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흔들린다…인사 파동에 순익 '반토막'>

입력 2013-04-18 06:01  

4대지주 `어닝쇼크' 전망…예대마진 축소·대기업 부실 탓경제민주화 등 사회적 분위기도 영향

최고경영자의 잇따른 사퇴로 `CEO 리스크'를 겪고 있는 은행들에 이익 급감이라는 악재마저 닥쳤다.

예대마진 축소, 대기업 부실, 경제민주화 등으로 경영환경이 급속히 악화되면서올해 1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1분기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기업 부실이 더 커지면 은행 이익 또한 더 감소할 수 있어은행마다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그 여파로 중소기업 대출마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4대 금융지주 1분기 순익 `어닝 쇼크' 수준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신한, KB, 우리, 하나금융지주[086790]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순이익 전망치를 평균한 결과 총 1조8천200억원 가량이었다. 이는 지난해 1분기(3조5천261억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1분기 8천687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던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에 5천800억원으로 33% 급감할 전망이다.

우리금융[053000]은 감소폭이 41%로 예상됐다. 7천144억원이었던 순이익이 4천2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증권사들은 내다봤다.

KB금융[105560]도 6천69억원이었던 순이익이 4천600억원 가량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작년 1분기에 외환은행[004940] 인수 관련 특별이익으로 1조3천362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던 하나금융은 올해 1분기 순이익이 4천억원에도 못 미치는 3천600억원으로 쪼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이마저도 실제보다 부풀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내부 결산 결과 증권사들 전망보다 순이익이 1천억원이상 적게 나왔다"며 "불황 때는 `어닝 쇼크'(증권사 전망보다 실제 발표되는 실적이 훨씬 나쁜 경우)가 많은데 은행도 예외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다른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우리도 증권사 전망치보다 1분기 순이익이 600억원이상 적은 것 같다"며 "2분기에도 수익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예대마진 축소·대기업 부실 `직격탄' 은행 순익의 급감은 예대마진의 축소와 대기업 부실이 가장 큰 원인이다.

예대마진은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로 은행 수익의 근간을 이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평균 2.92% 포인트였던 예대금리차는 올해 1~2월 평균 2.

64% 포인트로 줄었다.

시중금리가 하향 추세로 접어든데다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사회적인 여론이 높아지면서 은행마다 예대마진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한 금융지주사 임원은 "예대마진이 0.3%포인트 떨어지면 연간 순이익이 6천억원가량 줄어든다"며 "다른 금융지주사의 사정도 우리와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대기업의 부실 문제마저 불거졌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건설, 조선, 해운 등 취약업종이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급기야 STX조선은 채권단과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율협약을 맺어야 했다.

STX조선의 자율협약으로 은행권에서 쌓아야 할 대손충당금은 우리금융 500억원,하나금융과 신한지주[055550]가 각각 100억~200억원 가량인 것으로 추정된다.

기업 실적의 악화는 은행이 보유한 대기업 주식의 평가가치 하락이라는 악재도불러왔다.

KB금융과 신한지주가 각각 보유한 포스코[005490], 현대상선[011200] 주식의 평가손실만 각각 800억원, 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철강과 해운 경기가 급전직하하면서 2009년 60만원을 넘었던 포스코 주가는 17일 종가로 32만원으로 반토막났다. 2010년 5만원 이상까지 올랐던 현대상선은 1만500원으로 `5분의 1 토막' 난 형편이다.

비판적인 여론에 밀려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들이 중소 가맹점의 수수료를 낮춘것도 4대 지주의 이익을 200억원 가량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

◇ 은행 실적 앞으로 더 나빠진다 문제는 은행권 실적이 앞으로 개선되기는 커녕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아직 2.65%포인트(2월)지만 신규 기준으로는 1.97%포인트까지 떨어졌다. 앞으로 예대금리차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한 금융지주사의 리스크 담당 임원은 "신규 예대마진이 2%포인트 밑으로 떨어졌다는 것은 은행의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해칠 `마지노선'까지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 임원은 "사실 지금 수준에서는 대출금리를 다소 올릴 필요가 있지만, 경제민주화 등 사회적 분위기가 이를 용납하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기업 부실이 더 커지는 것도 문제다.

이미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028050] 등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1분기에만 수천억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대기업 부실이 앞으로 줄줄이 이어질 것이라는예상은 더 이상 `기우'가 아니다.

이는 은행 수익에 직격탄을 날린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STX조선의 사정이 더 악화돼 워크아웃에 들어간다면 대손충당금 최소 적립률을 기존 7%에서 20%로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금보다 세 배 이상의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해 일부 금융지주는 STX조선한 기업만으로 1천억원 이상의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은행의 실적 악화는 새 정부의 핵심 정책인 중소기업 육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미칠 수 있다.

실적 악화는 리스크 관리 강화를 낳고, 이는 신용도가 떨어지는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축소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의 김재우 선임연구원은 "대기업마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면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 은행 입장에서는 중소기업에 대출해 주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우려했다.

금융지주의 `CEO 리스크'를 하루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간연구소 연구원은 "불황에는 더욱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데 현재 은행권의 모습은 그 반대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전문성과 위기 해결능력을 갖춘 CEO를 영입하고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를 개선해 `사면초가' 격인 은행권의 위기를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ssah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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