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에 대우조선까지…'돈 되면 얼른 판다'>

입력 2013-06-09 06:01  

공적자금 조기 회수로 국정 과제 재원 조달

정부가 출범 석 달여 만에 우리금융지주에 이어 대우조선해양[042660] 지분 매각의 신호탄을 쏜 것은 정권 초기에 공적자금을 속도감 있게 회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길게는 10년 이상 끌어온 매각 작업을 정권 초기에 밀어붙이지 않으면 또다시추진동력이 떨어져 매각이 좌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가 선정한 140개 국정과제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막대한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것도 대우조선 매각에 나서는 이유 중 하나다.

다만 아직 경기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다 주식시장과 인수·합병(M&A) 시장 모두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정부가 '제값'을 받고 지분을 팔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정권 초기 줄 잇는 매각작업 "쇠뿔도 단김에 빼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가진 대우조선 지분 17.15%를 매각하기로 하고 매각 주관사 선정 작업을 시작했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지분도 함께 매각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대우조선은 조선업계에서 '알짜 매물'로 꼽힌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말기인 지난해 하반기에 산은과 당시 2대주주였던 자산관리공사(캠코)는 매각 전망을 부정적으로 봤다.

캠코는 지난해 7월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고에서 "현재 주가, 거시경제 상황, 잠재적 투자자 등 매각 환경이 불리해 현 시점에서는 매각 여건의 개선 추이를 봐야 한다"고 밝혔다.

대우조선 주가는 이달 7일 종가 기준 2만6천500원으로 지난해 7월 2일 2만6천450원과 별 차이가 없다.

전반적인 시장 상황도 냉랭하기는 마찬가지다.

다만 바뀐 것이 있다면 매각에 대한 정부의 의지다.

이런 정부의 의지는 우리금융[053000] 매각 작업에서도 볼 수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수차례 '배수의 진'을 치고 성공하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피력하고 있기때문이다.

우리금융 주가 역시 이달 7일 종가 기준 1만1천500원으로 지난해 7월 2일 1만2천250원보다 낮다.

당시 정권 말에 무리한 민영화 추진 논란 속에 정치권과 노조의 반대로 입찰에참여하지 않았던 KB금융[105560]이 이번에도 잠재 인수자로 꼽힌다.

역시 변한 것은 정부의 민영화 의지와, 일괄매각에서 분리매각으로 바뀐 매각방식이다.

이처럼 주가나 시장 상황이 크게 바뀌지 않았음에도 정부가 민영화를 서두르는것은 정권 초기에 공적자금을 효율적으로 회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기간 약속한 각종 복지공약 실행 재원 마련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현재 공약 이행을 위해 2013~2017년 135조원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게다가 들어오는 돈은 적은데 경기둔화에 대응해야 하다 보니 주머니에서 '나갈돈'은 많다.

결국 지하경제 양성화와 주가조작 적발, 대형국책사업의 과잉투자 점검은 물론조속한 공적자금 회수도 재원 마련의 방안으로 꼽히는 상황이다.

이명박 정부가 정권 후반기에 우리금융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의 민영화를추진하다 실패한 만큼 현 정부가 이 같은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는 우려 또한 '쇠뿔도 단김에 빼자'는 결심을 하게 되는 이유다.

◇냉랭한 시장…'제값' 받을까 정부의 의지만 강해졌을 뿐 시장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 등 당국은 올해 한국이 '상저하고'식 경기 반등에 성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각종 경제지표가 나아지더라도 투자자들이 이를 체감하고 시장이 활성화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민영화 작업이 그에 걸맞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의문이 생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정부는 우리금융 매각을 이명박 정부가 두 차례 추진했던 일괄매각 방식이 아닌 분리매각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일괄매각을 하면 일부 자회사가 주인을 못 찾을 우려를 없앨 수 있고 경영권 프리미엄도 받을 수 있어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금융이 시가총액 9조원의 '공룡 매물'이고 예금보험공사가 가진 지분이 56.97%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분리매각을 하는 쪽이 좀 더 쉽게 주인을 찾을수 있다.

빨리 팔고, 돈은 받을 수 있는 만큼 받겠다는 뜻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최근 우리금융 매각과 관련해 "프라이스(가격)보다는 스피드(속도)다"라고 말해 조속한 민영화에 방점을 찍고 있음을 시사했다.

대우조선 역시 '알짜 매물'이긴 하지만 건설과 조선·해운 업종이 상황이 좋지않다는 평가가 나온 지 이미 오래된 상황이어서 시장이 얼마나 큰 관심을 가질지 미지수다.

금융권 관계자는 "매각 방식이 확정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당국의 입장을 보면 큰 폭의 할인율을 제시하고 시간외 대량매매(블록세일)를 해서라도 지분을 조속히 팔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cindy@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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