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팅으로 만든 '맞춤형 골반뼈' 국내 처음 교체 성공

국내 의료진이 3D 프린팅 기술로 `맞춤형 골반뼈(천추)`를 만들어 10대 여학생의 골반뼈를 교체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여학생은 골반뼈에 생긴 암으로 걸을 수조차 없던 상태였지만 수술 후 1주일 만에

다시 걷기가 가능해지는 등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신동아 교수팀에 따르면 강 모(16)양은 지난해 7월 체육활동을 하다가 허리 통증을 느낀 이후

그대로 지내오다 11월 조직검사에서 골반뼈에 악성종양인 골육종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았다.

강 양은 벌써 이 당시 이미 학업을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해진 상태였다고 한다.

골육종은 우리 몸의 뼈에 발생하는 악성종양 중 가장 발생빈도가 높은 것으로

주로 10대 후반에 많이 생기는데, 통증과 관절운동 장애, 부종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의료진은 우선 항암치료를 통해 종양의 크기를 줄인 뒤 골반뼈 교체수술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문제는 골반뼈를 통째로 바꿀 경우 골반뼈에 있는 신경을 모두 잘라내야 한다는 점으로

이럴 경우 강 양은 하반신 마비를 감수해야 하는 것은 물론 대소변을 가리는 것조차 포기해야 했다.

이에 의료진은 골반뼈의 반쪽에 해당하는 왼쪽 1, 2, 3번 신경만 자르기로 하고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반쪽 골반뼈 제작에 들어갔다.

새로 제작되는 맞춤형 골반뼈의 관건은 앉았을 때 상체의 무게(성인기준 약 30~40㎏)를 충분히 지탱하고

수술하지 않는 오른쪽 골반뼈와 무게가 거의 비슷해 좌우의 균형이 맞아야 한다는 점이었다.

수차례의 작업 끝에 만들어진 골반뼈는 지난 3월 23일 강 양에게 이식됐다.

수술 소요시간은 6시간 정도로 8~9시간이 걸렸던 기존의 골반뼈 절제술보다 훨씬 짧았다.

기존 수술법은 환자의 골반뼈 대체물이 정확하게 맞지 않으면

수술 중간에 다시 재단, 맞춰야 했기 때문에 수술 시간이 늘어나는 게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하지만 3D 프린팅 기술로 제작한 골반뼈는 이런 추가적인 작업이 없어져 시간도 단축됐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강 양은 특히 기존 수술법으로는 최소 한 달이 지나야 보행이 가능했던 것과 달리 수술 후 1주일 후부터 걷기 시작했는데

이처럼 빠른 회복세 덕분에 수술 후 3주차부터 항암제 치료도 할 수 있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