런데 부상으로 그만두고 나니 살이 찌더라고요. 그 때부터 운동은 꾸준히 했고, 대학에 가서는 야구도 정말 열심히 했죠. 지금도 사회인 야구팀에서 계속 활동 중이에요."

그는 야구를 사랑하지만 야구는 상황에 따라 많이 뛸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어서 운동이 되지는 않는다고 잘라 말한다.

"야구는 경기 내내 서 있는 경우도 많아서 솔직히 운동은 안 돼요. 그래서 거의 매일 헬스장에 가죠. 살고 있는 집 아파트 1층에 헬스장이 있어요. 그런데 정말 아침마다 두 시간 동안 `오늘은 하루 쉴까`를 망설여요. 그러다가 결국 정신을 차려보면 가서 운동하고 있죠. 하지만 매일 한다면 거짓말이고, 주말에는 육아를 도와주시는 이모님이 퇴근을 하셔서 아들과 놀아주느라 못 갈 때도 있어요." 역시, 40대의 아빠 배우에게 운동은 `애증` 이었다.


★가혹한 몸 만들기...만드는 건 석 달, 무너지는 건 1주일

그는 최근 두 편의 영화 촬영을 마쳤다. 두 편 모두 만만치 않은 노출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한 영화는 올 누드 액션이 있었고, 또 다른 영화는 베드신이 있었죠. 다행히 문제의 장면들을 이어서 촬영할 수가 있어서 `일타쌍피`로 해결했어요. 석 달 동안 준비했고, 식이요법은 2개월간, 촬영은 7일간 했지요."

촬영하는 7일은 박성웅에게 `지옥`이나 다름없었다. "몸이 잘 나오게 하려면 촬영 전날은 `단수`를 해야 해요. 몸이 메말라 보여야 하니 물을 안 마시는 거예요. 도저히 못 참겠으면 가글만 하고 뱉어요. 닭가슴살을 먹는데, 물도 없이 그냥 삼키려면 정말 영혼이 증발해 버려요." 말만 들어도 입이 딱 벌어진다.

식단은 그가 운동을 하는 `월드짐`의 전문 트레이너가 짜 준다. 하루 네 끼를 닭가슴살과 약간의 채소, 과일 등으로 먹는다. 나중에는 그렇게 먹는 것도 힘드니 닭가슴살을 아예 물과 함께 갈아서 주스처럼 만들고, 과일 식초나 포도 주스, 바나나를 조금 넣기도 한다고. 운동보다 식이 조절이 더 힘들다.

박성웅의 `식단 조절`에 얽힌 사연은 눈물겨웠다. 촬영장에서 남들이 중국 음식 등의 야식을 시켜 먹을 때 `영혼 없는` 표정으로 닭가슴살을 뜯을 때의 자신은 정말 불쌍했다고. "물까지 못 먹는 상태잖아요. 정말 안 해 보면 몰라요."

이 이야기를 하던 그는 아내 신은정이 임신 중이던 때의 일화를 들려주기도 했다. "그 당시에도 식이조절 중이었는데, 아내가 밤중에 `짜장면하고 짬뽕이 먹고 싶어`라는 거예요. 흔쾌히 시켜 줬는데, 막상 음식을 앞에 놓더니 입덧을 하면서 화장실로 달려가더라고요. 그 짜장면과 짬뽕이 다 불어날 때까지 15분 동안 혼자 `먹을까, 말까`를 고민하다가 짬뽕을 짜장면에 부어 버렸어요. 안 먹으려고요. 그런데 그렇게 붓고 나서도 고민이 되더군요."

그러나 결국 먹지 않았다. "그 정도 각오가 없으면 몸 만들기 못 해요. 그런데 열 받는 건 그렇게 만들어낸 몸이 일주일만 평소대로 먹으면 다시 다 망가지는 거죠. 너무 너무 아까워요."

★그래도 가장 몸 좋은 때가 마흔 둘이란 건, 뿌듯한 자부심

박성웅이 평소에 하는 운동 방식은 `간헐적 운동`이다. 1분간 사정없이 몸을 혹사하고, 1분간 쉰다. 이것을 10세트 반복한다. "단 20분 만에 쓰러지게 됩니다." 박성웅의 말이다. "다양한 운동법이 많은데, 제 생각에는 20분 동안 심박수를 150 이상으로 높이는 이 방법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심폐 기능 향상에도, 다이어트에도요." 독하게 운동하고, 놀 때는 신나게 노는 타입이다.

자타공인 애주가로 술을 좋아하는 박성웅은 "평소에 운동하는 건 술 마시기 위해서"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최근의 노출 신 촬영을 모두 끝낸 뒤 가장 먼저 한 일도 `음주`였다.

"여러 모임에서 술을 마시는 걸 워낙 좋아해요. 사실 몸을 만들 때는 술도 끊어야 하는데, 물 끊는 것 못지 않게 힘들었어요. 이번에 노출 신을 모두 마무리하기 전에 스태프에게 부탁을 해 뒀어요. `컷` 하는 순간 맥주 500ml를 바로 마실 수 있게 해 달라고요. 밤 10시에서 새벽 4시까지 실오라기 하나 안 걸치고 촬영을 했어요. `컷`이 떨어지는 순간, `정말 다 됐어?` 하고 수 차례 확인한 다음 그 맥주를 마셨어요. 3개월 만이었는데 정말 그건 그냥 천국이더군요."

그는 "일주일 만에 다 무너졌다"면서도 "최근에 만든 몸이 내 평생 가장 좋은 몸이었다"며 뿌듯함을 내비쳤다. "운동을 워낙 하다 보니 체력이 좋아서 대역이 필요 없어요. 키가 워낙 커서 대역 구하기도 힘들고요. 1998년에 액션 스쿨도 다녔는데, 그렇다 보니 그냥 몸이 좋은 게 아니라 액션까지 가능하다는 게 자부심이죠."

촬영장의 맥주부터 임신한 아내가 남긴 짜장면과 짬뽕. 주말이면 찾아오는 아들 육아. 식탐의 유혹과 운동하기 싫은 이유는 백만 개였지만, 직업 의식에 천성적으로 운동을 좋아하는 성품은 그를 프로 배우로 만들고 있었다.

박성웅에게 들은 배우의 몸 만들기는 특별했다. 우리가 본받을 것은 사실 그 특별한 방법보다는 꾸준함이었다. 매일 아침 고뇌하면서도 주 4~5일은 어쨌든 헬스장으로 가고야 만다는 그 꾸준함, 우리도 가능할까?(장소협조=월드짐)

한국경제TV 이예은 기자
yeeuney@b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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