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댑티브 리더십-글로벌 리더십과 혁신 위한 주춧돌

입력 2012-07-09 11:02   수정 2012-07-09 11:03

[Culture & Leadership]15편. 어댑티브 리더십(Adaptive Leadership) - 글로벌 리더십과 혁신을 위한 주춧돌



최근 직장을 옮긴 친구가 있다. 외국계 회사 한국 지사장으로 있다가 아시아 지역 사업이 통합되면서 본의 아니게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고 한다. 2년간의 급여를 퇴직금 명목으로 받았다고 한다. 어찌되었던 비자발적 퇴직이라는 충격에서 벗어나고, 그 동안 여유롭지 못했던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국내외 여행을 다녔다고 한다. 친구는 자신의 경력에 조금만 눈높이를 낮추면 쉽게 새 직장을 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친구의 생각과는 쉽게 직장을 구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친구의 재취업을 어렵게 만든 이유는 중소기업의 경우, 그가 과거 받았던 연봉과 크게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대기업의 경우, 차장, 부장급의 관리자를 외부에서 잘 영입하지 않는다. 대기업은 과장급 이하에서 경력직을 주로 채용한다. 이유는 중견관리자의 경우 조직에 적응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고,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조직 내 인프라가 구축이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기업의 경우 사내 인간관계를 통해 일을 진행시킨다. 안될 것 같은 일도, 사적인 자리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것이 국내 기업문화이다. 다행히 친구는 쉽지는 않았지만 대기업에 취직하였다. 취직 후, 친구에게 온 문자는 “내 나이에 대기업에 다시 적응하려니 힘들다 ㅠㅠ”, “뭐 그냥 저냥 이 나이에 빨리 적응이야 되겠니^^”.

어느 조사에 의하면 이직한 직장인들 중 61% 이상이 前 직장이 더 나았다고 생각하고, 41%는 이직을 후회한다고 한다. 이직을 후회하거나, 실패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직장인들은 이직에 실패한 가장 큰 이유로 근무조건이 기대했던 것과 다르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어, 연봉 조건이 기대 수준 이하, 회사 비전이 없어서, 자신이 맡은 업무 내용이 기대에 못 미쳐서 등과 같은 이유를 들었다. 이러한 의견들과 함께, 기업문화에 대한 적응의 어려움과, 동료들과의 업무 스타일 및 새로운 업무 환경에 대한 적응 등 환경적 적응에 관련 사항이 이직 후회의 주요 이유로 제시하였다.

국내에서 직장을 옮기고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다른 나라로 직장을 옮겨 적응하기란 더욱 어려울 것이다. 국내 프로야구의 국보투수 불린 선동열 선수는 1998년부터 1995년까지 10여 년 넘게 방어율이 1.2이었다. 즉 한 게임(9이닝) 동안 평균적으로 내준 점수가 1.2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86년, 87년, 93년에는 방어율 1점 이하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던 선동열 선수가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한 첫해 96년에는 5.5의 방어율을 기록하였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스타 플레이어들이 새로운 국가에서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 많은 국내 프로야구 선수들이 일본에 진출하였지만 국내에서만큼 성공한 선수들은 드물다.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특정 조직에서 우수한 성과를 이룩한 리더가 다른 조직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창출하기란 쉬운 것은 아니다. 세계 최고의 여성 CEO로 불리는 칼리 피어리나 (Carly Fiorina)는 미국 AT&T社에서 루슨트테크놀러지社를 분리 상장하고, 상장 첫해는 92%의 주가 상승률을 이끌었다. 하지만, HP (휴랫팩커드)의 최고경영자로 이직한 그녀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그녀가 직면한 시련의 중심에는 빌 휴렛과 데비드 팩커드 공동창업자의 정신인 HP Way(또는 HP의 DNA)가 있었다. HP Way의 핵심 중 하나는 인간에 존중이었고, HP는 그러한 경영철학을 지키기 위해 종업원에 대한 강제해고를 하지 않았다. 경기가 어려웠던 1980년대도 종업원들이 해직 대신 임금의 10%를 삭감하는 것으로 대신하였다. 이러한 HP 경영철학에 도전한 사람이 칼리 피어니라이다. 그녀는 PC 사업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컴팩과 합병을 추진하고, 그 과정에서 1만 명 이상을 해고하여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는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어댑티브 리더십(Adaptive Leadership)은 상황에 관계없이(특히, 자신에게 편안한 환경에서 벗어나)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치고, 그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역량으로 규정할 수 있다. 즉, 삼성전자에서 우수한 성과를 창출한 리더가 현대자동차나 유럽 필립스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낼 수 있는 리더십을 의미한다. 어댑티브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최소 4가지의 요건이 필요하다: (1) 문화적인 적응성, (2) 변화에 대한 유연성, (3) 이해하기 어려운 것(미스터리)에 대한 수용, (4) 불편한 것을 흔쾌히 받아들이는 정신이다.

(1) 문화적 적응성(Cultural adaptability)은 전세계를 상대로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에게는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전제 조건이다. 어떠한 사람이 문화적 적응력이 높은 사람일까? 몇 개의 외국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할 수 있어야 하는 걸까? 전세계 몇 나라 이상을 여행하여야 할까? 마이클 해머 박사(Mitchell R. Hammer)에 따르면, 문화적 적응성은 5단계가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개인이나 조직들은 문화적 적응성의 3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한다(<표 1> 참조). 3단계에 놓인 사람들은 모든 사람들을 동일하게 대우하려고 노력한다. 이들은 사람들간의 차이점을 최소화하지만, 문화적 차이를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한다. 따라서 이 단계에 있는 사람은 개개인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강점을 완전히 활용하지 못한다. 어댑티브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4단계의 문화적 적응성을 가지고, 다른 문화의 맥락에서 자신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2) 변화에 대한 개방과 유연성(Flexibility and openness to change):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성공 경험으로 축적된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성장의 한계에 직면하게 되는 것은 이러한 성공 경험 때문이다. 어느 정도 성공한 사람이나 조직은 자신의 성공을 이룩하게 해준 의사결정, 행동, 커뮤니케이션 등의 방식을 고수한다. 이러한 폐쇄성이 더 큰 성장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내가 아는 한 회사는 6시그마를 모든 혁신활동의 기본 틀로 여기고 있다. 그 회사가 주력해야 할 혁신은 품질관리가 아니라 마케팅, 영업 및 신사업 개발 등 창조성 관련된 분야인데도 6시그마를 위해 많은 비용과 시간을 사용하고 있다. 아마 최고경영자가 과거 제조업체에 근무하여 6시그마를 통해 성과를 거둔 경험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6시그마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라 품질 혁신 프로그램일 뿐이다. 하지만, 이를 통해 품질 관리에 성과를 거둔 사람들은 이를 경영의 모든 분야에 다 적용하고 싶어한다.

(3) 미스테리(이해하기 어려운 것)에 대한 수용(Embrace of mystery)은 언제나 모든 것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의미한다. 미스테리에 대한 수용은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해, 불명확한 상황을 받아들이는 정신이다. 기업은 경영을 하면서 효율성 향상을 위해 불명확하거나, 불확실한 상황을 제거하여 왔다. 그러기 위해 많은 양의 정보를 수집하고 보고서를 만드는 작업을 한다. 한번의 의사결정을 위해 수없이 보고서를 수정하는 기업의 경우 오류를 범하는 경우는 적을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것을 창조하거나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지는 못할 것이다. 기존 데이터에 대한 분석으로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는 창조하지 못했을 것이다.

(4) 불편한 것을 흔쾌히 받아들이는 정신 (Willingness to painful and discomfort): 어느 누가 불편한 것을 좋아하겠는가? 하지만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의도적으로 불편한 상황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물론 그러한 상황 후에는 더 나은 성과가 창출되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영화 알렉산더를 보면, 영화의 많은 부분은 아프리카를 지나 아시아로 나가고자 하는 알렉산더와 현재에 머무르고 싶어하는 부하들과의 갈등을 보여준다. 알렉산더가 다른 장군들이나 병사들과 같이 현재까지 회득한 것들과 이로 인한 편안함을 추구하였다면, 동양과 서양을 연결되는 헬레니즘 세상은 없었을 것이다.



이번 어탭티브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는 인도 Citibank(씨티은행)의 사례로 마감하고자 한다. Citibank는 인도의 금융산업 분야에서 외국인이 직접 투자한 가장 큰 기업이다. 인도 Citibank는 4십억 달러 이상의 자산과 약 8,000명의 종업원을 보유하고 있다. Citibank는 인도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기존 선진국이나 개발도상국에서와는 다른 방식을 채택하였다고 한다. 첫째, Citibank는 정해진 해답대로 사업을 구현하기 보다는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부터 인도 사업을 시작하였다 (예: “무엇(어떤 자원)을 인도에서는 활용할 수 있을까?”, “어떻게 인도에서 상품을 팔 수 있을까?) 예컨대, Citibank는 인도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대출 사업을 원하였으나, 인도에는 개인의 신용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었다. 이에 Citibank는 어떤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였고, 인도 현지 회계사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일반인들의 신용을 체크하였다고 한다. 둘째, Citibank는 인도 사업을 관리하기 위해 현지 리더들을 고용하고 육성하였다. Citibank는 현지의 유능한 인재들에게 Citibank의 문화를 가르치는 것이, 인도의 미묘한 문화를 이해하는 사람을 육성하는 것 보다 쉽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Citibank는 인도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학습한 경영자들을 인도에 파견하였다. 이러한 Citibank의 노력은 현지에 대한 적응력을 향상시켰고 Citibank를 인도에서 가장 성공적인 외국계 은행으로 발전시켰다 (본 사례는 Awaken Group에 의해 개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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