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정절벽 합의로 韓 대외변수 첫 고비 넘겨>

입력 2013-01-02 11:12  

유로존 불확실성 지속 등 경제 먹구름은 여전

미국 `재정절벽(Fiscal Cliff)'합의안의 하원 통과가 임박해 우리 경제의 대외여건에 청신호가 켜졌다.

재정절벽이 현실화했다면 한국 경제는 성장률 1%포인트 하락 충격이 예상됐지만다행히 첫 고비를 무사히 넘긴 셈이다.

그러나 스페인 대규모 국채 만기와 그리스 구제금융 프로그램 미이행 등 유로존불확실성이 1분기에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되는 등 경제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세계 경제 암초 하나는 피했다 미국의 '재정절벽' 협상이 극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전망돼 세계 경제의 암초 하나를 무난히 피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재정절벽' 협상의 주요 내용은 고소득자 증세와 정부 지출 자동감축 시한 연장이다.

미 행정부와 공화당은 고소득층 가구의 소득세율을 현행 최고 35%에서 39.6%로인상하고, 이들의 자본소득세와 배당소득세율도 15%에서 20%로 올리기로 합의했다.

연방 정부의 예산 삭감 시한은 2개월 늦춘다.

미국 행정부와 의회가 예산 삭감 방식에 합의하지 못하면 소위 '시퀘스터(sequester)' 조항이 적용돼 10년간 1조2천억달러, 연간 1천90억달러 국방ㆍ복지 예산이 자동 삭감되는데 이 시기를 연장한 것이다.

KDB 대우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2일 "재정절벽 협상 합의로 미국 경제의 단기 불확실성이 상당 부문 해소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 미국 경제가 약 2% 성장하며작년보다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의회 임기인 3일 정오까지 합의안이 하원을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의 법안 표결 처리 일정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상당수 의원이 연방 정부의 예산 감축 계획이 부족하다며 반발하기 때문이다.

하원이 임기 안에 법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제113대 의회가 개원하고 나서 협상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불상사가 생긴다.

협상의 악영향과 남은 과제도 적지 않다. 급여세 공제 중단과 고소득층 증세에따른 소비 위축이 대표적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번 증세로 상위 1% 부유층의 세후 소득이 10.5%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금융위기 이후 중산층이 취약해지면서 주로 상위 소득계층이 소비를 주도했음을 참작할 때 이번 부자증세는 고소득층의 소비에 다소 부담을 줘 소비 사이클에 일시적 둔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부채 한도 상향 조정협상도 남아 있다.

미국 연방정부의 빚이 지난해 말 법정 상한선인 16조4천억달러에 도달함에 따라미 재무부는 특별조치로 2개월간 여유기간을 마련했다. 부채 한도를 올리지 못하면미국 정부가 디폴트(채무 불이행) 상태에 빠지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다.

지난해 부채 한도 증액 협상이 우여곡절 끝에 타결된 점에 비춰볼 때 결국 상향조정이 될 것이란 낙관에도 합의 과정이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 재정절벽 말고도 앞으로 2-3개월 동안 국내외 경제를 좌지우지할 변수가 적지 않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경제전망을 하면서 1분기에 국제금융시장의 위험도가 커질것이라면서 스페인 대규모 국채 만기, 그리스의 구제금융 프로그램 미이행, 이탈리아 총선 등을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또 스페인은 전면적인 구제금융 신청을 미룬 탓에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졌다. 이탈리아가 마리오 몬티 총리의 사퇴로 2월에 조기 총선을 치르는 점도 정치 불안 요인이다.

◇대외여건 악화할 위험은 남아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분석으로는 재정절벽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한국경제성장률은 1.1%포인트 떨어진다. 우리의 대(對) 미국 수출이 위축되고 세계경제전체의 경기둔화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KIEP는 재정절벽이 현실화하면 올해 미국의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4.0% 급감하며 한국의 실질 GDP 증가율은 1.1%포인트 감소하고 순수출은 0.03%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재정절벽 협상이 예상대로 타결돼도 충격이 전혀 없는 경우보다 한국 경제성장률을 0.32%포인트 낮출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 의회예산처가 가정한 타협 시나리오는 미국 재정적자 감소폭이 GDP 대비 0.8% 감소하는 것이다. 이때도 한국 성장률은 0.32%포인트, 순수출은 0.01% 줄어드는영향을 받는다.

LG경제연구원 최문박 선임연구원은 "재정절벽 타협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면서미국 경기가 당초보다 호전되고 한국의 수출 증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이 결과로 한국 성장률이 정부의 전망치인 3.0%에서 올라갈지는 미지수라고 진단했다.

최 연구원은 "재정절벽 합의가 완전히 이뤄져도 부자증세를 하고 정부 경기부양이 줄어드는 것은 변함없을 것"이라며 "우리 정부와 민간연구원의 성장률 전망치는이러한 변수가 고려된 수치"라고 설명했다.

삼성경제연구소 박현수 수석연구원은 "원래 우려보다 긴축규모가 줄어들 뿐이지미국 가계의 주머니가 두둑해졌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세금과 연방정부 채무 한도 등 추가 협상이 남아 당분간 불확실성이 크므로 투자와 소비에 악영향을 미치고 급여세율 감면(6.2%→4.2%)이 종료되는 만큼 소비가제한되면 대미 수출도 주춤할 것으로 봤다.

정부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에서 3%포인트로 낮춘 가장 큰 원인은 예상보다대외여건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재정절벽은 넘었지만 다른 변수들이 여전히진행되고 있다는 데 있다.

정부도 전망치 3%는 기준선 전망이며 이보다 높아질 요인보다 낮출 위험이 더크다고 진단했다.

최상목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하방 위험은 1분기 중심으로 굉장히 크다"며 "스페인 대규모 국채 만기와 그리스 구제금융 프로그램 미이행, 이탈리아 총선 등의위험요인이 있다"고 평가했다.

justdust@yna.co.kr pseudojm@yna.co.kr clap@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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