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슈 산적…'귀국' 이건희 회장 '한계 돌파'하나

입력 2014-04-18 07:11   수정 2014-04-18 07:37

이 회장 96일만에 귀국…출근 경영 통해 '한계 돌파' 긴장감 ↑ 관측
사업 구조 재편-삼성전자 실적-백혈병 입장-안전사고 등 그룹 이슈 산적




[ 김민성 기자 ] 17일 이건희 삼성 회장이 해외 체류를 마치고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삼성그룹 신년 하례식을 마친 뒤인 올 1월11일 하와이로 출국한 지 96일 만의 국내 복귀다. 삼성 서초사옥에 직접 나와 현안을 챙기는 이른바 '출근 경영'을 통해 그룹 안팎에 긴장을 불어 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하와이를 거쳐 일본에 머물다 귀국했다. 일본 내 재계 인사들과 만나면서 새로운 경영 구상을 가다듬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지난해 1월에도 하와이로 출국한 뒤 일본을 들러 경영 구상과 건강 관리를 병행해왔다. 해외에서도 국내 각종 현안을 수시로 보고 받은 뒤 주요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게 업계 정설이다. 최지성 미래전략실 부회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사장 등이 일본으로 건너가 그룹 현안을 직접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통상 해외 귀국 후 '출근 경영'을 이어왔다. 올해도 어떤 새로운 주문을 던질지에 삼성 안팎 에서 관심이 높다. 이 회장이 출근 경영을 재개하면 삼성 조직 내 긴장감을 불어넣어 업무 추진에도 속도를 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장이 해외 체류하는 동안 삼성 그룹 내에 큰 이슈가 많았기 때문이다.

우선 이 회장이 최근 삼성 그룹사 전반적인 사업 재편 구도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지 주목된다. 지난해 제일모직에서 패션·직물 사업 부문을 분리해 삼성에버랜드로 넘기고 첨단소재 기업으로 탈바꿈시킨 데 이어 지난달 31일 삼성SDI가 제일모직을 흡수·합병했다. 이틀 뒤인 지난 2일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을 한데 묶는 등 '선택과 집중' 식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게다가 업계는 대대적인 삼성 사업 재편이 삼성 오너가 3남매 후계 구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자 및 화학, 금융 계열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리조트·건설·상사,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경영기획실)이 패션 및 미디어(제일기획) 부문을 나눠 경영할 수 있도록 그룹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특히 삼성물산 사업 재편에 따라 후계 구도 그림이 더 명확해지는만큼 이 회장의 입장이 주목된다.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갤럭시S 5' 및 UHD TV·프리미엄 가전 등 판매 동향, 반도체 분야 수익성 강화 등 현안도 이 회장이 챙길 것으로 관측된다. 7년을 끌어온 반도체·LCD 공장 근로자 백혈병·직업병 문제에 삼성이 어떤 공식 보상책 및 산업재해 기준을 제시할지도 논란거리다.

지난달 27일 수원사업장에서 이산화탄소 누출로 협력업체 직원이 숨진 사고에 대해서도 재발 방지 대책을 지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그간 삼성 내에 불산 유출 및 물탱크 폭발 등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는 데 대해 "후진적인 환경안전사고"라고 강하게 질타한 바 있다.

이 회장이 공식 석상에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 건 올 1월2일 삼성그룹 신년 하례식이었다.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장녀인 신라호텔 사장인 이부진, 차녀인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사업부문 사장(경영기획실) 등 오너 일가 뿐만 아니라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최지성 미래전략실 부회장(미래전략실장) 및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등 그룹 회장단 및 사장단·임원진 1800여명이 총출동한 자리였다.

이 회장은 하례식에서 영상을 통해 "삼성그룹이 다시 한번 바꿔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신년사를 전달했다. 이 회장은 "5년 전, 10년 전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 하드웨어적 프로세스와 문화를 과감하게 버리자" 며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확실성 속에서 변화 주도권을 잡기 위해선 시장과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야한다"고 강조했다.

'1등' 삼성이 시장 불확실을 뚫고 한단계 더 발전하는 방책은 변화를 통해 '자신이라는 한계와의 싸움'에서 이기는 방법 밖에 없다는 메시지였다.

이는 '한계를 돌파하라'는 특명으로 구체화됐다. 이후 '한계 돌파', '창조적 혁신의 리더'라는 주제로 삼성그룹 체질개선을 강조하는 사장단 강의 및 사내 방송이 이어졌다. 이 회장이 신년사에서 주문한 '다시 한번 바꿔야한다'는 비전을 명확히 인식시키는 셈이다.

'한계'를 부각시킨 재료는 국내·외 스마트폰 시장 경쟁 심화로 인한 '갤럭시' 시리즈 수익성 하락 우려다. 전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끊임없이 중국 등 경쟁업체 추격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 등 핵심 계열사를 제외한 여타 계열사 성과가 부진한 것도 그룹 전체에 '긴장'과 '변화'을 주문하는 배경이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트위터 @mean_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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