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정보유출 파문' SC·씨티銀 특검한다

입력 2013-12-22 06:00  

외국계은행 내부통제 엉망…고배당 강력 제동

금융당국이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 파문을 일으킨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과 한국씨티은행에 대해 내년 초에 특별 검사를 실시할 전망이다.

외국계 은행에 대해 동시 특검이 이뤄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특검으로 경영진 등 임직원의 대규모 징계가 이뤄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이들 외국계은행의 고배당 관행에 대해서도 강력히 제동을 걸기로해 내년에는 외국 본점으로 거액의 배당금 송금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한국SC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이 각각 10만여건과 3만여건의 고객 정보 유출로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킴에 따라 내년 상반기 특별 검사에 돌입해 내부통제 상황을 전면적으로 살펴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은행이 최근 몇 년간 대규모 점포 및 인력 감축을 하면서 대출모집인에 의존하는 경향이 커졌다고 판단, 대출 모집인 관리 실태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경영진의 내부 통제 미흡 여부도 중점 검사 대상이다.

앞서 금감원은 고객 정보 유출과 관련해 검찰에서 관련 내용을 전달받은 뒤 이들 은행에 이번 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자체 점검을 벌여 보고하라고 한 바 있다.

그러나 은행 사상 최대 규모의 정보 유출인데다 사회적 파장이 너무 크다는 점을 고려해 특별 검사에 들어가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은행에서 유출된 고객정보에는 이름, 휴대전화번호, 직장명, 대출액, 대출이율까지 들어 있어 각종 금융사기나 악성 범죄에 이용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한국SC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의 정보유출 사고가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들 은행의 자체 점검으로는 부족하다고판단해 내년에 특별 검사를 통해 문제점을 전면 해부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밝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들 은행에 대한 특검 시행 여부는 현재로는 확인해 줄 수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11일 한국씨티은행 대출담당 차장 박모씨, 한국SC은행 IT센터 외주업체 직원 이모씨, 대출모집인 10여명을 구속기소했다.

한국씨티은행 박모씨는 지난 4월 지점 사무실에서 회사 전산망에 저장된 대출자3만4천명의 정보를 A4 용지 1천100여장에 출력, 대출모집인 박 씨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국SC은행 외주업체 직원 이모씨는 2011년 11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대학선배인 대출모집인의 부탁을 받고 본점 사무실에서 은행 전산망에 저장된 고객 10만4천여명의 정보를 이동저장장치(USB)에 복사해 준 혐의다. 다른 대출모집인들은 한국SC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의 고객정보를 이용해 불법으로 '통대환대출' 등을 해주고 대출신청인들로부터 3억원 상당의 이자를 받아 챙겼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의 본질을 외국계은행의 '지나친 몸집 줄이기' 부작용으로보고 있다.

씨티은행은 한국 내 영업 부진을 이유로 최근 지점 10% 정도를 폐쇄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서 국내 지점 수가 지난해 말 218개에서 196개로 줄었다.

SC은행은 지난 2011년에 800여명의 대규모 명예퇴직을 한 데 이어 올해도 대규모 명예퇴직을 추진 중이다.

이들 은행은 경영효율화를 위한 차원이라고 주장하지만, 조직 축소로 인해 대출영업이 어려워짐에 따라 대출모집인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국민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이 대출모집인을 줄이거나 없애는 것과는 정반대 모습이다.

더구나 한국SC은행과 한국씨은행은 대출모집인 통제도 허술해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이 예견된 사고였다는 게 금융권의 평가다.

이처럼 내부 통제가 엉망인데다 올해 영업 실적도 좋지 않은 한국SC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이 무리한 배당을 추진할 경우 금융당국은 강력히 제동을 걸기로 했다.

한국SC은행은 지난해 1천200억원, 씨티은행은 624억원을 외국 본사에 배당금 명목으로 보냈다. 올해도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으나 예년 수준의 배당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은행의 올해 3분기까지 순익은 1천200억~1천4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외국계은행이 올해에도 고배당을 시도하는 것은 용납할 수없다"면서 "대규모 정보유출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데다 구조조정으로 인력까지 줄이는 금융사가 거액의 배당금을 외국 본사에 보내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한국SC은행과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올해 배당 관련해선 아직 논의가 없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taejong75@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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