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3조2천억 대출사기' 모뉴엘 사태는 OA제도 탓"

입력 2014-10-31 17:02  

총 3조2천억원 규모의 모뉴엘 대출 사기 문제와 관련해 은행권에서는 이번 사태의 발단이 무역거래 방식인 오픈 어카운트(Open Account) 제도에 있다고 지목하고 있습니다.


은행권 관계자는 31일 이번 모뉴엘 대출 사기 사건과 관련해 “이번 일은 OA방식으로 이뤄지는 국내 무역거래의 한계가 드러난 사건”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OA는 수출입업자의 신용만 보고 대출해주는 것으로 일종의 외상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무보의 보증서만 믿고 대출해주기 때문에 수출입업자가 실제 대금 결제 능력이 있는지 알기는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금융권에서는 특히 이번 사건으로 무역거래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에는 OA거래가 극히 제한적으로 이뤄졌다"면서 "수출입업자의 신용에 전적으로 의존해 은행이 제출하는 서류도 사본으로만 이뤄지기 때문에 상당히 위험성이 있는 거래"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은행에서는 수입업자나 수출업자가 지급을 할 수 있는지, 신용도를 파악할 길이 없다"면서 "그래서 무보가 생긴거고 보증서를 써주는 건데 일이 이렇게 되면 앞으로 무보 보증서는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 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모뉴엘 서울사무소]


앞서 27일 열린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모뉴엘을 직접 방문한 적 있나"라는 질문에 "해외에서 이동하는 수출 채권은 신용장 통일 규칙에 따라 서류로만 검토한다"며 "실제로 물품을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무보는 은행이 수출 현장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아 부실심사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향후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서류상의 거래이기 때문에 신용보증 약관대로 보험 당사자가 은행으로 되어있는 상품이라 은행이 보험료 지불한다”면서 “은행은 보증서에 나온대로 보험료를 냈기 때문에 보험 성립됐다고 보기 때문에 무보로부터 대위변제 받는 데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이날 모뉴엘의 박홍석 대표와 임원 2명을 관세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습니다.


박 대표 등 3명은 지난 2009년부터 올해 7월까지 가짜 수출 기록을 이용해 외환은행 등 10여개 은행으로부터 3조2천억원을 대출받았으며 이 가운데 446억원은 해외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박 대표 등 3명은 전체 대출금액 중 6천 7백여억원을 상환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들은 상품 가치가 없는 폐 컴퓨터의 수출 가격을 120배까지 부풀리거나, 가짜 해외 매출 운송장을 이용해 사기 대출을 받아왔습니다.


한편 금융당국은 OA제도 등을 비롯, 수출금융에 허점이 드러나면 관련 부처와 함께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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