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믿을 수 있나'…보험사 무더기 징계

입력 2013-07-02 18:47  

동부화재·한화손보·에르고다음·보험개발원 철퇴

보험업계가 부적절한 보험요율 산출로무더기 징계를 받았다.

보험요율은 고객의 보험료를 결정하는 중요한 잣대여서 보험료 신뢰성에 치명타를 줄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 '고객 빼앗기 혈안'…허술한 보험료 산정 체계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보험개발원에 대한 검사를 단행해 기초서류 확인 업무 미비와 보험요율 산출 관련 내부 절차 미준수로 해당 직원에 대한조치를 의뢰했다.

금감원이 보험개발원에 징계를 내린 것은 극히 드문 경우다. 보험사의 불투명한보험료 산정 체계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의미다.

보험개발원에 대한 이번 조치는 동부화재[005830]와 한화손해보험[000370], 에르고다음다이렉트 등 일부 손해보험사들에 대한 금감원의 검사 과정에서 보험요율책정에 심각한 문제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번 적발 건은 해당 보험사가 의도적 또는 통계 오류로 보험료율을 낮게 책정해 결과적으로 고객이 보험료를 적게 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보험사들이 이처럼 인위적으로 낮은 보험료를 적용했다가 손해가 발생하면 나중에 큰 폭으로 올려 '보험료 폭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일부 보험사가 허술한 검증 체계를 악용해 보험료율을 높게 잡았다면 고객이 보험료를 더 낼 수도 있다.

보험개발원은 보험사가 요청한 실손의료보험에 대한 보험요율의 적정성을 확인해야 하는데, 부적절하게 산출됐는데도 제대로 체크하지 않았다.

2008년 2월에는 동부화재가 매년 잘못된 기초통계자료를 사용함에 따라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가 매년 0.9~13.6% 낮게 산출됐으나 보험개발원은 이를 적발하지 못했다.

지난해 3월 한화손보가 연도별 손해진전계수(LDF)를 계산하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었다. 2009년에는 3개월간 통계자료만 있어 이를 연 단위로 환산하는 등 보정작업을 해야 했지만 이를 반영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손해율이 왜곡됐다. 그러나 보험개발원은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 동부화재는 기관주의에 과태료 5천만원, 직원 6명이 징계를 받았고한화손보는 과태료 1천만원에 직원 2명이 징계 조치됐다.

금감원은 "이들 보험사가 요청한 실손의료보험 보험요율이 부적절하게 산출됐는데도 보험개발원이 확인 업무를 소홀히 했다"고 밝혔다.

◇보험요율 공개 조작까지…'수수방관' 보험개발원 에르고다음다이렉트의 보험요율 조작은 의도적이었다.

에르고다음다이렉트는 지난해 5.8%의 보험료 인상 요인이 있었음에도 타사에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3.1% 인하했다.

지난해 에르고다음다이렉트가 제출한 개인용 및 업무용 자동차보험의 기본보험요율이 손해조사비 누락, 산출된 추세율 임의 적용 등 허점이 많았는데도 보험개발원은 '적정하다'는 결론을 냈다.

결국 이 문제로 에르고다음다이렉트는 기관경고에 과태료 5천만원, 임원 문책경고, 직원 4명 징계라는 보기 드문 중징계를 받았다.

보험개발원은 보험요율 산출과 관련된 내부 절차마저 지키지 않았다.

2012회계연도에 갱신되는 실손의료보험에 적용되는 '의료비 상승률' 기초 통계를 보험사 경험 통계로 변경해 산출했음에도 이런 사실을 보험사에 알리지 않았다.

산출 과정의 정확성을 확인하기 위한 상품수리분과위원회 심의 절차마저 거치지 않아 기본 업무마저 등한시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처럼 보험개발원의 주먹구구식 운영 형태가 밝혀짐에 따라 보험개발원을 보험정보원으로 확대 개편하려던 정부도 난감해졌다.

보험요율 산출이라는 기본 업무마저 금감원에 지적을 받는 판국에 보험 고객의모든 정보를 관리하는 '보험판 빅브러더'를 보험개발원에 맡기기에는 위험성이 너무크다는 지적 때문이다.

정부는 당초 보험정보원을 만들어 생명보험, 손해보험, 공제사업의 실손보험 정보를 모아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정보 유출 위험성과 보험업계의 거센반발로 하반기로 논의를 미룬 상태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요율 산출을 잘못한 보험사 책임도 크지만 보험요율 검증이 업무인 보험개발원이 이를 적발하지 못했다는 것은 보험료 책정의 신뢰성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president21@yna.co.kr cindy@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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