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이후 미국, 유로, 일본, 중국 등 4대 대국 경제 전망

입력 2015-08-03 14:06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orld Bank) 등 주요 예측기관들은 최근 발간한 세계 경제 전망 수정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 IMF는 올 7월 수정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지난 4월 전망치대비 0.2%p 하향 조정해 오히려 작년 성장률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초까지 선진국 가운데 유일한 회복세가 예상됐던 미국 경제는 올 1분기 들어 △달러 강세 △서부항만 태업 사태 △한파 등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만큼 부진했다. 특히 작년부터 달러 강세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환율 경쟁력 약화로 수출이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출과 투자, 소비 등 총수요 면에서 악조건 속에서도 고용관련 지표는 꾸준히 개선돼 미국 경제가 회복국면에 재진입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청소년, 소수 인종, 비숙련 노동자의 고용은 비록 부진했으나 전체 고용은 확대돼 이제는 실업률이 완전고용 수준에 가까울 정도로 떨어졌다. 주1)
고용이 꾸준히 확대됨에 따라 근로자의 임금이 오르기 시작하면서 민간소비에도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선순환 고리가 형성되고 있다. 이 때문에 소비자신뢰지수는 올 1분기 101.4을 기록해 2007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기준점을 상회해 미국 경기를 점차 낙관적으로 보는 결정적인 요인이다.
대부분 예측기관들은 올 하반기 이후 미국 경제는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점차 회복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총수요 항목별 GDP 기여도가 70%에 달하는 민간소비는 고용사정 개선에 따른 임금상승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저유가가 지속돼 가계구매력 상승효과를 일으키고, 소비자신뢰도도 개선되고 있어 기업투자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유로존 경기는 정치적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음에도 성장률은 3분기 연속 높아지고 있다. 그리스 사태에도 작년부터 지속되고 있는 △저유가 △ECB의 통화완화 정책 △유로화 약세 등이 유로존 경제를 떠받치는 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로화 약세는 유럽수출 기업들에게 환율경쟁력을 높여 올 1분기 수출은 GDP 총수요 항목별 기여도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예측기관들은 작년 3분기 이후 회복세를 이끌었던 요인들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나, 향후 유로존 경기 회복세 지속 여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유로존 실업률이 여전히 높아 고용시장이 불안정하고 그리스 사태 등과 관련된 정치적 리스크는 언제든지 유로존 경기에 하방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유로존 회복세가 펀더멘탈 개선보다 외부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어 지속 가능한 성장기반이 여전히 취약하다. 회원국별로 재정취약국(Vulnerable Countries)는 구조개혁을 통해 재정건전성을 회복하고, 핵심국(Core Countries)은 지속적인 투자와 함께 취약국과 상생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 올 하반기 이후에도 경기 회복세가 지속될 수 있다.
작년 4월 1일 소비세 인상 여파로 주춤했던 일본 경제는 올해 1분기 들어서는 그 충격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3.9%를 기록해 잠재성장률은 3%를 1%p 가깝게 상회했다. 2012년 12월부터 추진해온 아베노믹스에 따라 엔화 가치가 작년에 무려 20%가 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성장률은 인구구조 고령화, 노동시장 질적 악화, 위험수위가 넘은 국가채무 등 구조적 문제가 개선되지 못함에 따라 1% 내외로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엔저에 따른 기업실적 개선으로 인해 고용이 확대돼 실업률이 1997년 이후 사상 최저치인 3.3%를 기록하고 있으나, 고용이 비정규직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앞으로 강도있는 아베노믹스를 추진하기 힘들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엔화 가치가 현 수준에서 크게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더 이상 엔화 가치 약세를 도모할 경우 일본 내부적으로 수출업체와 수입업체 간 갈등과 대외적으로 중국, 한국 등 인접국과 환율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증시 폭락·경기 둔화·부동산 거품·그림자 금융 등 현재 중국 경제가 당면한 4대 현안이다. 특히 감독권에서 벗어난 유동성을 통칭하는 그림자 금융규모가 커 올 6월 이후 주가 폭락이 자칫 부동산 거품 붕괴로 이어지는 것이 아인가 하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만약 ‘중국판 모기지 사태’가 발생한다면 중국 경제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 국제금융시장에 커다란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처럼 사회주의 국가의 성장경로를 보면 초기에는 노동, 자본 등 생산요소의 양만 단순히 늘려 성장하는 `외연적 단계`를 거친다. 이 단계에서 ‘루이스 전환점(농촌에서 더 이상 노동공급이 중단돼 임금이 급등하는 시기)’과 같은 한계에 부딪치면 그 이후에는 생산요소의 효율성을 중시해 성장하는 `내연적 단계‘로 이행되는 것이 정형적인 경로다.
대부분 사회주의 국가들은 이 경로로 이행되는 과정에서 부동산(혹은 증시) 거품, 물가 앙등 등과 같은 심각한 ‘성장통(Growth Pains)’을 겪었다. 중국도 이런 후유증을 걷어낼 목적으로 1차로 2004년 하반기부터 1년 6개월 동안, 2차로 2010년부터 긴축정책을 추진해 왔다. 특히 중국 정부는 물가와 부동산 거품을 동시에 잡는데 주력해 온 것이 러시아 등 다른 사회주의 국가와 다른 점이다.
하지만 긴축정책의 주 수단으로 삼았던 금리인상이 대내외 여건이 따르지 않아 ‘실패’라는 평가가 나올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1차 긴축기에는 의욕적으로 단행했던 금리인상이 때 맞혀 불어 닥친 세계 증시 호황으로 국내 여신을 잡는데 한계가 있었다. 2차 긴축기에는 미국 등 선진국이 금리를 대폭 내리자 중국과의 금리차를 노린 핫머니가 대거 유입돼 증시보다 부동산 거품이 더 심하게 발생했다. 주2)



당초 계획보다 길어진 긴축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금리인상->핫머니 유입->통화팽창->부동산 거품‧물가앙등->추가 금리인상’의 나선형 악순환 고리가 형성됐다. 이 때문에 금리 인상폭도 커져 실물경기마저 둔화되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성장률은 7.4%로 16년 만에 목표 성장률은 7.5%를 달성하지 못했다.
뒤늦게 그림자 금융의 심각성과 나선형 악순환 고리를 인식한 중국 정부는 이런 최악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긴축정책의 방향을 대거 수정했다. 작년 11월부터 예금과 대출금리 인하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부양책을 추진해 왔지만 증시 폭락을 계기로 오히려 잠복돼 왔던 ‘그림자 금융발 위기설’까지 고개를 드는 상황이다.
시진핑 정부는 주가 폭락이 최대 아킬레스건인 부동산 거품 붕괴로 이어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1단계 부양수단인 금리인하만으로 한계가 있다고 보고 2단계 부양조치로 ‘중국판 양적완화’를 긴급하게 추진하고 있다. 최후 보루성격이 짙은 이 정책의 성공 여부가 올 하반기 이후 중국 경제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 성장률이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1) Fed는 실업률이 5.2∼5.5%에 달하면 완전고용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2)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은 5배, 소득대비 주택가격비율(PIB)은 9배다

<글. 한상춘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39340 target=_blank>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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