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쇼크> 정부, 시장 대응보다 수출 中企 지원

입력 2013-04-23 10:00  

엔저 쇼크가 가시화되면서 정부 역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정부는 엔화 약세가 오래 지속되면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커질 것으로보고 있지만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하기보다 엔저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지원하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

한국 정부가 '환율전쟁'을 부추기는데 일조한다는 비판을 피하면서 수출 중소기업에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고 환변동보험을 활성화하는 것이 골자다.

◇"엔저 장기화 시 우리 경제 타격 불가피" 2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아직까지 엔저에 따른 수출 둔화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있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3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 증가했다. 품목별로 무선통신기기(23.6%), 액정디바이스(9.5%) 석유화학(9.3%), 자동차부품(6.1%), 반도체(4.9%) 등이 호조를 보였다.

단, 일본으로의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로 2월에 17.4% 줄어든데 이어 3월에도 18.0% 감소해 엔저 바람이 점차 거세지고 있음을 뒷받침했다.

정부는 수출 측면에서 환율의 영향이 과거보다 축소됐다고 보고 있다. 우리 제품의 브랜드와 품질 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 경제의 본격적인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 엔저가 지속되면 우리 경제도 영향권을 피해 갈 수는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현재 추이를 보면 1988~1990년의 엔저 상황과 유사하다는 게 정부의 시각이다.

1980년대 이후 엔화 약세와 원화 강세가 진행된 시기는 1988∼1990년과 2004∼2007년으로 두 차례 있었는데 두 시기 우리 경제에 미친 영향은 달랐다.

전자의 시기에는 엔화 약세에다 세계 경제의 성장세까지 둔화하면서 우리 경제성장률도 1988년 11.7%에서 1990년 9.3%로, 수출 증가율은 28.4%에서 4.2%로 나빠졌다.

이와 대조적으로 2004∼2007년에는 환율 여건이 악화됐음에도 세계 경제가 호조를 보인 덕분에 우리 경제는 견조한 흐름을 유지할 수 있었다.

현재 유로존의 위기가 다시 불거지고 미국의 연방정부지출 자동삭감(시퀘스터)등으로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더딘 가운데 엔저 장기화가 우려돼 1988∼1990년과 유사한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특히 일본과 경합도가 높은 자동차·기계 분야에서 수출 피해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직접 개입보다 수출中企 지원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데 대해 정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경제 펀더멘털 및 외환 수급에 따라 시장에서 결정된다는 정책 기조 하에 환율급변동 시 이를 완화하려는 노력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가급적 시장 개입을 자제하겠다는 의미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외환시장에 직접적인 개입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환율 전쟁'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명확히 했다.

그러면서 "수출경쟁력 상실을 외환시장 개입으로 해결하기보다는 오히려 수출경쟁력이 떨어진 기업을 어떻게 지원할까 (모색)하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통화당국의 양적완화도 현 상황에서는 검토 대상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원화는 엔화처럼기축통화가 아니다"고 언급하면서 양적완화가 외환위기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느냐는질문에 "부인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는 한국도 일본과 같은 양적완화에 나서기는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부의 전반적인 정책 방향성은 수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확대다.

정부는 이에 따라 신용·기술보증기금의 보증, 수출입은행의 대출 등 수출자금을 상반기에 60% 이상 집행하기로 했다. 수출 중소기업의 자금상황 악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다.

하반기에 지원 재원이 부족하면 기금운용계획을 변경해 재원을 확충하는 방안도검토하고 있다.

기관별로 새로운 지원책도 마련했다.

정책금융공사는 엔저 피해 중소·중견기업에 직접 대출해 주는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1천억원 규모로, 기존 대출보다 0.2% 포인트 금리를 우대해준다.

신·기보는 엔저 피해 중소기업을 위한 특례보증을 도입한다. 기존 보증에 대해선 1년간 전액 만기를 연장하고 신규 보증은 보증료 감면 폭 확대, 심사기간 단축등의 우대를 해준다.

기업은행[024110]은 수출기업에 최대 5억원까지 수입결제, 수출입 원자재 구입자금을 대출해 주는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번 G20 커뮤니케에서 최근 일본 양적완화 정책의 목적을 디플레이션 탈피와 내수회복으로 제한했고 환율을 경쟁력 강화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기로도 약속했다"고 강조, 이번 G20회의가 엔저를 용인했다는 일부 분석을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관계기관 합동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면서 환율·수출·산업계영향 등을 주시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수출 중기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speed@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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