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대우차 정책 실패로 한국경제 30조원 손실"

입력 2014-08-21 22:03  

신장섭 교수 집필 '김우중과의 대화-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경제관료들이 자금줄을 묶어놓고 대우에 부정적인 시장 분위기를 만들면서 대우를 부실기업으로 몰고 갔습니다." 김우중(78) 전 대우그룹 회장이 대우그룹 해쳬 15년 만에 처음 입을 열었다.

김 전 회장은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과 교수가 집필한 대화록 '김우중과의 대화-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를 통해 대우그룹의 해체가 알려진 것처럼 무리한 확장 투자로 인한 자체 부실이 아니라 경제 관료들의 정치적 판단에 따른것이라는 '기획 해체론'을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정부에서 갑자기 수출이 나쁜 것처럼 얘기하고, 수출금융이 막혀벌어진 일들을 우리가 잘못한 걸로 몰아붙이는 건 도대체 말이 안된다"며 "의도가있었다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김 전 회장은 외화위기 직후 대우의 유동성 위기에 대한 당시 정부의 진단에 대해 본말이 전도됐다고 주장했다.

수출금융이 막혀서 16조원이 갑자기 필요해졌고, 금융권이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한 구조조정을 하면서 3조원의 대출을 회수해 갔다는것이 김 전 회장의 주장이다.

대우의 잘잘못 여부와 관계없이 외부 여건 때문에 할 수 없이 19조 원을 조달해야 했는데 이것이 왜 기업부실의 증거냐고 반문한다.

대우자동차 처리에서도 정부 정책에 심각한 오류가 있었다고 김 전 회장은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정부가 대우자동차를 잘못 처리해서 한국경제가 손해본 금액만 210억 달러(약 30조 원)가 넘는다"며 "한국이 금융위기 때에 국제통화기금(IMF)로부터 빌린 돈 만큼이나 많은 금액"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우자동차를 실패한 투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대우 해체에 따르는 비용은 한국경제가 고스란히 부담했고 투자 성과는 GM이 다 가져갔다"며 "대우 해체는실패한 정책이고 GM의 성공은 숨기고 싶은 진실"이라고 토로했다.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정치적 이유 때문에 대우와 삼성 간의 자동차 빅딜을 적극 밀었지만 경제관료들은 빅딜이 깨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게 김전 회장의 주장이다.

게다가 대우그룹을 청산가치로 실사해 30조원이나 자산가치를 낮춰서 '부실기업'으로 낙인찍고 경영권 박탈과 워크아웃을 합리화했다는 것이다.

15년 전 대우그룹 해체에 대한 김 전 회장의 비공개 증언을 담은 대화록은 오는 26일 출간될 예정이다.

이 책은 신 교수가 4년간 서울과 베트남 하노이 등에서 김 전 회장을 20여 차례만나 가진 인터뷰를 토대로 집필했다.

책 제목은 대우그룹의 '세계경영'이 태동하던 1989년 출간돼 밀리언셀러가 된김 전 회장의 자전적 에세이 '세계는 넓고 할일은 많다'에서 따온 '아직도 세계는넓고 할 일은 많다'로 정해졌다. 책 제목이 시사하듯 오랜 기간 침묵해온 김 전 회장의 솔직한 심경을 담았다.

abullapi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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