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반년마다 수익률 평가…장기수익 걸림돌"

입력 2018-10-22 14:54  

    <앵커> 국내 주식만 120조원 넘게 굴리는 국민연금은 그중 약 60조원 가량을 민간 자산운용사에 위탁해 운용하고 있습니다. 위험을 분산하고 장기적인 차원에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인데요, 반년마다 수익률을 평가해 기준에 못 미칠 경우 자금을 회수하다보니 수익률 제고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유주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지난해 국민연금에서 위탁받아 주식에 투자하고 있던 2700억원을 자진 반납했습니다.

    회사 주식투자 규모 5분의 1에 해당하는 대규모 자금이었지만 이를 돌려준 건, 1년 수익률 부진을 이유로 일부 펀드의 운용을 중단하라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당시 에셋플러스는 해당 펀드의 3년, 5년은 물론 15년 장기성과로 볼 때 벤치마크 대비 월등히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단기 수익률을 이유로 자금을 회수해간다면 중장기 가치투자 철학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국민연금은 분기나 반기마다 일정 기간의 수익률을 점검하는데, 이 수익률을 바탕으로 자금 집행과 회수가 이뤄집니다.

    지난해 말부터는 1년 수익률 지표를 제외해 3년, 5년 수익률만 평가하는 체계로 바꿨지만 대부분의 위탁운용사들은 빈번한 모니터링과 수익률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는 소극적 운용 스타일을 고수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합니다.

    또 잦은 평가와 빈번한 자금 회수는 결과적으로 국민연금 수익률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인터뷰]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박사

    "반기 단위로 계속 평가하면서 성과가 나쁘면 돈을 빼죠. 그래서 성과가 좋은 펀드에 얹어주죠. 단기 수익률을 가지고 저조한 곳에서 돈을 빼서 성과가 좋은 데 올려주는데, 그건 곧 개인의 경우로 보면 마치 꼭지에 사서 무릎에서 파는 거랑 똑같은 행태가 나옵니다."

    김순례 의원실이 국민연금을 통해 입수한 해외 기관의 위탁운용사 관리방식 자료에 따르면 해외 주요 연기금들은 자금의 집행과 회수에서 수익률 지표를 거의 활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선정 입찰에 참여한 운용사의 스타일을 분석해 전체 포트폴리오 내에서 기여도를 따져 보고, 자금을 집행하고 난 이후부터 정량자료는 모니터링 자료로만 활용될 뿐, 자금의 회수는 제한적으로 이뤄집니다.

    이에 반해 국민연금은 수익률을 가지고 사후평가해 자금 회수가 보다 빈번하게 일어나고 기금 전체 차원에서 조화로운 자산운용이 이뤄지기 어렵습니다.

    김순례 의원은 "저조한 단기성과를 보였다고 바로 자금을 회수한다면 이후 회복되는 초과수익을 얻을 수 없다"며 "단기 성과 저조에도 운용사가 일관된 운용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면 장기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경제TV 유주안입니다.

    한국경제TV  증권부  유주안  기자

     jayou@wowtv.co.kr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