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당뇨병 환자 치주질환 발병률, 일반인의 3배

입력 2017-06-20 14:20  

면역력 약해진 상태라 더 취약…"최소 3개월에 한 번 구강검진을"


[ 임락근 기자 ] 10년 넘게 당뇨병을 앓고 있는 이모씨(57)는 최근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당뇨병으로 신장 기능이 저하돼 투석을 하고 있는 데다 두 달 전부터는 잇몸이 붓고 통증이 느껴지는 치주염까지 생겼기 때문이다. 이씨는 “투석을 시작하고 나서 이전의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진 것도 서러운데 치통까지 생기니 건강이 계속 나빠지기만 하는 것 같아 우울하다”고 말했다.

이씨처럼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 중 치주질환으로 고통을 받는 이들이 적지 않다. 치주질환은 주로 치아 표면에 이끼처럼 달라붙은 세균층에 의해 생긴다. 이 세균층은 치아 표면에 남아 있는 음식 찌꺼기에 세균이 증식하면서 형성되는 것으로, 치주조직에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파괴한다. 하지만 흡연, 스트레스, 내분비계 이상 등도 치주질환의 원인으로 꼽힌다. 당뇨병 환자는 세균에 대항하는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여서 치주질환에 더 취약하다.

미국 당뇨병학회는 치주질환을 망막증, 신증, 신경장애, 말초혈관장애, 대혈관장애에 이어 여섯 번째 합병증으로 규정하고 있다. 당뇨병 환자는 건강한 사람에 비해 치주질환이 세 배 정도 높게 나타나고, 여기에 흡연까지 동반되면 위험성은 20배에 이르기도 한다. 홍지연 경희대 치과병원 치주과 교수는 “당뇨병은 다양한 구강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치주질환 감염에 유의해야 한다”며 “당뇨병 환자는 증상이 없더라도 3~6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인 구강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치주질환 역시 당뇨병에 악영향을 미친다. 치주질환으로 발생한 구강 내 세균과 독소, 염증성 매개물질 등은 온몸에 전달될 수 있다. 혈관을 타고 면역염증반응을 일으키거나 당의 흡수를 저해하고 인슐린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는 등 부작용을 일으켜 당뇨병 환자의 상태를 악화시킨다. 치주질환은 다른 만성질환과도 뗄 수 없는 관계다. 치주질환으로 유입된 세균들이 혈관내피세포를 손상시키거나 혈액을 응고시켜 혈전을 형성하는 등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을 유발한다.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세균이 폐로 유입되면 폐렴 등의 질환이 발생하거나 기도가 만성염증반응으로 좁아질 수 있다.

홍 교수는 “다양한 역학조사를 통해 치주질환이 당뇨병뿐만 아니라 뇌혈관질환, 만성폐쇄성 호흡기질환, 심혈관질환, 조산 혹은 미숙아 출산 등의 만성질환과의 연관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성질환과 치주질환은 생활습관은 물론 환경적·사회적·경제적 요인 등이 오랜 기간 복합적으로 누적돼 나타난다”며 “치주질환은 증상이 나타난 뒤에는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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