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감정이 나를 미치게 할 때] 7편.

입력 2014-12-05 09:30  

조직의 정서에 주목하는 연구자이자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 경영 대학원 교수인 시걸 바르세이드(Sigal Barsade)는 이렇게 설명한다.


“사람들은 직장에 백지 상태로 들어가지 않는다. 지나온 삶과 경력이 새로운 직장에서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남자가 출근길에 교통체증에 시달렸는데, 오전 9시 회의에서 전략에 관한 의사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해보자.



길이 막히는 동안 치밀어 오른 분노가 나중에 회의에서 전략을 결정할 때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쳤냐고 물어보면 그는 아마도 ‘절대 아니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사람들은 감정이 얼마나 널리 퍼져 있는지 알아채지 못한다. 감정에 대해 부족하게 이해하고 있는 것이 은연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론 감정의 미묘한 차이와 주어진 맥락, 숨은 이유를 파악하고 주어진 업무도 제대로 해내는 일은 무척 어려워 보일지 모른다. 요즘은 누구나 자원은 절반으로 줄고 걸림돌은 두 배로 늘어난 현실에서 일한다. 상사가 프레젠테이션을 ‘빨리빨리’ 해내라고 재촉하면 얼마나 예민해지겠는가? 여기에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부터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느끼는지까지 생각해야 한다면 핵심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울 것이다.



감정 문제가 더해진다는 것은 해결하거나 실패하게 될 일이 하나 더 늘어나는 셈이라 우리가 발전하는 데 필요한 요소로 여겨지지 않을 수도 있다. 세상에 그렇게 한가한 사람이 얼마나 되는가? 아니 그럴 기운이 어디 남아 있겠는가? 책상에 고개를 푹 숙이고 주어진 업무만 생각하는 쪽이 훨씬 수월해 보이기 때문이다.



사실 아직 직장에서 감정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논의된 적이 거의 없고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고 있다. 말하자면 감정을 충분히 진지하게 생각해오지 않은 것이다. 그러니 가장 효과적인 행동을 찾는 방법도, 최악의 행동을 피하는 방법도 모른 채 자기 앞길을 방해할 뿐이다. 현재 업무 자체에 드는 시간보다도 업무의 의도 때문에 일어난 자잘한 혼동과 어지러운 상황을 정리하는 데 드는 시간이 더 많지는 않은가?



그렇다고 지나치게 적극적으로 경청하는 척하면서, “알겠습니다, 그렇군요” 같은 말을 남발하라는 뜻은 아니다. 대개 이렇게 억지로 공감을 짜내면 거짓말처럼 들린다. 그보다는 우리 마음속에서 경고등이 켜지는 사건, 우리를 분노하게 만드는 사건, 걱정으로 몸살 나게 만드는 사건을 스스로 알아채고 이해해서, 문제가 생기기 전에 예측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뜻이다.


상대의 어떤 행동에 어떻게 반응할지, 그리고 상대가 나의 행동에 어떻게 반응할지 일관되고 성공적으로 예측할 수만 있다면, 자신의 한계를 넘는 상황에 적극 대처하는 기술을 미리 개발할 수 있다. 인간으로서 별수 없이 버럭 화를 내더라도 자기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할 수 있으므로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나도 이런 식으로 접근했더라면 부하 직원들을 관리하고 상사 밑에서 일하면서 큰 도움을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 나는 주로 나 자신을 ‘바꾸는’ 방식에 관심을 기울였다. 좋은 간부가 되려면 다른 사람으로 바뀌어야 했다. 감정 표현과 즉흥적인 행동을 줄이고 남의 말을 귀 담아들으며 진정한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되어야 했다.


남녀에 관계없이 직장에서는 다들 이렇게 다양한 감정을 억누르는 법을 배우면서 산다. 하지만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솔직히 들여다보고 이해하면, 나 자신이 좀 더 편해질 뿐만 아니라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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