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 수습기자가 알려주는 면접 꿀팁] "마지막 순간까지 스마트폰을 휴대하라"

입력 2016-01-01 08:10   수정 2016-01-04 11:21


안녕하십니까? 한국경제TV 수습기자 김보미입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언론고시’ 준비생으로 전전긍긍했던 제가 벌써 수습기자로서 두 달을 훌쩍 넘겼습니다. 시험을 준비하는 데 있어서 획일화된 방법은 없지만, 조금이나마 기자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제 기억을 더듬어 봅니다.

전형은 크게 1차 서류, 2차 필기(논술+상식), 3차 실무면접, 4차 최종면접으로 이뤄집니다. 저는 3차 실무면접부터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3차는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스트레이트 단신 기사를 작성하고, 스튜디오로 이동한 뒤 자신이 쓴 원고를 토대로 카메라테스트를 진행합니다.
◆보도자료는 핵심을 찾아 간결하고 쉽게 재구성해야
우선 스트레이트 단신 기사는 보도자료의 핵심을 찾아서 간단하게 작성하는 것이 키포인트였던 것 같습니다. ‘얼마나 핵심을 잘 찾아내느냐, 그리고 그것을 간결하면서도 쉽게 재구성할 수 있느냐’를 중점적으로 면접관들이 보시지 않았을까 합니다. 카메라 앞에서 리딩할 때에는 자신감 있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카메라와 아이컨택을 하며, 목소리에는 힘을 실어서.
◆카메라 테스트 땐 자신감 있는 시선과 목소리 중요
여기에서 제게는 일부러 의도한 전략이 있었습니다. 물론 실제로 효과가 있었는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저는 스트레이트 기사를 4줄로 작성했는데, 막상 스튜디오에 올라와서 보니 순서대로 읽는 것보다는 첫 번째 문장-세번째 문장-네번째 문장-두번째 문장 순으로 읽으면 더 완결성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고민 끝에 순서를 바꿔서 읽었습니다. 카메라테스트를 진행하기 전에 면접관은 이미 제가 쓴 기사의 복사본을 다 갖고 계셨기 때문에 질문이 들어왔습니다. “자네, 자네가 쓴 기사의 순서를 왜 바꿔서 읽었냐?” 저는 ‘순발력’을 어필하고 싶었습니다. “스튜디오에 올라와서 다시 읽어보니, 두 번째 문장을 마지막에 읽어야 뉴스가 마무리 되는 느낌이 들 것 같아 중간에 바꿔 읽었습니다.”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사실 저는 기사 작성할 때 수정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고치지 않은 채 제출했던 건, 실전에서 순서를 바꿔 읽었을 때 면접관으로부터 분명히 질문이 들어올 거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게 곧 저를 다시 한 번 기억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면접관의 추가 질문을 유도해 자신을 각인시켜라
이후 카메라테스트가 끝나면 2명씩 2개의 팀으로 나눠 집단토론을 진행합니다. 토론의 주제는 즉석에서 주어집니다. 저희는 “G2(미국과 중국) 중 우리나라에 어느 나라가 더 큰 영향력을 미치나” 였습니다. 그리고 왼쪽 2명은 미국, 오른쪽 2명은 중국이 더 리스크가 큰 나라라고 입장을 정하고 토론을 진행해 보라는 주문을 받았습니다.
◆집단토론 땐 구체적인 수치 제시해 신뢰를 높여라
토론을 할 때 제가 신경을 쓰려고 했던 몇 가지 부분이 있었습니다.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할 것, 토론하면서 메모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 자세는 꼿꼿하게 유지할 것, 경청하는 자세를 보여줄 것, 감정적인 멘트 사용하지 말 것. 이렇게 5가지였습니다. 경청이나 메모는 사실 토론할 때 당연한 것이지만, 의도적으로 더 신경을 쓰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신경을 썼던 건 구체적인 수치 언급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는 내수보다는 수출 중심 국가인데 그 비중이 대략 52% 정도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전체 수출량의 약 4분의 1, 25%를 차지한다. 등.
◆발언 기회를 선점해야 적극성을 어필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적극성이었습니다. 토론 시작할 때 “누가 먼저 시작해보겠나?”라는 질문에 저는 제가 먼저 손을 들었습니다. 어떻게든 적극성을 보이고 싶었고, 또 비록 2명씩 같은 팀이긴 하지만, 나올 수 있는 근거들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먼저 말하는 사람이 더 유리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자 이제 마지막 관문, 최종면접입니다. 최종면접도 역시 4명씩 들어갔습니다. 저는 여자 2명, 남자 2명이었는데요. 총 임원진은 5명이었고 들어가자마자 착석한 후에 바로 자기소개를 시작합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스마트폰을 휴대하라
당시 저희 조가 면접 보기 전에 신동주 전 부회장이 한국경제TV를 방문했습니다. 저는 왠지 면접에서 롯데그룹 사태에 대해 물어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고 바로 복도에서 폰으로 관련 뉴스를 심도있게 찾아봤습니다. 역시 이에 대한 질문이 나왔습니다. 사실 복도에 대기할 때 핸드폰 들고 간 게 신의 한수였습니다. 같은 조의 친구들은 모두 폰을 대기실에 놔두고 올라왔기 때문에, 뉴스를 찾아보고 싶어도 그러지 못했습니다.
◆면접관의 날선 질문에도 침착함을 유지해라
제게는 유독 시사 관련 질문이 많이 쏟아졌습니다. 우리나라 대기업의 경제력 약화의 원인은 무엇인가? 경제 민주화가 무언인가? 왜 기자가 되려고 하나? 아카데미를 다녔나? 등등의 질문들이었는데요. 제가 대답할 때마다 계속 꼬리질문으로 반박이 들어왔습니다. 식은땀이 줄줄 났지만 어떻게든 대답을 드리려고 했고 침착함을 유지하려고 했습니다. 질문 하나에는 대답을 못하고 망설였을 때, 면접관이 “알았어요”하고 바로 넘어가셔서 그때 담담하게 “죄송합니다. 대신 다른 질문에 똑부러지게 대답하겠습니다.”하고 다른 질문에 열심히 대답했습니다.
◆내 순서가 끝나도 정신줄을 놓지 마라
주관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최종에서는 정말 몇 가지 질문으로도 인성이 드러난다는 걸 느꼈습니다. 다른 지원자가 질문받을 때도 자세를 꼿꼿이 유지한 채 귀 기울여 듣고 있었는데, 그런 모습도 유심히 살펴보시는 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내 차례가 끝나고 남은 지원자가 질문받을 때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보통 자기 차례가 끝나면 힘이 빠져서 정신을 놓게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면접관의 견해를 존중하면서도 소신을 펼쳐라
그리고 다른 지원자에게 압박이 들어왔을 때, 혹은 반박이 들어왔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보면 자연스럽게 성격이 나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면접관의 반박에 너무 쉽게 수긍하면 소신이 없어보이고,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반박을 하면 고집이 센 사람처럼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그럴 때 “물론 그런 의견이 충분히 나올 수 있지만, 제 생각에는~”으로 시작해서 면접관의 반박에도 일부 긍정하면서 제 의견을 말씀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기나긴 전형을 거치고 일주일을 손꼽아 기다리면서 얻은 최종합격의 기쁨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기자를 준비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새해를 맞이하면서 만감이 교차할 거라 생각합니다. ‘이 길이 나의 길이 맞는지, 계속 이어나가도 되는지......’ 매 순간, 순간에 혼을 담아 최선을 다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전형마다 나름의 전략을 펼칠 수 있었던 건, 그 순간에 집중했기 때문입니다. 저의 소소한 이야기들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새해에 꼭 원하는 바를 이루시길 바라면서 응원하겠습니다.

<김보미 기자의 최종면접 문답 공개>
1. 목소리나 발성이 좋다. 아카데미를 다닌 적이 있나?
네 있습니다. 1년 6개월 정도는 아나운서 아카데미를 다니면서 발성이나 발음 등에 관한 기본적인 테크닉을 익혔습니다.

2. 아나운서 일을 하다가 갑자기 기자로 방향을 전환한 이유는 무엇인가?

CBS에서 1년 반 정도 라디오 뉴스를 진행했습니다. 제 생각이 자칫 아나운서 비하 발언을 비춰질까봐 조심스럽지만, 사실상 저는 기자들이 써준 단신 원고를 보고 읽으면서 앵무새 같다고 느껴졌습니다. 현장을 제대로 들여다 보지 못한 자는 아무리 목소리를 높이고 제대로 아는 척 하면서 읽어도 100%에 가까워질 수 없다고 느껴졌습니다. 제대로 전달하고자 했던 제 갈증이 결국은 기자의 길로 이끌었다고 생각합니다.

3. 조금 전 신동주 전 부회장이 우리 회사를 방문했다. 이걸 자네라면 어떻게 리포트할 텐가?”

-호텔롯데 IPO, 면세점 사업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회사 경영권을 두고 형제가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는 건 결코 좋은 일은 아닙니다. 회사의 주인은 그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들의 것이지, 두 사람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말씀하신 것처럼, 신동주 전 부회장이 오늘 여러 언론사를 방문하면서 일종의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두 사람이 주력해야 할 것은 경영 능력이지, 언론 플레이가 아닙니다. 여러 전반적인 상황을 볼 때 여론은 오히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의도한 바와는 다르게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다 라는 식으로 보도할 것 같습니다.

4. 우리나라 대기업의 경쟁력 약화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정부가 지나치게 대기업을 규제하고, 중소기업을 살려주기에 몰두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중국은 여러 대기업들을 합병하면서 덩치를 키우고 있습니다. 그 결과 중국 전체 gdp는 상승했고 기업 내부 구조도 더욱 튼튼해졌습니다. 그만큼 대기업이 전체 국가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는 뜻을 나타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반대로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데에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대기업에게는 각종 규제만 늘어놓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러한 분위기가 대기업을 위축시키고 결국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 게 아닌가 라고 생각합니다.

5. 자기소개서에 사이비종교 집단을 방문했다고 나와있는데, 가서 죽으면 어떡하려고 그렇게 무모한 행동을 한건가?

일단 궁금했습니다. 물론 함부로 이상한 사람들을 따라갔을 때의 위험성을 생각하지 못한 건 아니었지만, 그것도 다 팔자라고 생각했습니다. (면접관들 다 웃으심) 갔다가 살아나오는 것도 팔자, 죽는 것도 팔자. 일단 해보자라는 정신으로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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