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로운 사회 만들기 프로젝트-기부문화의 활성화

입력 2012-05-07 08:54   수정 2012-05-07 08:54

[Culture & Leadership] 7편. 풍요로운 사회 만들기 프로젝트- 기부문화의 활성화

뉴욕 맨해튼에 가면 꼭 들러야 할 곳들이 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자선사업가 록펠러 가족들이 설립한 록펠러 센터와 모마(MoMA)라고 알려진 뉴욕현대미술관이다.

뉴욕의 랜드마크인 록펠러(Rockefeller Center) 센터는 겨울이 되면 더욱 활기를 띤다. 록펠러 센터 앞에는 미국에서 제일 크고 화려한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지고 중앙의 로아 플라자에서는 스케이트장을 열어 연인들이나 가족들이 손을 잡고 스케이트를 타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 곳은 영화와 쇼의 세계 최대 극장인 라디오 시티가 자리잡고 있으며 상점과 레스토랑, 오피스등이 함께 있는 70층 높이의 복합문화공간으로 늘 사람들로 붐빈다.

53가에 위치한 MoMA는(The Museum of Modern Art)은 록펠러 2세의 부인 애비 울드리치(Abby Aldrich)등 5명의 콜렉터들이 1929년에 세운 현대미술을 보여주는 미술관으로 모네의 <수련>, 루소의 <잠자는 집시>, 피카소의 <게르니카> 등 2만점 이상의 작품을 보유하고 있다. MoMA는 명실공히 최고의 현대미술관으로 인정받아 이 곳에서 전시를 한 현대미술작가들은 세계적인 작가라고 일컬어진다.



<심재현 조각가 공공미술작품> 예술의 전당 오페라 하우스에 설치돼 있다.

몇 개의 사례만 봐도 미국의 예술도시 뉴욕의 많은 문화예술기관들은 개인 또는 기업의 기부에 의하여 설립됐다. 한 사회가 좀 더 풍요롭게 되기 위해서는 바로 이런 기부문화가 전반에 걸쳐 뒷받침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메세나라는 용어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프랑스어인 메세나(Mecenat)는 고대 로마제국의 대신인 마에케나스(Gaius Clinius Maecenas, B.C76~A.D.8)의 이름을 불어로 표기한 것으로 마에케나스는 당시 로마예술 부흥에 공헌한 인물이다. 1967년 미국에서 기업예술후원회(BCA)가 발족되면서 ‘메세나’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이후 각국의 기업인들이 메세나협의회를 설립하면서 ‘메세나’는 기업인들의 각종 지원 및 후원활동을 통틀어 일컫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국내에서도 1994년 비영리 사단법인인 한국기업메세나협의회가 발족돼 지금까지 문화 예술사업을 후원하고 있다. 2003년 메세나협의회 자료에 의하면 기업의 문화, 예술 지원에 있어 공연예술이 거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며 행사, 미술, 영상, 전통 및 민속, 문학, 문화교육 순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메세나의 원 뜻은 예술, 문화, 과학에 대한 두터운 보호와 원조를 의미하며 박애정신에 근거하고 있다. 즉 순수한 기부라는 의미에 가깝다. 현재 우리가 접하는 이미지 증진이나 광고효과를 기대하는 기업들의 협찬이나 스폰서십과는 다른 지원의 성격을 가진다. 외국의 기업 메세나 효과를 살펴보면, 미국의 코카콜라, 프랑스의 까르띠에, 스웨덴의 에릭슨, 일본의 소니, 도요타등은 메세나 활동을 열정적으로 한 기업으로 소비자로부터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문화예술이 더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이렇게 처음부터 이익을 기대하고 후원하는 파트너십의 관계가 보다는 메세나의 원래의 의미인 패트로노지(Patronage; 예술가를 보호, 후원, 장려, 격려 하다는 의미내포)에 맞게 특정 기업들뿐만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 모두 기부문화에 참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록펠러 센터, 뉴욕 맨하탄>

늘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이곳은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지 겨울의 로맨스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미국사회에 기부하는 문화를 만든 사람은 존 데이비슨 록펠러(John Davison Rockefeller 1839-1937)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존 데이비슨 록펠러는 가난하고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열정과 뛰어난 혜안으로 나이 30대에 수백만 달러를 가진 부자가 되었다. 독자적인 경영방식 혁신으로 그가 이끌었던 스탠더드 오일사를 미국 석유시장의 95% 독점하게 하면서 엄청난 부를 일궜다.

1911년 스탠더드 오일사는 미국 연방최고재판소로부터 반(反)트러스트 위법으로 해산명령을 받고 33개의 회사로 해체됐는데 그 후 주가가 오히려 폭등하여 록펠러의 재산은 2억달러에서 10억달러로 불어나게 된다. 55세에 합병증을 앓은 후 자신의 재산과 삶을 오로지 자선사업에만 전념하기로 결심하며 재단설립에 대한 치밀한 계획을 세워 꼭 도움이 필요한 곳을 도와주는 기부자로서의 삶을 살게 된다. 사람을 중요시 여겼던 그는 록펠러 의학연구소와 록펠러 재단을 비롯하여 시카고 대학 등 12개 종합대학과 12개의 단과대학, 4천928개의 교회를 지어서 사회에 환원했고 그가 후원한 시카고 대학에서는 100여 년 동안 70여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게 된다. 그의 삶에서 주목할 점은 후손들이 이윤을 추구하기 보다는 기부사업에 전념해 주기를 바라며 어렸을 때부터 돈의 소중함과 기부에 관한 교육을 시켰다고 한다.

록펠러 2세(John Davison Rockefeller Jr.)는 아버지에 이어 재단을 운영했는데 오페라 하우스, 뮤직홀, 극장, 상점이 들어갈 수 있는 당시의 최대복합문화공간인 록펠러 센터를 1939년 완공한다. 공사 중 생활이 어려운 뉴욕시민을 위해 뉴욕의 수도관을 자비로 묻어주어 뉴욕시민들이 수도요금을 내지 않고 살아가는 혜택을 준 것은 우리 모두가 아는 이야기다.

50년대의 빈민가였던 뉴욕의 62번가에서 65번가에 설립된 링컨센터(Lincoln center) 역시 록펠러 재단이 주도한 기금운동에 의해서 시작되어 여러 사람의 기부를 통해 완공됐다. 링컨센터 안에는 첼리스트 장한나,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 등을 배출한 줄리아드 음악대학이 자리잡고 있으며 메트라 불리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라는 세계 모든 예술인들이 공연하고 싶어하는 선망의 공연장이 있다. 시티그룹, JP모건 스탠리, 월트 디즈니 등의 기업들과 70만명의 개인 후원자들이 계속해서 링컨센터를 지원하는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링컨센터 (Lincoln Center)

뉴욕을 세계인들이 가보고 싶어하는 곳으로 만드는데 큰 공헌을 한 인물은 록펠러다. 한 개인이 시작한 자선사업이 후손으로 이어져 의학, 교육, 과학, 예술 등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미치게 된 것이다. 그리고 100여 년간의 그들의 기부사업으로 뉴욕시민들과 방문객들은 자연스럽게 문화생활을 즐기고 혜택을 받았으며 지금도 누군가는 그들이 지원한 장학금으로 공부를 하고 연구를 하고 있다. 우리가 익히 들은 바 있는 철강왕 카네기(Andrew Carnegie, 1835-1919)도 은퇴 후 교육과 문화사업에 몰두하였다고 한다. 그는 미국 전역에 2,800개의 도서관을 기증했고 카네기 공과대학을 설립하였으며 뉴욕의 카네기홀을 후원, 투자했다.

얼마 전 탤런트 차인표씨가 힐링 캠프라는 프로그램에 나와서 한 이야기 중에 공감을 일으킨 부분이 있다. 차인표씨는 2005년부터 컴패션이라는 어린이 후원단체를 통해서 오지에 사는 아이들을 본격적으로 후원하기 시작해 지금은 50여명의 아이들의 양육비를 후원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힘들게 사는 사람들을 도와주다 보니까 언제부터인가 본인 주위에는 남을 걱정하고 도와주려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더라는 것이다. 기부하는 일로 인해 삶이 자연스럽게 건강해지면서 가족들은 서로를 좀 더 아끼게 되고 행복해졌으며 이제는 삶을 방향까지 완전히 바뀌어졌다고 인터뷰했다.

혹자는 부자니까 기부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이 기부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부를 축적하는 것이 필수조건은 아니다. 세상에는 구두닦이를 하여 남을 돕는 가난한 목사님이 있고 몇 십 년 간 땀 흘리며 고물들을 주워 모은 돈으로 장학금을 전달하는 할머니가 있다. 이들처럼 우리의 삶의 가치와 목표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기부에 대한 관심은 우리들의 삶에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국제어린이 양육기관 <컴패션>에서 후원하고 있는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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