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거세지는 국제 원자재 시장 ‘슈퍼 사이클’ 종료 논쟁

입력 2014-09-01 09:30  

국제 원자재 시장이 추세적으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럼에 따라 국제 원자재 시장은 지난해초 이후 지속돼온 슈퍼 사이클 종료 논쟁이 가열되고 있어 앞으로의 움직임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1990년대 이후 국제원자재 가격은 4번의 슈퍼 사이클을 경험했는데, 이번 논쟁은 4차 슈퍼 사이클에 대한 것이다. 2000년대 들어 강하게 상승하던 원자재 가격이 세계 경제 저성장 위기가 확산되며 하락세로 반전돼 이를 두고 원자재 가격상승 국면이 끝났다는 주장과 가격상승이 지속될 것이란 주장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슈퍼 사이클이 종료됐다고 주장하는 측은 △선진국의 경기침체 △중국의 성장률 둔화 △비전통 원유생산 증가 등을 주된 논거로 삼는다1. 하지만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의 도시화에 따른 지속적인 원자재 수요 △MENA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이유로 슈퍼 사이클의 종료를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견해도 존재한다.2




슈퍼 사이클이란 자원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후 정점을 찍고 하락하는 현상으로 통상 20년 이상의 상승과 하락 주기를 의미한다.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전쟁특수를 기반으로 한 2차 슈퍼 사이클과 1970년대 석유파동으로 시작된 3차 슈퍼 사이클 등 20세기 들어 3차례의 슈퍼 사이클이 발생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4차 슈퍼 사이클5은 중국 등 신흥국의 경제성장으로 촉발됐는데, △기상이변 △바이오연료 생산 △투기성 자본의 유입 등 공급 및 금융요인 등 복합적인 요인이 결부됐다. 올해 들어서는 우크라이나와 이라크 사태 등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지정학적 위험도 가세하고 있다.




국제 원자재 시장이 장기적으로 하락국면에 진입했느냐의 여부는 경기와 자원시장 이슈라는 2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하나는 원자재 시장의 큰 흐름을 세계경기 침체라는 거시적 시각에서 조망하고 하락국면의 속도와 기울기는 자원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미시적 요인들로 판단해야 한다.



다른 하나는 미시적 요인으로는 셰일 가스·신재생 에너지·바이오 연료·중국 자원수요·기상이변 등이 있는데, 자원가격 하락국면에서 세계 자원시장을 교란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세일 가스 개발에 중국 등 다른 국가들이 도참하면서 국제 원자재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가 예의 주시되고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의 슈퍼 사이클 논쟁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이슈는 장기화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미국과 러시아 간의 새로운 냉전시대가 도래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최종 확인된 사망자가 무려 298명에 달하는 말레이 항공기 격추사건은 구냉전 시대의 최대사건이었던 대한항공 격추사건(사망자 269명)과 비교된다. 과거 미국과 소련 간의 냉전과 현재 미국과 러시아 간의 신냉전 속에 구소련이나 러시아가 격추의 주체였거나 유력한 용의자로 떠올랐다는 점에서 두 사건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신냉전 시대가 도래된다면 현재의 국제관계는 정치군사적 전쟁보다는 경제주도 양상이기 때문에 경제적인 문제가 더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미국이 국내에서 생산된 원유를 수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안정을 유지했으나 앞으로 셰일가스 개방을 통해 수출을 하겠다고 언급했다.



이 경우 러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인 원유의 가격이 미국의 셰일가스 개방으로 하락하면 러시아 경제에 직격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응해 러시아는 미국의 국채를 팔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재 러시아가 소유하고 있는 미국 국채는 1300억 달러에 불과해 큰 영향을 미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 조치는 러시아와 유럽 간의 밀접한 관계 때문에 그동안 유럽이 중심이 돼 왔는데 이마저도 러시아 경제에 타격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유럽과 러시아보다는 미국과 러시아로 갈등관계의 축이 바뀌었는데 미국이 이제는 2차로 러시아에 대한 서방 경제제재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지금까지 취한 러시아 기업과 러시아인에 대한 여행금지, 자산동결에 비교하면 매우 확대된 조치이지만 러시아경제의 핵심부문을 완전히 차단하는 수준은 아니었다.6



앞으로 서방과 러시아간의 공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나, 초강경 제재조치와 맞대응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 강경한 제재조치가 단행될 경우 러시아 경제가 경기침체를 겪을 가능성이 크며, 이로 인한 세계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세계경지회복에 악영향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특히 러시아가 서방의 확대된 경제제재에 대해 자국의 주요 수출품인 에너지 및 곡물수출을 중단하는 등 부분적으로 맞대응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여전히 변수가 남아 있다.


현재 원자재 슈퍼 사이클은 4차 슈퍼 사이클의 상승에너지가 소진되어 장기 하락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되나 위의 요소들이 국제 원자재 시장의 교란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향후 자원수급을 결정짓는 세계 경기변동이라는 거시적인 틀 속에서 자원시장을 구성하는 미시적인 요인들에 주목해야 한다.


또한 자원가격의 단기적인 변동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주기현상을 이해하고 선제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기적인 시세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관리기술이 필요하지만 장기추세에 대해서는 추세전망에 기반으로 한 대응체계가 필수적이다. 우리처럼 원자재 자급도가 크게 떨어지는 국가일수록 그렇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원자재 슈퍼 사이클의 정점을 확인한 후 자원탐사 및 개발과 관련된 기술투자를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가격 상승국면이 본격화되는 시기의 자원확보 투자는 고비용 저수익 사업인데, 원자재 시장이 정점을 지난 후퇴기와 불황기가 투자의 적기로 판단된다.



일반적으로 원자재가격 하락기에는 자원생산기술 및 서비스에 대한 단기 기대수익률이 낮아져 투자가 위축되지만 장기 기대수익률은 오히려 높아지므로 역발상 투자가 필요하다. 원자재 시장 후퇴기에 실행한 투자의 결실은 다음 차례의 상승국면에서 발생하므로 장기적인 인내를 가져야 한다.


<글. 한상춘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39340 target=_blank>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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