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리솜 부실대출 의혹‥외압여부·심사기능 불능 수사

김정필 부장

입력 2015-07-30 10:57   수정 2015-07-30 11:02




NH농협은행이 자본잠식과 적자 등 재무적으로 부실한 리솜리조트에 대해 거액의 대출을 해준 것과 관련해 특혜와 대출 외압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은행 내 여신심사위원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여타 은행들이 일정 규모 이상의 대출을 시행할 경우 여신위원회나 심사위원회, 운영위원회 등 해당 협의체를 열어 적격성 여부 등을 심사하지만 리솜리조트와 같이 재무적으로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대출이 시행된 자체가 불가능하고 문제 투성이라는 지적입니다.

30일 서울중앙지검은 전날 서울 논현동 리솜리조트 그룹 본사와 계열사 등 총 5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여 재무·회계 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하고 리솜 경영진의 횡령 여부, 정관계 로비, 특혜성 대출 여부 등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검찰은 리솜리조트 회장 등 경영진의 횡령 여부와 재무구조가 부실한 리솜에 장기간 대규모 대출이 이뤄진 농협은행에 대해 대출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는 지, 외압이 작용했는 지 여부도 조사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농협이 수 년간 대규모 대출을 시행한 리솜리조트의 경우 안면도 국제관광지 개발사업에 착수한 뒤 과도한 차입의 영향으로 2005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습니다.

자본잠식에 빠진 2005년 이후 농협은행의 대출은 그 해에 전년대비 7대 증가한 132억원이 대출됐으며 자본잠식과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한 2006년부터 2008년 사이에도 대규모 대출이 이어졌습니다

농협은행이 이기간 동안 대출한 금액은 2006년 182억원, 2007년 457억원, 2008년 469억원 등 되레 증가했습니다.

이후에도 농협은 2012년 1,251억원, 2013년 1,260억원 등 리솜 재무구조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거액의 대출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금융권 안팎의 의혹이 더해지는 대목입니다.

리솜리조트는 그 이후 영업손실, 부채비율 증가 등 재무구조가 현저히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농협은행의 대출은 이후에도 꾸준히 급증해 2012년 1천251억원, 2013년 1천260억원을 기록하는 등 사실상 대출 심사위가 ‘유명무실’한 기구 아니었냐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농협은행 측은 “리조트업계 특성상 시설투자시 공사비 지출로 초기에 많은 비용이 발생하는 데 주요 수입 원천인 회원권 분양대금과 시설이용료 등은 공사완료 후 장기간에 걸쳐 유입되는 수입과 비용의 기간상 불일치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재무적으로 지난 10년 동안 거래를 하는 동안 연체없이 정상적으로 거래를 해온 기업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당행의 대출금 지원은 사업장별로 시설 신축에 지원된 것으로 최선순위 담보권이 설정되어 채권보전이 양호한데다 기업의 계속성을 유지시켜 대출금 회수를 유도하는 것이 은행과 기업이 상생하는 것이라 판단해 대출을 실행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은행권의 반응은 이와는 상반된 견해가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번에 조사대상이 된 대출과 관련해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 정도 규모의 대출이 수 년간 이어졌는 데 자본잠식과 적자, 부채 비율 등을 감안한다면 여신심사위원회나 운영위원회 등에서 대출 시행을 거부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은행의 여신담당 임원은 “당 은행의 경우 여신심사위원회가 같은 사안을 접했다면 이 정도 재무상황과 대출 규모, 각종 정황 등을 검토했을 때 행장이나 경영진 지시가 있었어도 모든 책임을 전적으로 져야 하는 실무선에서 대출 자체에 대해 강하게 반대를 하고 대출 자체가 이뤄질 수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검찰은 농협의 비정상적인 대출과 관련해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의 지시나 정관계 로비에 따른 외압 행사가 있었는 여부도 수사선상에 올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농협은행은 “저희는 여신협의회를 열어서 대출 심사를 해서 리솜리조트 지원했는 데 실무 본부부서 부장, 여신심사부 부장이 단장, 실무 팀장 등 실무자 위주로 구성된 협의회에서 정상적인 절차와 규정을 통해 대출 여부를 판단한 것”이라며 윗선의 지시나 특혜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습니다.

리솜리조트 부실대출의혹이 터져나오면서 농협의 여신심사기능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중앙회의 지배를 받는 특수한 조직이라는 점에서 고위층으로 칼을 겨눈 검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 그 파장이 확산될 전망입니다.



[사진] 리솜리조트 2015.4.30 연결감사보고서: 감사보고서에 `완전자본잠식` `존속 능력 중대의문` 등 중요 불확실성 존재 내용이 기술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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